버자이너 모놀로그
이브 엔슬러 지음, 류숙렬 옮김 / 북하우스 / 2001년 4월
절판


그래서 난 깨닫게 되었어요. 신음소리는 원하는 것을 당장에 얻지 못하고 참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말이죠. 놀랐을 때 터져나오는 신음소리가 가장 진실하다는 것도. 신음소리는 그렇게 당신 속에 숨겨져 있는 신비스러운 곳으로부터 터져나오며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로 말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신음소리가 사실상 그 언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지요.-124쪽

처음에는 나를 거기 계속 잡아두게 만드는 약간의 떨림이 있었지. 그리고 그 떨림은 지진으로, 수천 수만 개로 갈라지는 겹겹의 폭발로 이어졌어. 그 지진은 빛과 침무으로 이루어진 시원의 공간으로 나를 안내했어. 음악과 무지개 빛깔과 순수와 열망으로 가득찬 새로운 세상을 나에게 열어주었지.-81쪽

거기 털이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거라고. 그것은 마치 꽃잎 주변에 이파리들이 있는 거나 집 주변에 잔디밭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야. 만일 보지를 사랑하려면 거기에 있는 털도 같이 사랑해야 돼.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부분만 골라서 사랑할 수가 없는 거지.-39쪽

보지에 대한 나의 이해가, 내 손녀딸 콜레트가 태어나기 전에는 경이로운 무엇이었다면,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를 본 이후에는 숭배로 바뀌었습니다.-138쪽

나 거기 서 있었네.
그녀를 바라보며,
태고의 동굴 그녀의 보지는 갑자기 커다랗고 둥근,
맥박치는 붉은 심장이 되었네.

심장은 희생할 수도 있다네.
여자의 보지도 그렇다네.
심장은 용서할 수도 재생할 수도 있다네.
심장은 모양을 바꾸어
우리를 안에 집어넣을 수도 있다네.
자신을 확장시켜 우리를 밖으로 내놓을 수도 있다네.

우리를 대신해 고통을 느낄 수도,
우리를 대신해 확장할 수도,
우리를 대신해 죽을 수도 있다네.-143쪽

나는 어린 소녀들이 공책에 하트를 그리고, 심지어 그들의 하트에 '나'(I)라고 써 놓는 것을 보고 '아이들마저 이 원시적인 모양이 자신들의 몸을 닮았기 때문에 자석처럼 끌리는 것일까?' 하고 생각했다.-19쪽

말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고 기억하지도 못합니다. 우리가 말하지 않으면 그것은 비밀이 됩니다. 비밀은 부끄러운 것이 되고 두려움과 잘못된 신화가 되기 쉽습니다. 나는 언젠가 그것이 부끄럽지도 않고 또 죄의식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때가 오기를 바라기 때문에 입 밖에 내어 말하기로 했습니다.-22쪽

그러나 당신이 그 말을 수백 번 혹은 수천 번 말한 다음에는 오히려 그것은 당신의 말이고 당신의 몸의 한 부분일 뿐만 아니라 그것도 당신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입니다. 당신은 갑자기 깨달을 것입니다. 당신이 그전에 느꼈던 당황이나 수치심 같은 것은 당신의 욕망을 잠재우고 당신의 야망을 지우기 위한 억압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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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1-30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괜찮은 책입니다. 저도 읽어 봤는데 은은한 향기를 뿜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튼 잘 읽으시고 좋은 리뷰 부탁드립니다. 밑줄 긋기에 있는 글을 또 읽으니 새롭네요.

행복희망꿈 2006-12-01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번 읽어 보고 싶네요.

프레이야 2006-12-0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리뷰를 쓰자면 뭔가 고백을 하게 될 것 같은 책입니다. 아직은 용기가 없는 전 두려워지는 책이지만 그 두려움을 당당히 털고일어서야한다고 말하고 있지요. 그리고 향기로운 책이구요. 출산에 대한 이야기가 감동입니다.

행복희망꿈님/ 권하고 싶어요 ^^

푸하 2006-12-13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읽고 싶어지는 책이네요. 그리고 저도 쓰고 싶은 내용을 못 쓰는 경우가 많아요. 용기가 필요하니까요. 잠시 옆길로 돌아가는 방법으로 '무명'(말하자면 네이버 익명댓글의 형식으로)으로 손 가는대로 쓰고 싶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