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1 - 현경 순례기 1
정현경 지음 / 열림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가슴 속에서 억눌린 무엇인가가 '꽝'하고 화산처럼 폭발하(했)는데...
그 힘이 지구를 우주 너머로 날려버릴 만큼 힘이 세다.

그는 수 없이 쌓고 쌓아 온 이야기를 오늘 하룻밤에 다하려는지...내가 듣고 있는지
없는지 생각도 않고 주저리주저리 늘어 놓는데... 간간히 그의
답답한 심정이 심히 공감이 가면서, 나 보다 영특한 머리를 가졌으면ㅅㅓ
좀 더 낮추어 높이는 모습이 아닌 '난 좀 잘났어'라고 아주 솔직 담백하게
말해 오는게 배 아프다.

왜냐하면 난 머리가 너무 안 좋기에,
배 아프다. 솔직히. 힘들게 힘들게 내 자리를 찾아가기에,


하지만 그와 내가 같은 것 하나는 자유로운 상상과
사람의 마음은 근본적으로 선(善)하다고
믿는 점이다.

2009, 01, 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입산
재연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의 나뭇잎처럼 바람 속에 날고,

강물위를 떠다니고ㅡ

그렇게 흐르다, 나무 아랫 둥지에 내려앉아 다시 나무가 되는 잎새처럼, 그런 글귀.

 

더하고 덜함이 없이,

지나친 가벼움과 진중한 지식 사이에서

줄 달리기를 하다, 어느 순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하고 놓아버리고서는 이겼다 졌다는 말도 없이

해 맑게 웃는 어린아이의 얼굴처럼, 그런 글귀가

나는 참 좋다.

 

이런저런 자질 구레하고 일상의 이야기가 좋고,
견성을 위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발걸음이 좋고,
내 안의 부처님을 대면나는 명상이 좋다.

처음에는 지허스님의 선방일기에 겹쳐져 읽기가 힘들었는데...
스님의 글은 스님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하지만 나와 반대로 순서를 바꾸어 읽어도 좋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개개인의 자율적  의지, 세상을 내안에서 바라보는 ...

 

세속을 떠나 속세에 머무르는데, 편지의 내용은 세속의 큰 요동이 들려온다. 농사를 짓으며 느끼는 것을 포함하여, 일개 연애 편지 같은 것을 주워 들었으니, 옳다 그르다의 순서가 아니나 그 또한 이 모든 부끄러움을 감내하고 활자화했으니, 내 생각을 몇 자 덧붙여 보면 그는 너무 비판적이다. 한 손으로 새끼를 꼬우려한다.

 

내 자만심이 궁극에 달해, 참된 인간의 나를 찾으려 나름대로 애쓴다 말하며 이 책을 오래도록 덮어두려 한다.

 

부족하여 사족을 한다면, 그의 사고는 노신에 깊이 취해 있으며, 스스로 깨닭아 세상을 비판적 참여를 하길 바라는 한 사람으로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 '온 더 로드'의 박준, 길 위의 또 다른 여행자를 만나다
박준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한달이 너머 가는 듯 하다. 가뭄에 콩나듯이 나는 찔끔찔끔, 몇 번이고 읽었다 내려놓고 시간을 내어 다시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한다. 하지만 그 느낌 만큼은 새롭고, 전율은 사그라질 줄 모른다. 그리고 그네들의 삶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행복해 보인다.
  

배낭여행을 하며 무수한 사람을 만나고 스치고 지나가는데, 그 잠시 잠시 동안의 만남으로, 사람을 간혹 단정짓는 어리석음을 범할 경우가 있는데, 낯선 거리에서 다가온 이 당혹감은 쉬이 진정되지 않고 부풀어지게 마련이다. 난 고마운 이의 도움을 더욱 고맙게 생각하면서도 당혹스런 일이 벌어지면 뒤돌아보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나곤 한다. 

책을 읽으면서, 그네들은 들려준다. 캄보디아 사람들이 천사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좀 더 교육을 받으면 서로에 대한 배려를 갖게 되고, 나누는 것도 안다는 것을. 그리고 그네들은 말한다. 대한민국이라는 관계가 그를 억압하는 사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조금은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지만 웃음이 아주 흔한 이 동네가 좋다고 한다.
 

그네들은 처음에 그에게 주는 당혹감을 애써 외면하지 안혹, '화'를 부풀어올린다. 그리고 그 '화'를 진정시키고, 오래도록 그네들 곁에 머무른다. 

한 달 째 붙잡고 있지만, 읽을 때 마다 각기 다른 그네들이 한결같은 미소로 행복하다고 들려준다.

난 책을 읽으며 다시 꿈을 꾼다. 낯선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좀 더 많은 손을 내밀고, 오래도록 그네들의 이야기를 듣는 꿈. 낯선 나라에 사는 그이들은 현재 진행형이다. 누군가 이렇게 묻을 지도 모른다. 지금 행복하지 않는데, 시간이 지난다고 행복할까. 그이들은 아주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고,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꾸며가는 이들이다. 계단을 오르거나 성을 쌓는 일은 하루 하루의 일상 속에서 잉루어지지 결코 한 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쩜 내일, 내일하며 미루다 여원히 그 시간을 마주하지 않을지 모른다면, 그이들은 진정 자기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이들이다.

감사합니다. 내게 다른 사람의 모습과 나눔, 행복을 들려주셔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방일기
지허 스님 지음 / 여시아문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차분하다, 모든것을 내려놓은 듯 하면서 견성을 쫓기 위해 몸부림 치는 스님은 해탈할 듯 하면서 스스로 '견성'을 이루지 못하여 고뇌하니, 죽비소리가 깨달음으로 이르는 지름길로 삼고, 선방에 머무르는 이들을 '화두'로 삼는다. 

겨울밤, 군불을 때는 아궁이 앞에 고구마 몇 개를 넣고서는 쪼그리고 앉아 기다렸다가, 고구마가 탈까봐 얼릉 꺼내 손을 호호 불며 안방으로 들어가, 이미 가져온 김치 한 줄을 올린다. 신문지에는 검정이 내려 앉고 손톱 마디마디는 새까맣게 익어가는지도 모른 체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는다.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고, 지허스님의 이야기를 듣는다. 스님은 할머니의 이야기처럼 차분하게, 차분하게 들려주신다.

십리를 달려왔다느 어느 노장 스님, '스님들 스님들, 저 시래기 좀 붙잡아 주고가오, 늙은이가 시래기를 놓쳐 십 리를 쫓아오는 길이라오' 시래기를 쫓아 십리를 달려오는 우직함과 그 하나 조차 버리지 못하는 마음 씀씀이가 하늘처럼 높아 보이는데, 미리 짐작하고 선을 긋는 납자의 발걸음에서 내가 보여 한 없이 부끄러워진다.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은 영원하다' '영원성을 불신함은 중생의 고집 때문이요, 영원성을 확신함은 불타의 열반 때문이다'라는 화두를 견성하지 못한 우매한 나는 몇 번이고 되내인다.

선객의 바랑, 끝내 견성하지 않으면서 절간에서 머무른다면, 생의 모독자라는 자기 검열은 준엄하다. 그저 무위도식하는 듯 하면서 잡히지 않는 견성을 위해, 몸 받치며 자아를 찾는 스님의 모습은 준열하다. 그리고 두 동자승의 장난은 내 유년시절의 소꿉장난이며, 스님들의 뒷방 이야기는 스님도 사람이구나하는 마음을 심어주면서 한편으로는 스님이면, 나 보다 좀 더 높은 경지에 이르러 자세 또한 그러했으면 하는 바람과 억지를 품어본다.

나는 들었다. 스님은 어느 절 주지를 지내시고, 이제는 조그마한 선방에서 차(茶)를 키우신다고, 어쩜 내가 스님의 글을 찾게 된 것도 그 이야기를 듣고 부터이다. 예순을 넘는 노장 스님과 지천명에 이른 납자가 한 방에 앉아 세 시간 동안 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여기에는 속세의 먼지가 들지 못하고, 선계의 바람 만이 머무를 뿐이다. 그리고 납자-내게는 높은 선생님-가 스님을 뵈온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차잎이 날 때 쯤에 선생님을 졸라 스님을 뵈러갔다오면 참 좋겠다. 오늘 일은 책에서와 선생님이 본 스님의 모습이 한결같이 느껴짐은 한점 흐트러짐이 없는 정신과 마음 때문이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