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손가락>
읽고 나서도 얼떨떨했다. 뭘 말하고 싶은거지? 차에 갇힌 여자가 빠져나오려하고, 어떤 여자가 돕는데… 그 여자의 정체는?
내가 보고 듣는 걸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걸 말하는 듯 싶긴 했다.
세상은 불공평하지. 비극적인 감정에 매몰되면 주변의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몸하다>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가뜩이나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 산부인과 의사의 말에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지. 난 그런 경험이 없지만 이건 그냥 느낌으로 다 알 수 있었다. 임신이라는 상황에 부딪치고, 그것도 처음 임신이라면 누구라도 허둥대는 건 당연할 것 같은데. 주인공의 심정이 되어 너무 억울했다.
기껏 아이의 아빠를 구한다는 방법이 신문에 내는 거라니… 요즘 세상에 정보는 순식간인데…
마지막 장면은 처참했다. 많은 여성들이 비슷한 경험을 할 것 같아서…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얼마 전 읽었던 여성괴물에 나온 여성의 자궁에 대해 이야기한 -브루드-를 떠올렸다.

산다는 거, 정말 불공평하지 않아요? 똑같이 태어났는데,
누구는 남의 남자 채 가서 결혼도 하고, 누구는 단물만 빨다 껌 뱉듯이 버려지고….‘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가느다란 목소리가 다시 말을이었다.
"재미있지 않아요? 똑같이 차 사고를 당해도, 누구는 끈질기게 살고, 누구는 그 자리에서 그냥 죽고……"
"당신, 누구예요?"
그녀가 물었다. 목소리가 떨리는 것은 이제 억누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가느다란 목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억울할 것 같지 않아요? 살아 있을 때도 혼자였는데, 죽어버리고 나서도 계속 혼자면.…."
"여기, 어디예요? 난 어떻게 된 거예요?"
그녀는 계속 소리쳤다. 가느다란 목소리가 왼쪽에서 가느다랗게 킥킥 웃었다.
"사람이라는 거, 진짜 재미있어요. 안 그래요? 자기가 불안하다고, 제대로 보지도 못했으면서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그대로 믿고…."
"당신, 뭐예요?" - P78

"엄마가 되겠다는 분이 자기 아이에 대해서 그렇게 책임감이 없어서 어쩌겠다는 거예요? 생각해 보세요, 지금 배 속에서 생명이 자라고 있어요. 한 인간이 만들어지고 있단 말이에요.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고요. 그런데 태아가 발육하는 단계에서 벌써 이렇게 나 몰라라 하시면 나중에 낳아서는 어떻게 하려고 그러세요?" - P95

자칭 ‘로미오‘는 그녀가 호출에 응하지 않자 직접 전화하기시작했다. 매일같이 전화하여 갖가지 문학 작품에서 남자가여자에게 구애하는 장면만 골라 읽으며 꼭 한 번 만나줄 것을간청했다. 꼬마들의 장난 전화도 자주 걸려왔고 자신의 오빠나 남동생, 아버지, 아들, 심지어 남편을 소개해 주겠다는 여자들도 있었다. 협박성 전화도 있었다. - P100

‘아기‘는 계속 꿈틀거리다 갑자기 부르르 떨었다. 검붉은덩어리는 아주 잠깐, 핏빛 보석처럼 더없이 투명하고 영롱하게 빛났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아기‘는 혈액으로 와해되어버렸다.
그녀는 팔과 가슴이 피에 흠뻑 젖은채, 여전히 아기를 안은 모양대로 한쪽 팔을 둥글게 구부려 치켜들고, 피투성이가된 가운 앞섶과 분만대 가장자리에 고인 피 웅덩이를 멍하니내려다보았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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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는 피할 수 없는 기후 위기가 된 것 같다.
이틀 연속 폭우로 퇴근길은 최악이었다.
월요일 퇴근 때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미친 듯이 쏟아졌다.
일부러 검은색 바지를 입기는 했으나 소용 없었다. 온 몸이 다 젖은 채로 버스에 탔다.
올 여름 들어 벌써 두 번째 이런 사태였다.
어제는 비가 많이 올 것 같아서 불편하지만 샌들을 신었고 평소 입지도 않는 치마를 꺼내 입었다.
하지만 퇴근에 때맞춰 미친 듯이 쏟아붓는 비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게다가 차가 막혀서 퇴근 버스가 원래 오기로 한 시간보다 50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비를 맞고 에어컨 냉기를 쐬니 춥기도 했는데 어찌저찌 집에 도착했다.
온 몸이 두드려맞듯 욱신거렸다. 백팩 안에 책이 혹시라도 젖을까봐 사수하느라 팔에 힘을 잔뜩 주고 1시간 가까이 서 있었던 탓이었던 것 같다.
보도 뉴스에는 온통 흙탕물과 물바다가 된 도심의 모습이었다.
이 정도면 기후 위기가 재난 수준이 된 것 같다.
1년에 내려야 할 비 양의 1/3 정도가 내렸다고 하니 말 다했다.
부디 이번주 더는 큰 비가 내리지 않으면 좋겠다.


#2

힘이 빠져 저녁은 대충 먹고 <저주토끼>를 읽기 시작했다.
괜히 읽었나 생각했다. 머릿속에 장면들을 떠올리면 불쾌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이야기였다. -머리- 같은 경우^^;
좀 작위적인 설정들도 보이기는 했지만 저주토끼 단편은 두둔할 만한 메시지도 있었다. 계급과 자본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정직이라는 단어는 사회에 통하지 않고 사기가 더 잘 통하는 세상이었다.


오늘 출근해서는 두 개의 단편을 더 읽었다.



- 추가


#3


고민하다가 <하얼빈>을 주문했다. 안중근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책이라 사야겠다고 결심을 굳힌 것이다.


정희진 글쓰기 시리즈는 1~3번째 1권 초반만 읽고 방치한 상태인데  5번째 책을 샀다. 좀 더 잘 읽힌다는 이야기를 듣고^^;

1권을 읽다 만 것은 방치라기보다는 한 편의 글을 읽고 나면 관련 작품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내려둔 것이다. 



8월의 커피를 포함시켰고~ 난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지라 고소한 맛으로 샀다.




<헤어질 결심> 각본이 열풍인 와중에 나는 <동주> 각본집을 보자마자 설레서 결국 주문에 포함시켰다.

당시 좋아서 몇 번이나 반복해서 봤던 영화였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관에서는 한 번만 봤지만 이후 개인적으로 몇 번 더 보았던 기억이 난다.

두 배우의 연기도 참 좋았고... 보고 있으면 윤동주와 송몽규의 삶이 아스라히 내 마음에 와 닿았었다. 

이 영화야말로 큰 화면으로 봐야 더 좋은 영화이다.

밤하늘의 별. 암흑 속에서 빛을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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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10 09: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폭우때문에 다들 비피해 입으신건 없는지 걱정이네요. 퇴근길이 정말 힘들었겠습니다. 저러고 집에 오면 정말 기진맥진이잖아요. 에휴....
여기 남쪽은 또 비 구경 하기 힘드네요. 아직 가뭄 해소도 제대로 안된지라 그는 또 그대로 걱정입니다.
저주토끼 처음에 좀 찜찜했는데, 특히 말씀하신 머리요. 근데 뒤로 갈수록 저는 좋아졌습니다. 부디 화가님도 좋아지시기를요. 뭐 아니어도 좋구요. 세상에 취향에ㅠ맞고도 좋은 책들은 널려있으니 말입니다. ㅎㅎ

거리의화가 2022-08-10 10:04   좋아요 3 | URL
저주토끼는 어차피 대출한 책이라 저도 가볍게 생각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여러 단편이 실려 있어서 그 중 마음에 드는 단편 하나 건지면 되겠다 생각하고 읽고 있어요^^;

비 구름떼가 충청 이남으로 내려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가뭄은 해갈되어야겠지만 비가 단시간 내에 마구 쏟아지는지라 그럴까봐 또 걱정이네요~ㅠㅠ 한쪽은 폭염과 가뭄, 다른 한쪽은 폭우 이래 저래 기후위기가 맞나봅니다.

프레이야 2022-08-10 13: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뉴스에 알게 된, 폭우로 숨진 반지하방 가족 생각했습니다.
남쪽은 폭염이라 실감이 나지 않고 뉴스만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고 있어요. 동주 각본집 사셨군요. 그 영화 저도 무척 좋아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8-10 13:13   좋아요 2 | URL
재난과 위기는 어려운 이들에게 더 가혹한 상황이 되니 마음이 아픕니다. 자본과 계급이라는 단어가 여기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씁쓸하고요.
동주 영화 좋죠. <하얼빈> 출고일이 좀 늦어져서 주말에나 받게 되겠지만 영화의 대사들이 제 가슴을 치고 들어올 것을 생각하니 설레입니다^^

mini74 2022-08-10 16: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화가님 몸은 좀 괜찮으세요.ㅠㅠ 동주. 저도 정말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저 어리고 고운 청년들이 왜. 라며 훌쩍이게 되는 영화네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2-08-10 16:53   좋아요 1 | URL
어제 퇴근 무렵 많이 추웠는데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잤더니 그나마 괜찮습니다. 안 그래도 코로나가 사무실에도 들이닥쳐서 다시 조심해야 하는;;;
동주 보면 매번 뭉클해요~ 각본을 소장할 수 있어 좋습니다^^*

레삭매냐 2022-08-10 2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얼빈 읽고는 싶으나 왠지
제 돈 주고 사서 읽기에는 -

그리하야 아마도 가을이나 겨울
쯤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거리의화가 2022-08-10 21:12   좋아요 2 | URL
저도 고민고민하다가 주문했어요~ 별로일수도 있을텐데 일단 이야기의 구성이나 문장력에 중점을 두고 읽어보려고 합니다.
날씨 서늘할 때 읽으면 더 좋을 듯도 싶네요. 레삭매냐님의 후일 감상도 기대해보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08-10 2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애정하는 김훈작가의 하얼빈 기대됩니다^^
이문열의 불멸과 어떤 차별을 두고 썼을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저주토끼는 별 기대없이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빨려들어 단숨에 읽어 버렸어요.
기시감이 느껴지면서도 색다른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아직 동주, 영화 보지 못했는데 봐야 하는데도 맘이 아플까봐 보지 못하고 있어요^^

거리의화가 2022-08-11 08:57   좋아요 2 | URL
김훈 작가님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데 저는 사실 아직 깊게 빠져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필생 사업이라고 작가가 이야기한 안중근에 대한 것인 만큼 더 좋을 거라고 기대중입니다.
저주토끼 읽으면 읽을수록 다양한 주제와 묘한 분위기에 끌려 흡입력 있게 읽고 있습니다. 단편이라 주중에 읽기에도 좋네요ㅎㅎ
동주 영화로는 보지 못하셨군요. 한 번쯤은 꼭 보셔요. 큰 스크린으로 보면 더 좋은데~^^ 맘은 아프지만 참 잘 그려낸 수작입니다.

희선 2022-08-11 0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가 많이 와서 힘드셨겠네요 물바다가 된 곳 보니 무섭기도 했습니다 그런 일 한번 겪기는 했는데... 그 뒤부터 여름 오고 비 온다고 하면 걱정합니다 기후변화가 심하네요 위기가 맞네요 지금부터라도 좀 나아지게 해야 할 텐데... 다음주에도 온다고 하던데 그때는 그렇게 많이 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언제나 영화보다 책으로 만나는군요 《동주》도 책으로 봤습니다 몇해 전에...


희선

거리의화가 2022-08-11 08:59   좋아요 1 | URL
안 그래도 물을 무서워하는데 이번 비는 진짜 너무 무섭게 내려서 공포 수준이었습니다. 이제는 한반도도 기후 위기를 벗어날 수 없는 곳이 된 것 같습니다.

영화와 책은 느낌이 다르긴 하지만 이건 각본집이니까 영화를 보는 것처럼 볼 수 있는 맛이 있을 것 같아요. 희선님 고맙습니다.

새파랑 2022-08-11 1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거기도 폭우때문에 난리였군요 ㅜㅜ 그래도 출근해서 단편 읽고 좋은시간을 보내셨군요~!!
저도 하얼빈 읽고 싶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8-11 13:06   좋아요 2 | URL
수도권 전체적으로 난리였죠ㅠㅠ 이곳 다시 비가 옵니다. 이젠 비가 무섭고 지겹네요ㅜㅜ 주중에는 단편을 읽을까봐요. <저주토끼>는 기괴한 이야기와 묘사가 있어서 오싹해하며 읽었습니다ㅎㅎㅎ
<하얼빈> 새파랑님도 재미나게 읽으실 것 같아요.

2022-08-11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12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저주토끼]

토끼 모양을 한 전등이 저주토끼다. 저주의 방법을 보면서 예전에 드라마 장희빈에서 장희빈이 중전을 저주하며 사람 모양을 한 인형에 저주를 걸어 비는 장면이 떠올랐다. 사람에게 그렇게 앙심을 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할아버지의 방법은 잘못되었으나 할아버지 친구는 억울할 만했다. 이 사회는 약삭빠르고 남의 등을 쳐먹는 사기꾼들은 잘만 살아남는데 반대로 어리숙하거나 순진하거나 열심히 사는 이들은 바보되기 십상 아닌가. 생각해보면 너무 분하고 억울하다.


[머리]
내가 버린 머리카락, 배설물, 생리대, 오물 등이 머리가 되어 변기에서 나와 나를 “어머니”라고 부른다면?
그 모습을 상상하니 오싹하긴 했는데 내가 사용하는 것들에 과한 것이 없나 생각해보게 됐다. 낭비에 대한 것들. 배설물도 먹는 대로 나오는 것이다. 먹는 양이 적으면 배설물도 적어지지 않을까. 환경으로 연결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나에게서 나온 피조물이 나를 공격해서 나를 밀어낸다는 마지막 결말은 충격적이기는 했다. 이는 이렇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만들어낸 산물이 결국 나의 몸에서 나오는 것이니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결코 내 몸에서 나오는 어떤 것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

할아버지의 친구는 더 좋은 기술을 개발해서 더 맛있고 몸에 좋은 술을 만드는 데만 신경을 썼다. 정부 인사와의 친분, 인맥, 접대, 필요에 따라서는 뇌물이나 뒷거래가 제품과 기술보다 중요한 시대라는 사실을 할아버지의 친구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변해버린 술 시장을 넘보는 더 큰 회사가 있었다. 인맥과 연줄에 강하고 접대에 능한 회사였다. 이 회사에서는 자신들이 만들어 파는, 알코올에 물과 감미료를 섞은 액체가 ‘서민들이 선호하는‘, ‘정통의 그 맛‘이라 광고했다. 앞에서는 정당하게 언론매체에 광고했지만, - P13

등 뒤로는 할아버지의 친구 회사에서 만든 술에 ‘공업용 알코올을 섞는다‘고, 그 술을 마시면 눈이 멀고 불구가 되며 많이 마시면 죽는다고 비방했다.
매출이 뚝뚝 떨어졌다. 공장이 가동을 멈추었다. 아니라고아무리 해명해도 사람들은 믿어주지 않았다. 자기 공장에서만든 술을 직접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려 해도 그 어느 방송에서도 상대해 주려 하지 않았다. - P14

토끼들은 계속 보이는 대로 갉아댔고 그러면서 계속 번식했다.
서랍 속과 철제캐비닛 속에서 주문서와 계약서와 영업실적 보고서와 회계장부와 재무제표 등등 모든 서류가 밤마다조각조각 씹히고 밝히고 찢겼다. 서류를 추려서 금고로 옮기자 금고 안에 있던 현금과 수표,
어음까지 밝히고 씹히기 시작했다. - P23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할아버지는 늘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사업은 그 어 - P33

느 때보다 호황이다.
지금과 같은 삶을 계속 산다면 나도 언젠가 할아버지처럼죽어도 죽지 못한 채 달 없는 밤 어느 거실의 어둠 속에서 나를 이승에 붙들어두는 닻과 같은 물건 옆에 영원히 앉아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저 창가의 안락의자에 앉게 될 때쯤, 내 이야기를 들어줄 자식도, 손자도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방문을 닫고 완전한 어둠 속에 홀로 선다.
이 뒤틀린 세상에서, 그것만이 내게 유일한 위안이다. - P34

"당신이 변기 속에 버리곤 했던 빠진 머리카락과 당신의 배설물과 뒤를 닦은 휴지 등, 당신이 변기 속에 버린 것들로 인하여 제가 생겨났기에 당신을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 P39

그녀는 젊은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젊은 자신의 몸을바라보았다. 자궁과 탯줄이 아닌 대장과 배설물로 자신에게서 비롯되어 어엿한 성체를 이룬 존재를 바라보았다. 순백의도기 속에 가려진 그 검은 구멍에 숨어 그렇게도 오랫동안 그렇게도 지겹게 자신을 괴롭혔지만 이제 떠나겠다는 그 존재를 바라보았다. 작별하는 마당이라면, 정말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면, 옷 한 벌쯤 주어도 무방할 터였다.
젊은 그녀가 수건으로 몸을 닦는 동안 늙은 그녀는 옷을 벗었다. 별로 화사한 입성은 아니었다. 카디건 하나와 원피스,
브래지어와 팬티, 양말, 그것으로 전부였다. 그녀는 알몸이되어 젊은 그녀가 늙은 그녀의 옷을 하나하나 천천히 주워 입는 것을 바라보았다. 팬티, 브래지어, 원피스, 카디건, 젊은그녀는 공들여 하나하나 음미하듯이 옷을 입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양말을 신고 카디건의 앞섶을 여몄다. 늙은 그녀는벗은 몸에 문득 으스스 한기를 느꼈다. - P55

"은혜라니, 무슨 은혜란 말이냐? 내가 언제 태어나고 싶어네게 부탁한 적이라도 있더란 말이냐? 네게서 비롯된 피조물이라 하여 네가 한 번이라도 따뜻이 돌보아준 적이라도 있었더냐? 너는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나를 태어나게 했고 이후에도 나를 혐오하고 역겨워하여 줄곧 없애고자 하지 않았느냐? 내게 베풀어준 것이라고는 있어 봤자 네게는 백해무익할 따름인 배설물과 오물뿐이 아니었느냐? 그나마 받아먹으며 사람다운 외양을 이루기 위해 나는 네게서 갖은 수모와 박해를 받아야 했단 말이다. 하지만 드디어 나는 몸을 이루었다. 어두운 구멍 속에서 이날만을 기다려왔다. 이제 나는 네가 되었으니 너의 자리를 차지하여 살아가리라."
말을 마치고 젊은 그녀는 늙은 그녀에게 다가섰다. 젊고 억센 손이 늙은 어깨와 목을 붙잡았다. 젊은 그녀는 늙은 머리를 변기 속으로 쑤셔 넣었다. 그리고 재빨리 늙은 발목을 잡아 들어 올렸다. 늙은 몸을 가볍게 변기 속에 거꾸로 처넣고나서 젊은 그녀는 변기의 뚜껑을 닫고 물을 내렸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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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는 어느새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계속 꾸준히 독자를 유입하는 것은 그만큼 이야기 자체의 흥미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설을 읽을 때 나는 주로 나를 들여다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과거 이 땅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사건을 선조들이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한다.


토지 1권을 오디오북을 통해서 완청(!)했다. 처음에는 집중도 어렵고 이야기가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듣다보니 배우들의 연기에 힘입어 빠져드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최치수에 대해서만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처음에는 좀 으스스하고 기괴하다 생각했다. 나중에는 날카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안에 있는 화를 분출하는 법을 제대로 모르는 어린아이의 못된 심보 같은 것도 보인다.

앞으로 그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졌다.


줄거리를 이야기하고 사건 및 인물들에 주목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에는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  따라서 소설의 역사적 배경에 주목하고 거기에 사견을 붙이는 것으로 소감을 대신하려 한다. 앞으로 읽어나갈 이야기도 그렇게 진행할 것이다.


1권의 시대적 배경은 1896년에서 1897년까지다.

동학농민들이 주장했던 폐정 개혁안으로 노비제는 공식적으로 폐지된다. 

책에는 동학농민운동과 을미사변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1894년부터 1895년까지 동학농민운동이 전개되면서 들불처럼 민중이 일어났고 1895년 을미사변까지 발생하면서 정국이 혼란스러웠다.

두 사건은 국내 정치 뿐 아니라 주변국의 정세까지 바꾸어놓는 결과를 낳는다.


동학은 당시 사회의 기층민중과 불만에 찬 백성들을 결집시키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다. 동학은 자신들을 포라고 했는데 법포와 서포가 있었다. 법포는 최시형을 받들었는데 시형의 호가 법헌이었기 때문이다. 서포는 서장옥을 받들었는데 수원 사람이었다. 서장옥과 최시형은 모두 최제우의 학문을 따랐고 최제우가 사망하자 각각 도당을 세워 이어가면서 이름하기를 포덕(布德)이라 했다. 


동학교도들은 산 아래 평지에 성을 쌓고 사방에 문을 냈으며, 그 안에 모여 깃발을 내걸고 대오를 정비했다. 큰 기에는 '척왜양창의(斥倭洋倡義)'라 씌어 있었으며 그 아래 중앙에 황색기를 꽂고 사방에 각각 방위를 나타내는 색깔의 기(色旗)를 내걸었다. 포접과 지역을 나타내는 작은 기도 무수히 많았다. 이들은 양곡을 조달하기 위해 더러 부자를 잡아다 결박하기도 했고 돈을 거두어 쌀을 무더기로 사오기도 했으며 새로운 방문과 통문을 내기도 했다. 이때에 모인 각지의 대접주는 손병희, 임규호, 손천민, 김덕명, 손화중, 김기범(김개남), 김낙삼, 김방서 등이었다. 이들은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중심의 접주들이었다. -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 18권 P167


동학농민운동은 1894년 전라도 고부 군수 조병갑의 학정 이후 안핵사로 파견된 이용태의 실정으로 동학 교도들이 봉기하면서 시작되었다. 조정에서는 이를 소요로 판단하여 홍계훈을 초토사로 파견하였으나 동학도들은 계속 유입되면서 마침내 전주성을 함락시켰다. 동학농민군은 전주에서 물러난 후 전라도에서 반봉건 투쟁을 이어간다. 


"지금의 형세를 살피건대 앉아서 죽음을 기다릴 수 없다. ... 권력을 쥐고 있는 대신들은 모두가 외척이고, 밤새도록 하는 일은 단지 자기를 살찌우는 방법만을 궁리할 뿐이다. 자기 당파의 무리를 각 고을에 나누어 퍼뜨려 백성들을 해롭게 하는 짓을 일삼케 했으니, 백성이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초토사 홍계훈은 사람됨이 무식할 뿐만 아니라, 동학의 위세에 겁을 내면서도 어쩔 수 없이 출병하였다. ... 가장 애석한 일은 3년 안에 우리나라가 러시아에 귀속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 동학이 대대적으로 의병을 일으켜 백성들을 편안케 하려 한다." - 대한계년사 2권 P26~27


이 때 조정 대신 민영준은 동학의 위세가 커지자 위기를 느끼고 청에 구원 요청을 하게 된다. 청이 조선에 들어오면서 이전에 청과 일본 간에 맺은 조약에 따라 일본도 조선에 들어오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5월 8일 관군이 동학군을 물리치고 전주성을 되찾은 후 궁궐 안에 군국기무처를 설치하고 관제를 고쳐 2부 8아문으로 바꾸고 개혁 방침을 발표한다. 이것이 갑오개혁이다. 일본군은 청군을 성환에서 공격하여 청군이 평양으로 달아난다. 양국간의 충돌은 7월 1일 청나라가 일본에 전쟁을 선포하는 조서를 내리고 일본도 전쟁 선포 선언을 하면서 전쟁으로 이어진다.


6월 21일 일본군이 경복궁을 점령하면서 고종과 민비를 연금하고 대원군을 앞세워 신정권을 수립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기존 청과의 조공 관계를 끊고 자주국임을 선포하고 일본군으로 하여금 청군을 몰아내게 하는 것이었다. 


"대조선국과 대일본국 정부는 조선개국 5백3년(1894) 6월 23일, 대일본 메이지 27년(1894) 7월 25일, 조선국 정부는 청나라 군대의 철수 사안을 조선국 서울 주재 일본국 특명전권공사에게 맡기고 그가 대신 힘을 다한다는 사항에 대해 진심으로 조약을 맺었다. 이후 두 나라 정부는 청나라에 대해 이미 서로 도와 공격과 수비를 함께 하기로 입장을 세웠다. 관련된 사실들의 원인을 분명히 드러내고 아울러 두 나라가 함께 하는 일이 분명히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뜻에 따라 아래의 두 나라 대신은 각각 모든 권한을 위임받아 조관을 의논하여 결정한다. ...  - 대한계년사 2권 P65


정부의 행태에 분개한 전봉준은 삼례에서 남접과 북접의 연합전선 형성을 모색한다. 마침내 10월 중순 농민군과 관군은 공주에서 맞붙었고 이곳에서는 농민군이 승리하였다. 그러나 11월 8일 우금재(우금치) 전투에서 농민군이 대패하면서 그들의 저항은 막을 내리게 되었다. 전봉준과 김개남은 체포된 뒤 처형된다.


관군은 일본군 사이사이에서 총을 쏘아 댔다. 농민군은 끝내 우금재 너머 언덕으로 물러나 산등성이에서 쏘아 대는 대포와 총의 사격거리를 피했다. 이때 관군 수십 명이 산을 내려가 작은 언덕배기를 장애물로 삼고 총을 쏘았다. 패색이 짙어진 농민군은 보루를 버리고 달아났다. 일본군과 경리청군 50여 명은 달아나는 농민군을 남쪽으로 십여 리를 추격했다. 이 우금재의 싸움에서 "쌓인 시체가 산을 가득히 메웠다"고 할 만큼 농민군은 크게 패배했다. 11일, 능치를 지키던 관군은 빼앗은 농민군의 옷과 수건을 착용해 농민군 모습으로 위장했다. 관군은 산을 기어올라 농민군에 근접했다. 농민군은 위장한 관군을 동료로 오인하였는데 위장 관군이 근접해서 불의에 총을 쏘아 댔다. 기습을 받은 농민군은 놀라 흩어졌다. 관군은 대포를 노획했고 많은 연환을 빼앗았다. 이 능치전투를 끝으로 농민군은 12일부터 점차 흩어져 갔다. -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 18권 P276~277


10월 24일 일본은 청의 여순을 함락시키면서 청일전쟁의 기세는 일본으로 기울어지고 1895년 청일전쟁 종전의 결과로  4월 17일 시모노세키 조약이 체결된다. 하지만 전쟁의 과정과 결과로 피해를 입은 것은 조선의 백성들이었다.


"제1관 조선은 완전 무결한 자주독립국임을 확인한다.

제2관 청나라는 봉천성 남쪽 지방 일대와 대만 전체 및 그에 부속한 섬 그리고 팽호열도를 일본에게 떼어 준다.

제4관 청나라는 일본에게 군비 배상금으로 고평 은 2억만 냥을 지불한다.

제6관 일본은 청나라 호북성 형주부 사시, 사천성 중경부, 강소성 소주부, 절강성 항주부에서 통상한다." - 대한계년사 2권 P87~88


토지에서 윤보와 용이는 이런 대화를 나눈다.

"대국이 왜눔한테 항복을 했이니, 그게 망조라 말이다. 왜눔들이 개미떼맨쿠로 기어올 긴데, 벌써 항구에는 왜놈들 장사치들이 설친다 카는데, 허수애비 같은 임금 있으나 마나, 총포 든 놈이 제일 아니가." - P123 


민씨 일가는 친러배일정책을 추구하면서 친일파를 내각에서 배제했다. 10월 7일 밤 경복궁에서는 민영준의 궁내부대신 내정을 축하하는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고 같은 시각 서울 남산 진고개에서는 일본인 검객과 낭인들과 일본어 신문 기자들이 파티를 벌이는 중이었다. 주한일본공사 미우라 고로는 조선 왕후 시해 명령을 이미 내린 상태였다. 다음날 새벽 일본 낭인들은 훈련대 연대장 일행을 살해하고 근정전을 지나 건청궁으로 쳐들어갔고 고종의 침전에 난입하여 고종은 수모를 당했으며 왕세자는 일본군 장교복장을 한 자에게 상투를 잡혀서 칼등에 맞고 쓰러지기도 했다. 낭인들 중 한 무리가 왕비 침전으로 가서 궁내부대신 이경직을 사살하고 끝내 왕비를 시해한다.


"조선국의 형세는 점점 불운해져가고 있다. 궁중이 날로 모든 권한을 틀어쥐고는 망령되이 국정에 간여하고, 우리 정부가 계도하여 개량한 헌정 체제를 문란시키고 있다. ... 이는 곧 우리나라가 여러 해 동안 노력과 재정을 들여가며 이 나라를 위해 경영해온 호의를 저버린 것이며, 내정의 개량을 방해하며 독립의 기초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 " 때마침 대원군은 궁중을 혁신하고 도와서 바르게 이끄는 책임을 스스로가 맡겠다고 하면서, 미우라 고로오에게 자신의 뜻을 암암리에 전달하고 도움을 구했다. - 대한계년사 2권 P102


일본 장교는 군사의 대오를 정렬하여 합문을 빙 에워싸 지키도록 명령하여. 흉악한 일본 자객들이 왕후를 수색하는 것을 도왔다. 이에 자객 20~30명이 그 우두머리의 인도로 칼을 빼어 들고 전당으로 불쑥 들어가 왕후를 찾았다. 밀실에까지 이르러 궁녀들을 만나자 함부로 머리채를 휘어잡고 구타하며 왕후가 있는 곳을 물어보았다. 자객들은 여러 방을 샅샅이 조사하여 마침내 조금 더 깊은 방안에서 왕후를 찾아내고는, 칼날로 찍어내려 그 자리에서 시해했다. - 대한계년사 2권 P119


왕비 침전에서 여인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폭도들은 궁녀와 왕세자 이탁(순종의 본명)을 통해 피살된 자 중의 한 사람이 민비임을 확인하고는 민비의 시신을 홑이불에 싸서 인근 녹원 솔밭에서 석유불에 태워버렸다. 

민비 시해의 음모 단계에서부터 가담한 조선인이 한 명 있었는데 그는 훈련대 제2대대장으로 있던 우범선(1857~1903)이었다. 훈련대는 그해 친일정권에 의해 창설되었는데 우범선은 민씨 정권의 훈련대 해산계획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주한일본공사 미우라 고로에게 포섭된 우범선이 이 사건에서 맡은 임무는 훈련대 병력동원과 민비의 시신 '처리'였다. 폭도들에 의해 시해된 후 불태워진 민비 시신의 타고 남은 재는 궁궐 내 우물에 버려졌고 유해 일부는 우범선의 지시로 휘하의 증거인멸을 위해 땅에 묻어버렸다. - 한국근대사산책 2권 P296


11월 26일 왕비가 복위되고 대원군은 은퇴하였지만 전국 곳곳에서 유림들은 자결을 하거나 단식을 하며 의병활동을 전개하였다. 의병들은 친일내각 타도를 외치며 일어섰고 정부는 12월 1일에야 왕비 시해 사실과 국상을 공포한다. 


조선의 선비들에게 단발령은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청일간의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고 외국의 입김이 강해진 조선을 바라보는 양반들의 시선은 점차 다양해졌다. 중인 계급인 역관의 중요성이 커지듯 시대는 달라지고 있었다. 하지만 양반들은 기득권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허허 이 사람아, 할 수만 있으면 못할 건 또 뭐 있누. 그래 서울서는 변의장이나 단발이 어느 정도요?"

"양복으로 갈아입은 사람들은 아직 지극히 희소하오만 단발은 그보다는 많이 했지요."

"인심이 흉흉했었소. 게다가 민비를 살해한 뒤끝이어서."

"요즘도 서울 근교에서 의병들이 출몰한다고 들었는데."

"글쎄올시다. 서울 근교뿐이겠소. 도처에서 낭당을 이끌고 소란들 피우는 모양인데, 단발령 하나 가지고 나라 안이 벌컥 뒤집힌대서야 남들 보기에도 딱하고 어릿광대스럽지요."

...

"어차피 풍습이라는 것은 앞서가는 사람들을 따르게 마련인데 조만간에." - P200~201


"갑오년 공사노비 제도 혁파한 것부터가. 썩어빠지고 얼이 빠진 놈들! 천비한테 아양 떠는 사당 같은 놈들!"

"세상이 변했다 말씀이오. 아니지요. 양반 놈들 창자가 썩은 것뿐이오."

치수는 날카롭게 웃었다.

"옳은 말씀이오. 편견임에 틀림이 없소. 허나 재물과 목숨 지키려고 상것들에게 허리 굽히는 짓은 아니하겠소. 두고 보시오. 이젠 상놈들은 양반 상투 움켜쥐고 올라앉아서 끝장까지 망하는 꼴 보려 할 게요."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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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8-07 21: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전의 반열! 맞는것 같습니다.
토지 리뷰 올라오는거 보면 다시 읽고 싶어져요.^^

거리의화가 2022-08-08 09:00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은 역시 이미 다 읽으셨군요^^ 재독, 삼독할수록 더 의미가 다가올 책인 듯 싶어요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08-07 22: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시작하셨군요?
머나먼 대장정의 길입니다. 그래도 결국 완독하시겠죠?^^
예전에 나인님 토지 완독하시는 모습 보고 정말 멋져보이던데~이제 곧 화기님도??^^

거리의화가 2022-08-08 09:01   좋아요 3 | URL
머나먼 길의 시작^^ 시작을 했으니 끝을 보긴 해야겠죠. 읽을 책들 사이에 껴서 읽으려면 놓지 않고 꾸준히 들어야 할텐데 그 점이 걱정되긴 합니다ㅎㅎㅎ

프레이야 2022-08-07 23: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 완청요 ^^.
대단한 집중력이에요 거리의화가 님

거리의화가 2022-08-08 09:02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프레이야님~ 저도 오디오북 완청한 건 처음입니다!ㅋㅋㅋ 처음엔 좀 집중이 안되었어요. 토지 인물들도 많아서~ (아직 등장 안한 인물도 한가득일텐데~ㅎㅎ) 인간은 적응을 어떻게든 하나봅니다^^;

희선 2022-08-08 01: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째 권을 다 들었으니 앞으로도 죽 들으시겠네요 듣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집중해야 하잖아요 듣다보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08-08 09:03   좋아요 3 | URL
네 시작을 했으니 끝을 봐야겠죠^^ 그래도 듣는 건 출퇴근길 이용하거나 점심시간에 산책하며 짬짬이 들으면 조금씩 듣게 되더군요~ 스토리가 재미나고 또 성우들의 연기도 좋아서 듣는데 무리는 없었어요. 응원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08-08 1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축하드립니다. 함께 토지 전권을 완청해보아요😆 저는 완전 인물중심, 줄거리중심인데 역시 역사를 잘 아시는 화가님은 역사의 줄기를 따라가시는군요! 이해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8-08 11:34   좋아요 2 | URL
ㅎㅎ 완청의 길 멀고도 험하겠지만 함께 하는 분이 있어서 기운이 납니다~ㅎㅎ
저는 인물, 줄거리에 약하니 서로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속도내서 따라가겠습니다!ㅎㅎㅎ

페넬로페 2022-08-08 16: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토지에 인물이 많이 나오는데 오디오북으로 들으셨다니 넘 대단하세요.
토지를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 시대의 많은 것을 담고 있어 고전으로 불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완청의 길, 화이팅 하십시오^^

거리의화가 2022-08-08 17:05   좋아요 3 | URL
1권만 들었을 뿐인데 인물들이 넘 많아서 어질어질했어요. 조선의 근대를 간접 경험해보기 좋은 소설이란 생각이 듭니다. 응원 감사드려요^^*

mini74 2022-08-08 17: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투리며 인물들이며 오디오북으로 읽기 힘드셨을텐데 진짜 대단하세요 화가님!! 저도 응원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8-08 17:37   좋아요 1 | URL
사투리 할말 많습니다. 부모님 모두 경상도 분들이라 사투리를 어렸을 때부터 들어와서 그리 어렵지 않을줄 알았는데요. 막상 오디오북으로 들으니 안 들리는 게 넘 많더라구요 그래도 이젠 조금 적응됐습니다ㅠㅠ 미니님 응원 감사드립니다*^^*

scott 2022-08-09 0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토지
9권의 능선만 넘으면 됩니다

저는 토지 6학년때 부터 읽기 시작해서
여전히,,,
아직 까지 이지만

천천히 읽다 보니

한반도 현재의 정세랑 묘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어서
더더욱 집중해서 읽고 있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8-09 09:16   좋아요 1 | URL
토지를 6학년때부터 읽으신 스콧님 대단하세요! 전 6학년 때 음~ 노느라 바빴던 것 같은데요ㅎㅎㅎ

네. 조선의 근대 시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인데도 요즘 불안한 한반도 정세를 생각하게 만드니 놀랍습니다. 역사는 그러고 보면 반복되는 것 같아요.
 
인류본사 - 오리엔트-중동의 눈으로 본 1만 2,000년 인류사
이희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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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문명의 역사는 아나톨리아 반도와 메소포타미아 반도이다. 동서양의 교차점이었던 아나톨리아 반도는 동서양이 만나면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세계였다.
책에서 여러 번 강조하지만 19세기 이후 유럽 지역은 자신들을 중심으로 문명을 바라보면서 타 문화는 야만과 미개로 치부했다. 저자는 1983년 이스탄불에서 중동 역사와 이슬람 문화를 공부하며 동서양을 양분하는 인식론에 대해 의문을 가졌고 이 책이 탄생하게 되는 배경이 되었다.

아나톨리아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는 괴베클리 테베-차탈회위크-아카드-바빌로니아-트로이-히타이트-페니키아-프리기아-헤브라이-아시리아-우라르투-신바빌로니아-리디아-메디아-페르시아-파르티아-사산조 페르시아가 7세기 중엽까지 이어졌고, 이후에는 이슬람 시대로 접어들면서 우마이야-압바스-셀주크-호라즘샤-티무르-나스르-사파비-말리와 송가이-오스만-무굴 제국에 이르는 역사가 이어졌다. 이 기나긴 역사를 650 여페이지에 압축시키기 어려웠을 듯하다.

먼저 책의 장점부터 기술해보겠다. 각 단락의 서두에 한 제국의 일대기를 담은 도표와 설명이 무엇보다 도움이 되었다.(시간이 지나서 재독 시 이 부분만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또 영토의 분화 과정을 담은 지도, 문화재 같은 경우 사진이나 그림이 첨부되어 있어 좋았다. 그리고 저자가 문화 유적을 직접 답사한 여행기는 독자의 간접적인 여행 체험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코로나가 여전한 상황인데다 답사 지역이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마지막으로 문명과 관련하여 한반도의 역사와 연관성을 가지는 다양한 예시를 흥미롭게 설명해주어 저자에게 감사했다(이것은 국내 작가가 아니라면 경험해보기 어려운 것이다.).

단점은 많지 않다. 이 책을 읽기 전 궁금했던 질문이었는데 다양성을 존중한 이슬람 문화를 기반으로 한 이 곳이 왜 현대에 와서는 분쟁이 끊임없는 지역으로 변모했는지였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은 아무래도 핵심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서 짧게만 언급되는 정도라 아쉬웠다.(이 부분은 다른 책을 통해서 공부를 이어가야할 것 같다. - cf: 현대 중동의 탄생)
이건 책의 단점이 아니지만 익숙하지 않고 비슷한 듯한 인명, 지명들의 복잡도가 가져오는 피로도가 있다. 이건 어느 역사도 마찬가지이므로 감안하고 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집중해서 읽는수밖에 없다.

1994년 독일 출신의 고고학자 클라우스 슈미트가 이끄는 발굴조사단은 괴베클리 테페를 20 년간 집중탐사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이곳은 인류 최초의 신전 유적으로 기원전 1만 2천년경 건설되었다. 수렵 채집시대에도 문명이 존재했음이 밝혀져 고고학계에 일대 사건이었다고 한다.
차탈회위크는 9,500년 전 인류 최초의 계획도시로 선사시대 거주지가 남아 있으며 도시문명의 기원인 장소이다. 특히 이곳은 남녀의 역할이 구분되지 않고 차별이 거의 없었던 공동체 사회여서 주목하게 된다. 이는 차탈회위크의 가옥이나 테라코타 모신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기원전 2350년경 아카드 왕국은 바빌로니아 북부에서 시작하여 최초로 오리엔트 전역을 통합했다가 구티인에 의해서 멸망당한 후 기원전 1895년경 바빌로니아 왕국이 오리엔트를 재통일한다. 바빌로니아는 아카드를 기반으로 수메르 문명과 오리엔트 신앙을 받아들였다. 함무라비 왕때 전성기를 누렸으나 기원전 1595년경 히타이트 제국의 침략으로 멸망했다.

히타이트 제국은 아나톨리아에서 인류 최초로 철기문명을 일으킨 500년 제국이다. 히타이트법은 함무라비법을 발전시키면서도 여성의 권리를 이전에 비해 신장시키는 등 제국을 떠받치는 근간이 되었다. 히타이트는 영토 팽창을 가속화하면서 이집트 람세스 2세와의 정면 충돌하면서 카데시 전투(B.C. 1274)가 벌어졌다. 전투는 이집트의 판정패였지만 람세스 2세가 승리를 선전했고 이집트는 이후에도 살아남으면서 히타이트의 승리는 묻히고 말았다. 히타이트 제국의 멸망의 원인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천재지변, 기후변화, 전쟁, 화재 등을 꼽지만 가설일 뿐 밝혀진 것은 없다.

프리기아 왕국은 기원전 1200년경 수립되었으나 기원전 8세기 미다스 왕 때 아나톨리아 중서부를 장악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한다. 프리기아는 그리스와 오랫동안 교류하여 그리스적 색채가 강한 문화를 띠었다. 미다스 왕이 사망한 후 기원전 620년이 되면 리디아가 프리기아를 빼앗고 기원전 540년에 페르시아군이 리디아를 빼앗으면서 결국 페르시아가 지역의 주인이 된다.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는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익숙하다. 그리스와 전쟁을 벌인 역사로 여러 문헌이나 영화를 통해서 익숙한 탓이다. 페르시아는 인류 최초의 대제국이었고 이후 페르시아 국가와 구분하기 위해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라고 칭한다. 페르시아는 관용정책을 표방하며 지방분권 정책을 실시하였고 종교적으로는 유일신 기반인 조로아스터교를 받아들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수도 페르세폴리스가 세계유산으로 남아 있다. 페르시아는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에 의한 침략으로 멸망하고 이후 파르티아가 이곳을 통일한다.

파르티아 제국은 로마 제국에 맞선 나라로 지금의 이란을 중심으로 500년을 이은 제국이다. 부끄럽지만 파르티아 제국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듯하다. 로마 제국의 위용이 있었다고는 해도 우리가 얼마나 서양 중심의 인식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수용했는지 절감하는 대목이다. 파르티아는 오늘날의 이란과 이라크, 터키 일대를 포함하는 핵심 지역으로 로마와 중국, 동아시아 간 중개무역을 통해 화려한 문명을 꽃피웠다고 한다. 한반도 문명과도 관련이 있는 곳이라 잘 기억해둘 필요가 있겠다.

사산조 페르시아는 224년 건국되어 로마와 동로마 제국과 이웃하여 교역과 전쟁을 하면서 651년 이슬람 세력에 의해 멸망할 때까지 번영을 누린 이란계 제국이다. 사산조 페르시아 멸망으로 이란 민족에서 아랍 민족으로 지배 세력의 중심이 이동하게 된다.

압바스 제국은 610년 무함마드가 알라로부터 계시를 받은 이후 651년 사산조 페르시아를 정복하고 이슬람 제국을 건설하면서 시작되었다. 압바스 제국은 아랍인 중심에서 벗어나 피정복지 인재를 골고루 등용하는 등 글로벌 국가의 면모를 보였다. 제국의 수도인 바그다드에는 세계 최초이자 최고 수준의 종합 아카데미 '바이트 알히크마'가 있었다. 이 때 신라와 고려에 관한 기록이 담긴 필사본이 작성되는 등 동시애 각지에 대한 연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10세기 이후 지방의 총독들의 힘이 커지면서 북아프리카 서부에는 파티마 왕조가 세워지고, 이베리아 반도에는 후우마이야 왕조가 칼리프를 자칭하게 도어 3인 칼리프 체제가 만들어진다. 10세기 중반이 되면 시아파의 부와이 왕조가 수도를 점령하고 실권을 장악하게 되어 압바스 왕조의 칼리프는 종교적 권위에만 의존하게 되는 신세가 된다. 11세기 중반 셀주크 튀르크가 바그다드를 통합하지만 몽골이 1258년 바그다드에 침입하면서 500년 압바스 제국은 멸망하게 된다.

티무르 제국은 정치적으로는 몽골 제국을, 종족적으로는 튀르크를, 문화적으로는 이슬람을 표방하는 독특한 체계를 가진 제국이었다. 티무르는 이슬람 문화와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에 기반하여 14세기 중앙사이아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티무르는 정복지의 기술자와 장인을 수도에 데려와 학문의 발전에 밑받침하는 전략을 취하며 발전된 문화의 기반을 이끌었다. 티무르 사후 제국이 분열되고 16세기 초가 되면 우즈베크인의 무함마드 샤이바니가 중앙아시아 대부분을 가져가면서 멸망하였다(이 때 권력투쟁에서 밀린 자히르우드딘 바부르가 1526년 인도를 정복하면서 무굴 제국의 황제가 된다.).

이베리아반도에도 이슬람 문화가 번성한 시기가 있었다. 시리아의 우마이야 왕조가 750년 멸망하고 살아남은 왕족 일부가 이베리아반도로 넘어가 왕조를 세우는데, 그것이 후우마이야 왕조가 된다. 코르도바를 중심으로 번영하면서 이슬람 문화를 전하는 창구로 기능했다. 1031년 후우마이야 왕조가 해체되고 나서 여러 이슬람 공국들이 난립하다 나스르 왕조가 1492년 에스파냐에 의해 통합되기까지 이어진다. 나스르 왕조의 역사적 건축물은 현재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으로 남아 있다. 나스르 왕조는 수도 그라나다를 중심으로 수준 높은 문명을 이루었으나 가톨릭교도에 의한 레콩키스타로 인해 국토가 축소되다 무함마드 12세가 모로코로 망명하면서 1492년 멸망한다.

사파비 왕조는 오늘날 이란의 중심도시인 이스파한을 수도로 오스만, 인도의 무굴 제국과 맞섰던 제국이었다. 시아파 이슬람을 국교로 하면서 기존의 순니파 이슬람 왕조 통치자들이 사용하던 '칼리프', '술탄', '아미르' 대신 '샤'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압바스 1세 전성기에 군제를 영국식으로 개혁하고 오스만의 영향을 받았다. 이스파한은 실크로드 중심도시로 세계 최대의 국제도시로 성장한다. 현재 이스파한에 남아 있는 유적 대부분이 사파비 왕조 때 것이라 이란인들이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기는 장소라고 한다.

오스만 제국은 페르시아 제국, 로마 제국과 함께 세계 3대 제국으로 불렸고 20세기까지 존속하면서 인류 역사상 최대의 제국으로 불린다. 1299년 수립되어 1922년 제국이 종말을 맞을 때까지 장장 623년의 역사를 영위하였고 1923년 터키 공화국이 설립되면서 오스만의 문명은 터키로 이어지게 되었다. 소수집단에 자치권을 부여하고 인재를 다양하게 등용하였고, 예니체리를 통해 남동부 유럽, 서아아시아, 북아프리카를 포함한 넓은 영토를 확보하였다. 이스탄불은 동서양, 이슬람과 기독교, 흑해와 지중해가 만나는 문명의 접점인 곳이어서 발전에 유리하기도 했으나 매너리즘이 만연하고 내부 권력의 다툼, 산업혁명 이후 서구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18세기 이후 급격히 쇠퇴하게 된다. 1922년 마지막 술탄 메흐메드 6세의 폐위로 제국은 종말을 맞이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슬람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포용이었다. 공존과 다양성은 문명을 발전시키지만 반대로 다른 종교를 탄압하거나 자국의 문화만을 강조하게 되면 문명은 쇠퇴하는 길을 걷게 된다. 이는 반복되는 역사의 흐름이라고 보여지는데도 불구하고 오늘날 수많은 종교, 민족의 갈등으로 인해 내전과 전쟁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은 바뀔 수 없는건가 의문을 갖게 한다.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외면해온 문명의 역사를 정리하면서 세계를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고 거시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세계는 동양과 서양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고대 유럽인들이 '오리엔트'라고 불렀던 중간문명이 존재한다. '해가 뜨는 곳'이란 의미의 라틴어 '오리엔스'에서 유래한 오리엔트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 아나톨리아, 레반트, 중동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지만, 인류 최초로 문명이 발아하고 성숙해 간 인류역사의 중심 무대였다. 그럼에도 우리가 배우는 세계사에서 고대 오리엔트나 중세 이후 중동의 역사는 동양사와 서양사 양쪽으로부터 외면당하는 보잘것없는 지역사에 불과하다. - P15

인류문명의 시원과 역사발전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왜 세계 4대 문명 중 세 곳이 아나톨리아반도를 중심으로 중동 일대에서 탄생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지중해를 통해 인류의 찬연한 역사와 문명이 꽃필 수 있었는지에 대해 좀 더 신선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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