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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녀가 죽었다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6
나시키 가호 지음, 김미란 옮김 / 비룡소 / 2006년 5월
평점 :
희망이가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잔뜩 빌려왔다. 엄마와 동생의 이름을 빌어 많이 빌려왔다며 좋아하는 여러 권의 책 중 한 권이다.
아주 잔잔하고 서정적인 내용이다.
영화도 나와 있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는 일본에서 오랜 시간 사랑을 받고 있다 한다.
서쪽 마녀는 아이의 외할머니.
영국인인 외할머니는 일본인 외할아버지와 결혼하셔서 엄마를 낳으셨고, 혼혈아로서 엄마는 힘든 학교 생활을 하셨으리라.
그래서인지 엄마는 어느 날 등교 거부를 하는 마이에게 그 이유를 묻지 않고 할머니 집으로 데려다 주며 쉴 수 있도록 배려 해 주신다.
바쁜 엄마는 아이의 섬세한 감정을 보살피지 못한 자신에 대해 아이가 없는 동안 많은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해 보시고, 보다 더 나은 환경을 아이에게 주기 위한 고민을 하는데...
할머니는 집안에 흐르는 예지력에 대해 이야기 하며 마이에게 마녀수업을 시작하시는데... 나약한 아이가 스스로의 주인이 되면서 자신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그 길을 열어주시는 것.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 아니라 영혼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으셨던 할머니는 할머니의 죽음에 마지막 인사를 하러 다시 온 손녀에게 그 흔적을 남겨 두신다.
서쪽 마녀로부터 동쪽 마녀에게.
할머니의 영혼 탈출 대성공.
할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은 아이들에게는 참으로 멋진 선물이다. 엄마와는 다른 빛깔을 띤 할머니의 사랑을 그 분이 곁에 계실 때는 느끼지 못하다가 그 분이 멀리 가신 날, 문득문득 느끼게 됨을, 그 기억이 얼마나 아이의 맘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 알게 되는 날, 할머니는 아이의 마음 속에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내 할머니가 그랬듯이, 내 아이의 할머니도 그렇게 아이의 마음 속에 살아 계시다는 사실은 아이에게 서쪽 마녀의 죽음이 또 다른 세계의 존재를 믿게 해 줄 것이다.
마이의 마녀 수업을 함께 해 보면 근사하게 자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