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가제 시행 전, 사고 싶었던 책들을 많이 사게 되었다.
아이들 어렸을 때 읽었던 책들, 책장에서 빼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잔뜩 빼서 박스 처리해서 어린 조카들 있는 곳으로 나누어 전달하기로 했다.
90% 이하로 세일을 하는 책들도 있어서,
서평을 대충 살펴보고 책을 이것저것 주섬주섬 주워 담았다.
평소 사지 못했던 마음에 담아 두었던 책들도 여러 개를 사게 되었다.
학교 도서관에도 도서 구입비가 조금 남아서 이번 기회에 구입을 하려 하다가 맘을 접었다.
책을 구매할 예산이 뜻하지 않게 많이 내려오게 되어, 남은 예산은 다른 곳으로 돌리자 하셨기 때문이다.
대충 주워 담았던 책들은 기대 이하인 책들이 여러 권 있어서 조금 맘이 씁쓸했지만,
언제 읽을 지도 모르는 묵직한 책들은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게 해 준다.
도서 업무를 맡게 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멀리하게 되었다.
토, 일요일에도 컴퓨터에 머리박고 일 하게 된 날도 여러 날이 되었다.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해서인지 남보다 일 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우리 부서에 많은 예산이 내려와서 앞으로 또 그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머리 뜯을 날이 여러 날이 될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그 많은 돈으로 도서관 리모델링을 하면 딱 좋겠는데(이건 내 능력에는 분명 힘든 일이지만...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일이기도 해서 보람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시설 투자 쪽으로 들어가면 또 일이 많이 복잡해진다 하여서 마음에 맞는 도서관의 그림을 그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예쁜 소파, 도서관 사물함, 좋은 탁자, 의자, 서가 등을 갖출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도서관 일을 하면서 도서관에 읽고 싶은 책들을 마음껏 사서 채울 수 있다는 사실이 신 나는데 그 책을 읽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속상하다.
이제 곧 도서관에 새 책이 들어올 건데...
아이들과 재미있는 이벤트를 해 보면 참 좋겠는데,
힘이 딸린다.
그래도 고민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