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신이 나게 자전거를 타고 놀이터를 뛰어다니며 모래를 헤쳐놓으며 놀았다.
어느 누구 하나 춥단 말도 없이 열심히 놀기에 얼른 집으로 들어가잔 말도 못하고, 엄마들은 놀이터 한 구석에 서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난 자꾸 잔기침이 난다. 목이 간질간질하고 자꾸 기침이 나는데 아이들은 괜찮으려나 모르겠다. 현수는 슬그머니 침대에 누워 잠이 들고, 현준이는 짱구 보느라 꼼짝도 안 하고 있다. 나는 그 틈에 얼른 컴퓨터 잠깐 켜서 본다.
오전에는 앞동에 사는 엄마가 커피한잔하자고해서 커피 한잔 마셨는데 어느새 오전 시간을 다 보낼 정도로 둘이 수다를 떨었다. 오랜만에 만나 얘기를 하니 할 얘기가 많았던가보다. 우리 동에 살다가 앞동으로 이사를 갔는데 그곳 경비아저씨가 불친절하다는 얘기에서부터 별의별 얘기를 다 듣고 왔다.
사람들은 생긴 것도 다르지만 마음 씀씀이도 참 다르고 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도 참 다르다. 나는 그냥 그러려니 생각했던 것들도 다른 사람 눈에는 참 이상하게 보이기도 했던가보다.
다양한 사람들 속에 살다보니 다양한 이야기가 나돌고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만을 바란다.
이젠 봄이 오려나 싶었는데 아직도 봄은 멀었는가, 그러고보니 현준이를 3월 26일에 낳았을때, 그때가 음력 2월 17일이었는데 올해는 음력이 많이 늦다. 그러니 3월이라도 날이 추운게 맞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오늘 현준이가 가져온 통신문에서 다음주 금요일에 생일잔치를 한다는데 양력 생일날 생일 잔치를 하게 되었다. 현준이는 더 많이 좋겠구나 싶다.
아직 봄이라기엔 너무 쌀쌀하다. 감기 조심해야하는데 내가 감기에 걸린 것 같다. 내일은 시할머니 기일이라 큰댁에 가야하고, 둘째 형부의 기일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그때도 이만큼 추웠던 것 같다. 문득 형부가 그립고 보고 싶다. 인연이 짧은 나도 이리 사무치게 그리운데 언니나 조카는 얼마나 그리울까 생각하니 내색하지 말아야겠단 생각도 든다. 기일이 지나고 따뜻해지면 형부에게 한번 다녀와야겠다. 그러고보니 작년엔 한번도 다녀오지 않았던 것 같다. 올해는 꼭 다녀와야지. 잊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살아있다는게 그런걸까? 가끔씩 너무 잘 잊고 사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