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할머니 기일이라 큰댁에 갔다. 7시30분쯤 도착했는데 우리 식구가 도착하자마자 바로 제사를 지냈다. 음식만드는 건 큰어머님과 작은어머님들이 다 하셨으니 뒷설거지는 늘 내 몫이다. 제기 닦아 챙겨두고 제삿밥 먹고 물린 상 치우고 설거지하고 과일 깎아 먹었는데 9시쯤 되었다. 보통 친정에서는 아직 제사를 지내기 전 시간인데 시댁은 제사는 정말 빨리 지낸다. 9시30분쯤 큰댁에서 나와서 작은 언니네 집으로 향했다. 보통 10시쯤 지내니까 서둘러 가면 될 것 같았다.
다행히 장조카가 늦어서 우리가 도착하고 좀 있다가 형부의 제사를 지냈다. 어느새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이모부 얼굴을 못 본 아이들은 늘 "누나네는 왜 아빠가 없어?" 하고 물었었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제사에 대해 알기 시작해서인지 그런 질문은 하지 않는다.
가까이 사는 큰언니네 일찍 와서 작은 언니를 도와 음식 준비를 했다고 하고, 작은 언니네 시댁에서 큰고모님네와 작은 형님네가 와 계셨다. 형부가 죽고 2년만에 언니 시어머니도 돌아가셨다. 아들을 먼저 보낸 언니 시어머니의 속이 까맣게 타고 병이 나서 돌아가셨을 거라고 다들 그렇게 얘기했었다.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 않던가.
오랜만에 주말에 제사를 지내니 시댁식구들은 제사 지내고 제삿밥 드시고 먼저 일어나시고 우리는 남아서 맥주 한잔씩 하기로 했다. 아이들 먼저 재우고 오랜만에 모여 앉아 맥주를 마셨다. 다음날 일찍 나가야 한다는 큰형부는 3시간 자고 골프치러 가게 생겼다고 먼저 들어가 주무시고 남은 우리들은 새벽 4시 30분까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잤다. 다음날 먼저 잠이 든 아이들은 일어나서 한창 놀이에 빠져 있고 어른들은 숙취로 고생을 좀 했다.
비가 올거라더니 비는 오지 않고 황사도 없는 화창한 날이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탈 곳이 없어 잘 못 타는 인라인 스케이트도 타고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았다.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찌나 잠이 쏟아지던지 집에 와서도 거의 시체처럼 잠을 잔 것 같다. 그리고 저녁엔 남편이 일하는 곳 사장님이 저녁 초대를 해서 그곳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남편이야 워낙 일을 성실하게 해내는 사람이라 사장님도 많이 믿는 눈치이다. 마음 한편으로 좋은게 남편이 자랑스러웠다.




내가 찍은 사진이 아니라서 이렇게 나온 줄 몰랐는데, 어째 우리 현수가 인라인 신고 서 있는 모습이 상체만 나왔다. 고집스럽게 오빠가 타는 거 자기도 타겠다고 하도 우겨서 신겨 놓았더니 걸음마 할 수 있을때까지 신고 있더라. 아이들 크는 모습은 늘 즐겁다. (그런데 내 몰골이 너무 흉다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