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할머니 기일이라 큰댁에 갔다. 7시30분쯤 도착했는데 우리 식구가 도착하자마자 바로 제사를 지냈다. 음식만드는 건 큰어머님과 작은어머님들이 다 하셨으니 뒷설거지는 늘 내 몫이다. 제기 닦아 챙겨두고 제삿밥 먹고 물린 상 치우고 설거지하고 과일 깎아 먹었는데 9시쯤 되었다. 보통 친정에서는 아직 제사를 지내기 전 시간인데 시댁은 제사는 정말 빨리 지낸다. 9시30분쯤 큰댁에서 나와서 작은 언니네 집으로 향했다. 보통 10시쯤 지내니까 서둘러 가면 될 것 같았다. 

다행히 장조카가 늦어서 우리가 도착하고 좀 있다가 형부의 제사를 지냈다. 어느새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이모부 얼굴을 못 본 아이들은 늘 "누나네는 왜 아빠가 없어?" 하고 물었었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제사에 대해 알기 시작해서인지 그런 질문은 하지 않는다. 

가까이 사는 큰언니네 일찍 와서 작은 언니를 도와 음식 준비를 했다고 하고, 작은 언니네 시댁에서 큰고모님네와 작은 형님네가 와 계셨다. 형부가 죽고 2년만에 언니 시어머니도 돌아가셨다. 아들을 먼저 보낸 언니 시어머니의 속이 까맣게 타고 병이 나서 돌아가셨을 거라고 다들 그렇게 얘기했었다.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 않던가. 

오랜만에 주말에 제사를 지내니 시댁식구들은 제사 지내고 제삿밥 드시고 먼저 일어나시고 우리는 남아서 맥주 한잔씩 하기로 했다. 아이들 먼저 재우고 오랜만에 모여 앉아 맥주를 마셨다. 다음날 일찍 나가야 한다는 큰형부는 3시간 자고 골프치러 가게 생겼다고 먼저 들어가 주무시고 남은 우리들은 새벽 4시 30분까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잤다. 다음날 먼저 잠이 든 아이들은 일어나서 한창 놀이에 빠져 있고 어른들은 숙취로 고생을 좀 했다. 

비가 올거라더니 비는 오지 않고 황사도 없는 화창한 날이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탈 곳이 없어 잘 못 타는 인라인 스케이트도 타고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았다.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찌나 잠이 쏟아지던지 집에 와서도 거의 시체처럼 잠을 잔 것 같다. 그리고 저녁엔 남편이 일하는 곳 사장님이 저녁 초대를 해서 그곳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남편이야 워낙 일을 성실하게 해내는 사람이라 사장님도 많이 믿는 눈치이다. 마음 한편으로 좋은게 남편이 자랑스러웠다. 








내가 찍은 사진이 아니라서 이렇게 나온 줄 몰랐는데, 어째 우리 현수가 인라인 신고 서 있는 모습이 상체만 나왔다. 고집스럽게 오빠가 타는 거 자기도 타겠다고 하도 우겨서 신겨 놓았더니 걸음마 할 수 있을때까지 신고 있더라. 아이들 크는 모습은 늘 즐겁다. (그런데 내 몰골이 너무 흉다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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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3-2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섬님을 뵈니 무척이나 반가워요~
언제봐도 현준이와 현수는 사랑스러워요.^^

꿈꾸는섬 2010-03-22 13:00   좋아요 0 | URL
앗, 이 사진을 올릴까 말까 고민을 했지요. 근데 현수의 인라인 처음 타는 기념 사진이 이 한장뿐이네요. 그래서 추한 몰골에도 그냥 올렸네요. 새벽까지 술마시느라 너무 추레해요.ㅠ.ㅠ

gimssim 2010-03-2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사진은 언제 봐도 좋습니다.
아이와 함께 있는 엄마는 더 좋구요!

꿈꾸는섬 2010-03-22 13:01   좋아요 0 | URL
ㅎㅎ중전니미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는 걸 보면 행복해요. 넘어지면 일어서서 다시 걸음마를 시작하는 현수의 의지가 참 대단했어요. 좀 더 크면 더 잘텐데 오빠가 하는 건 뭐든 따라하려고 하네요.^^

마녀고양이 2010-03-22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스한 봄날 사진같아 참 좋아요~
제사 지내시느라 고생하셨겠네요. 든든한 신랑분과 예쁜 아이들.. 행복 가득한 한주되셔여~

꿈꾸는섬 2010-03-22 15:53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님도 행복한 한주 되세요.^^
 

오늘은 시할머니 제사가 있다. 그전에 몇해전 우리 곁을 떠난 둘째 형부의 기일이었다. 시할머니가 살아계실때는 언니네 집으로 갔었는데, 4년전 돌아가신 시할머니 제사에 참석하느라 언니네 집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 시댁은 제사를 좀 일찍 지내는 편이라 큰댁에서 서둘러 언니네 가면 형부 제사도 참석할 수 있었는데 올해에는 남편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갈 수 없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니 섭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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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3-21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리가 먼가요.. 혼자라도 다녀오시면 어떨까요.
언니가 많이 힘드실텐데요...

꿈꾸는섬 2010-03-22 09:36   좋아요 0 | URL
다행히 다녀왔어요. 주말이라 언니네서 자고 왔어요.^^
 
꽃피는 고래
김형경 지음 / 창비 / 2008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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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래를 사냥할 때는 어떤 동물을 죽이는 일과는 다른 게 있다. 고래를 쫓아다닐 때는 저와 내가 서로 마음이 통하는 게 있다. 작살을 쏠 때도 그렇고. 나는 새끼 데리고 다니는 고래는 안 잡았는데 고래와 마음이 통해서 그랬다. 고래가 꽃을 피울 떄는 고래 영혼이 내 몸으로 들어온다. 고래 생명력이 몸속으로 스며드는 것처럼 그후 며칠간은 먹지 않고 자지 않아도 피곤한 줄 모른다."(103)  
   

열일곱살 니은이, 어느날 교통사고로 엄마와 아빠를 동시에 잃고 세상에 혼자 남겨진다. 엄마와 아빠를 잃은 소녀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는 상상해보지 않아도 느껴진다. 끈 떨어진 연처럼 여기저기 기웃거리지만 정처없이 흘러만 갈 것 같다. 혼자 있는 집, 고모와 이모, 그 어떤 곳도 니은이에게 안식을 줄 수 없었을 것이다. 학교로 가던 길에 늘 다른 곳으로 향하던 니은이의 발걸음이 이해되는 건 그곳도 니은이의 안식처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정유공장이 들어서면서 바닷물에 기름이 둥둥 떠다니고 그 뒤로 헤엄을 칠 수 없는 바다가 되었다는 아빠의 고향, 그곳은 전설처럼 전해오는 처용과 황옥의 이야기가 있고, 고래 잡이를 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미국자리공나무로 온산이 붉게 물들었다는 산에 사철나무 등 우리 나무를 옮겨 심어 공해를 막았다는 장승포 할아버지, 그분의 전설처럼 들려오는 고래잡이 이야기, 국제포경협회에서 포경금지규칙을 선포하고 다시 고래잡이를 나설 날을 기다리며 고래잡이 배와 고래 잡이에 필요한 도구들을 온 집안 곳곳에 간직하며 산다. 식당을 운영하는 왕고래집 할머니는 예순이 넘은 나이에 한글 공부를 시작하고 그곳의 주인없는 개와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며 살아간다. 이분들이 사는 곳으로 흘러 온 니은이는 장승포 할아버지와 왕고래 할머니를 보며 자신을 들여다본다. 열다섯에 시집 온 할머니, 열여섯에 포경선을 탄 할아버지, 그때 그들보다 나이가 많은 열일곱살 니은이.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어른이 되겠다고 한다.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른이 되겠다고 다짐을 한다고해서 어른이 되는 것일까? 내 나이 열일곱에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단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진정한 어른일까?를 생각한다. 여전히 어리광 많은 소녀일때가 더 많으니까 말이다. 가끔 내가 낳은 아이들조차도 버겁다고 생각될때가 있으니까 말이다. 왕고래 할머니는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면서 어른이 된건지는 모르지만 이제부터 아프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무언가 책임을 진다는 것, 그것이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고래박물관에 모든 걸 기증하기로 하고 장승포할아버지는 다시한번 바다로 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니은이 왕고래할머니, 할아버지의 친구, 경찰 등등 관계자들을 태우고 바다로 나간다. 마음의 문을 닫아 걸고 앞으로 남은 날을 어찌 살아갈 것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시간을 보내던 니은이는 바다 한 가운데 헤엄치는 고래를 본다. 무수한 바다 생명을 보며 삶의 또다른 문을 열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액자 그림을 오래 올려다보고 있은 모양이었다. 장포수 할아버지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나는 계속 궁금해하고 있던 것을 물어보았다.
  "그런데 이 바위그림이 왜 중요해요?"
  "기억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할아버지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또 가만히 있었다. 기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할아버지한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지난 일은 깨끗이 잊어버리는 게 나은지, 기억하는 게 좋은지.
  "기억하는 일은 왜 중요해요?"
  "그것을 잘 떠나보내기 위해서지. 잘 떠나보낸 뒤 마음속에 살게 하기 위해서다."
  나는 여전히 할아버지 말을 잘 이해할 수 없어 다시, 다른 방식으로 물어보았다. 기억하는 일이 힘들고 따가워도 기억해야 하는지.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천천히 오래 고개를 끄덕이면서 할아버지가 기증한 물건들이 전시된 방을 바라보았다.
  "나도 기억하는 방법을 몰라서 저 물건들을 오래 붙잡고 있었다. 내 인생을 낡은 물건들을 쌓아두는 창고로 만든 셈이지. 잘 떠나보내고서 기억하고 있으며녀 도는 걸."
잘 떠나보낸 뒤 기억하기. 나는 그 말을 잊지 않기 위해 입 안에서 반복했다.(236)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세월>은 내가 좋아하는 김형경 작가의 작품들이다. 여기에 <꽃피는 고래>까지 추가하려고 한다. 작가의 풍부한 감성과 사고는 작가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날카롭지만 아프지 않은 그런 내용을 늘 담고 있다. 잘 떠나보내기 위해서 기억해야한다는 멋진 말을 할 수 있는 건 역시 작가의 역량이라 생각한다. 

니은이가 부모을 잃고 헤매이고 다녀고 가슴이 아프지 않았다. 슬프지도 않았고, 눈물도 나지 않았다. 그저 잘 이겨나가기만을 바라는 그런 마음뿐, 특별히 안쓰럽다거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왕고래 할머니의 편지에는 어찌 그리 눈물이 나던지 모르겠다.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편지글을 읽으며 눈물을 훔쳤다. 

   
 

  "제니 에미 보거라.
  너도 자식 키워봤으니 이제 알겠구나. 에미 창자는 개도 안 먹는다는 말. 하도 속이 썩어문드러져서 그렇지. 죽은 영감한테는 남은 마음이 없다. 생전에 할 만큼 해줬으니 맺힌 게 없지. 영감도 없을 거다. 그런데 제니 에미야, 자식은 다르다는 거, 너도 알제? 죽는 날까지 자식을 마음에서 못 내려놓는 게 에미다. 죽은 후에도 더 잘해주지 못해 안쓰러운 게 에미다.
  네가 더이상 술도 못 먹을 정도로 술병이 깊어졌을 때, 너도 알제? 내가 부처님, 하느님, 용왕님, 천지신명을 부르며 딸년 살려달라고 매달렸을 때. 네가 까무러친 듯 누워서도 내 중얼 거리는 소리 들었다 했제? 나는 할 수 있는 일이 그거밖에 없더라. 네가 죽 한모금 못 넘기고 누었는데. 나도 물 한모금 안마시면서 곁에서 애원했다. 사흘째 되는 날 네가 몸을 일으켜 물 찾을 때는 덜컥 겁부터 나더라. 또 술 찾을까봐. 꿀물을 타줬지. 너는 꿀물 한사발 들이켜고는 허물벗듯 자리겡서 일어났다. 허물을 벗듯 다른 사람이 되더라. 제니 에미야, 그해 어미나날 나한테 꽃 준 거 기억하나? 꽃도, 꽃도 그리 곱던지. 네가 내 딸이어서 평생 좋았다. 에미로 사는 게 고맙고 고마웠다.
  제니 에미야, 내가 당부하고 싶은 게 꼭 하나 있다. 너는 내가 아침마다 부엌에 정화스 떠놓는 일이 어리석다고 생각하제? 신이 있다면 세상이 이토록 불공평할 수 없다고 했제? 신이 세상을 공평하게 만드는 사람인지는 나는 모르겠다. 너는 내가 초하루마다 절에 가는 거 싫어하지. 정월 보름에 바다에 나가 비는 거, 첫 벼이삭을 항아리에 담아 간수하는 거, 모두 미신이라 배웠다고 했제?
  미신인지 귀신인지 그런 건 나는 모르겠다. 다만 시어머니가 해오신 대로 하는 거고, 시어머니도 당신 시어머니가 하던대로 하신 거지. 제니 에미야, 네가 죽은 듯 누었다가 사흘 만에 새사람으로 일어난 거만 잊지 마라. 배운 사람들은 파도가 높은 이유를 어려운 말로 설명하지만 우리야 태풍도 용왕님 뜻이려니 한다. 조상 대대로 해오던 일이 끊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맘뿐인 기라."(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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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3-20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스물 몇살의 어느 봄날, 잔뜩 집중하면서 읽던 책입니다.. 김형경. 그립네요^^

꿈꾸는섬 2010-03-22 09:53   좋아요 0 | URL
저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더랬지요.ㅎㅎ
 

아이들은 신이 나게 자전거를 타고 놀이터를 뛰어다니며 모래를 헤쳐놓으며 놀았다. 

어느 누구 하나 춥단 말도 없이 열심히 놀기에 얼른 집으로 들어가잔 말도 못하고, 엄마들은 놀이터 한 구석에 서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난 자꾸 잔기침이 난다. 목이 간질간질하고 자꾸 기침이 나는데 아이들은 괜찮으려나 모르겠다. 현수는 슬그머니 침대에 누워 잠이 들고, 현준이는 짱구 보느라 꼼짝도 안 하고 있다. 나는 그 틈에 얼른 컴퓨터 잠깐 켜서 본다. 

오전에는 앞동에 사는 엄마가 커피한잔하자고해서 커피 한잔 마셨는데 어느새 오전 시간을 다 보낼 정도로 둘이 수다를 떨었다. 오랜만에 만나 얘기를 하니 할 얘기가 많았던가보다. 우리 동에 살다가 앞동으로 이사를 갔는데 그곳 경비아저씨가 불친절하다는 얘기에서부터 별의별 얘기를 다 듣고 왔다.  

사람들은 생긴 것도 다르지만 마음 씀씀이도 참 다르고 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도 참 다르다. 나는 그냥 그러려니 생각했던 것들도 다른 사람 눈에는 참 이상하게 보이기도 했던가보다.  

다양한 사람들 속에 살다보니 다양한 이야기가 나돌고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만을 바란다. 

이젠 봄이 오려나 싶었는데 아직도 봄은 멀었는가, 그러고보니 현준이를 3월 26일에 낳았을때, 그때가 음력 2월 17일이었는데 올해는 음력이 많이 늦다. 그러니 3월이라도 날이 추운게 맞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오늘 현준이가 가져온 통신문에서 다음주 금요일에 생일잔치를 한다는데 양력 생일날 생일 잔치를 하게 되었다. 현준이는 더 많이 좋겠구나 싶다. 

아직 봄이라기엔 너무 쌀쌀하다. 감기 조심해야하는데 내가 감기에 걸린 것 같다. 내일은 시할머니 기일이라 큰댁에 가야하고, 둘째 형부의 기일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그때도 이만큼 추웠던 것 같다. 문득 형부가 그립고 보고 싶다. 인연이 짧은 나도 이리 사무치게 그리운데 언니나 조카는 얼마나 그리울까 생각하니 내색하지 말아야겠단 생각도 든다. 기일이 지나고 따뜻해지면 형부에게 한번 다녀와야겠다. 그러고보니 작년엔 한번도 다녀오지 않았던 것 같다. 올해는 꼭 다녀와야지. 잊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살아있다는게 그런걸까? 가끔씩 너무 잘 잊고 사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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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3-20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도 요즘 날씨가 참 따뜻합니다.
봄 날씨 같아요. 그런데 믿으면 안 되요.. 날씨가 변덕이 심해서..
그런데 전 여전히 감기기운이 있어서 간밤에 기침을 많이 했어요.ㅜ.ㅜ
새벽에도 기침 때문에 고생했는데 옆지기가 감기약 챙겨놓고 출근을 했네요.ㅋㅋㅋ
주말 가족과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고 감기약 챙겨 드세요.^^

꿈꾸는섬 2010-03-20 16:16   좋아요 0 | URL
후애님도 간밤에 기침이 심하셨군요. 저도 기침을 좀 했는데 유자차 마시고 좀 나았어요. 후애님도 따뜻한 차 자주 마셔주세요. 그럼 좀 나을거에요.^^
후애님과 옆지기님의 사랑은 감기약 챙겨놓는 것에서도 느껴지네요. 울 남편은 기침을 하던 말던 쿨쿨 잘 자더라구요.ㅜ.ㅜ

무스탕 2010-03-20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은 여린것들이 먼저 아는것 같아요.
나무의 새순이나 작은 꽃들이 먼저 봄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놀이터를 차지하는것 보면은요 ^^
너무 잊지 못하고 기억에 매여서 살게되면 현재가 없이 과거만 되풀이 되는 삶일거에요.
적당히 잊어주고 가끔씩 기억해 내고 그런것도 있어야지요 :)

꿈꾸는섬 2010-03-20 16:17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시인 같아요.^^
'봄은 여린 것들이 먼저 안다' 넘 멋져요.^^
기억이라는 게 늘 한결같이 생각나진 않잖아요. 가끔 잊혀지고 가끔 생각나고 그러지요.
앗, 그런데 예쁜 무스탕님 사진 결국 내리셨군요.
 
잘난 척쟁이 경시 대회 작은거인 5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강봉승 그림, 조병준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요즘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들 책을 보고 있다. 2006년에 출간된 이 책은 제목만 보아서는 무슨 내용일지 분간이 안되었다. '잘난척쟁이'들의 경시대회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는 했다. 

진부한 소재가 아니라 참신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우선 했다. 대부분 동화에서 다루고 있는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오는 동정심, 친구들과의 우정 문제, 가족간의 문제, 선생님과 학생 간의 문제가 아니라 학습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 실험을 통해 가족의 이야기, 친구의 이야기, 성취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것이 참 좋았다. 

동화책에서 이런 내용을 다루면 참 좋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이렇게 쉽고 재미나게 만들어 놓으니 정말 좋단 생각이 우선 든다. 이 책의 주인공인 제이크는 수업시간 잘난척쟁이들을 싫어한다. 무엇이든 남들보다 먼저 대답하고 남들보다 하나라도 더 알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친구들을 볼때마다 속으로 많이 싫어했다. 그런데 어느날 학교에서 과학 경시대회를 연다고 하고 대상을 받는 학생에게 최고 좋은 사양의 컴퓨터를 선물로 준다고 한다. 그것은 마침 제이크가 갖고 싶어하던 컴퓨터였고 그 컴퓨터를 갖기 위해 친구들을 비롯해 제이크도 과학 경시 대회에 참여한다. 과학 경시대회를 준비하면서 점점 자신도 잘난척쟁이처럼 변하고 있는 모습을 깨닫고 함께 출전하자던 친한 친구 윌리의 부탁도 거절한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회의적이 되고 경시대회에 참가하는 의미를 잃고 포기하려고 한다. 하지만 제이크는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윌리와 함께 출전을 결심하고 자기장의 세기에 대한 자신의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윌리와 열심히 연구하고 실험해서 결과물을 낸다. 과학경시대회가 열리는 날, 진정한 우승자는 자신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지만 후회없는 실험에 대해 만족한다. 윌리와 함께 했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하고 효과적인 실험을 할 수 있었다는 제이크의 생각은 공동체를 생각하게 만들어 가슴 뭉클하게 했다. 그리고 과학 실험의 여러 다양한 주제들, 개미는 냄새로 길을 찾는다는 가설로 연구한 결과, 또 곤충의 알은 어느정도의 빛의 세기를 받아야 알에서 부화하는가, 또 씨앗에서 줄기가 거꾸로 자라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등 다양한 과학적 사고를 엿볼 수 있게 해주어 더 즐거웠다. 성공한 실험들만 있는 게 아니라 성공하지 못한 실험들도 실려 있어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하고 결론을 도출해내는 자세한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제이크가 실험한 애너멜선을 못에 감아 건전지를 연결하면 자석이 된다는 사실도 과학적 상식이 없는 나에게는 흥미롭고 재미난 사실중 하나였다.  

이 책은 초등 저학년에서부터 고학년까지 읽기에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주이공인 제이크가 초등 3학년이다. 그리 길지도 않고 어렵지 않은 과학적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기에 저학년도 무리없이 읽을 수 있고, 고학년의 경우에는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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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3-19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재밌네요.^^
전 과학은 정말 싫어했어요.ㅋㅋ

꿈꾸는섬 2010-03-19 17:42   좋아요 0 | URL
전 아주 잠깐 좋아했는데 역시 머리가 나쁘니 자연히 싫어지더라구요.ㅋㅋ

순오기 2010-03-19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잘난척쟁이 경시대회 보셨군요.^^
엔드루 클렌먼츠 책- 프린들 주세요, 작가가 되고 싶어도 추천합니다.
제가 보장하는데 절대 실망하지 않아요.

꿈꾸는섬 2010-03-20 16:14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추천이라면 절대 실망하지 않을거라고 믿어요. 찾아서 읽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