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아이
필립 포레스트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림원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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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에는 여러 모습이 있다.

세상의 모든 고통과 슬픔을 다 토해내듯이 표현할 수 도 있을 것이고, 슬픔을 슬프다고 차마 표현하지 못하고 인정하기까지의 긴 시간을 필요로하는 슬픔도 있을 것이다.

말로 내뱉는 순간 어마어마한 현실적 악몽으로 변하기라도 할 것처럼 부모는 숨을 죽이고 죽음을 앞둔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추억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그렇다. 그 아이는 영원할 것이다.

죽은 아이는 영원하다. 부모의 기억 속에 영원히 결코 자라지 않을 피터 팬의 모습으로 기억될 것이다.

"잠이 든 다음에 훌쩍 날아오르면 돼" 라는 용감한 말을 남기고 피터 팬이 기다리는 모험의 섬 네버랜드로 떠난 것이다.

세사람은 휴가차 떠난 곳에서 눈을 기다리며 즐거워한다.

허나 기다리던 눈은 내리지 않고 세살배기 딸은 가끔씩 왼쪽 팔이 아프다고 통증을 호소하기는 했지만 그저 자라나는 성장통일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해왔다.

그러나 그 통증은 점차 심해지기 시작했고 아이에게는 아주 드문 악성종양인 골육종으로 밝혀지면서 길고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최대한 서로를 사랑하고 제임스 베리의 피터 팬을 읽으며 아프지 않은, 영원히 아이로 남아있는 아이들이 사는 네버랜드를 꿈꾸게 된다.

마지막 순간까지 폴린의 '달링' 이었던 피터 팬에게로 아이는 날아올랐을 것이다.

'영원한 아이'는 아이를 잃은 경험을 가진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그의 글 속에는 지나친 슬픔을 강요하지도 눈물을 쏟아내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평온한 마음을 간직한 채 산책을 하고 봄의 싱그러움을, 여름의 햇살을, 가을의 바람을, 겨울의 흰눈을 셋이서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할뿐이다.

개인적인 슬픔을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승화시킨 주옥같은 그의 글들이 살아 숨쉬는 것 같아 행복하기도 했고 서글프기도 했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아이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부모의 마음을 잘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다.

영원한 아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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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는 우유 배달부! -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상상초월 동물생활백서
비투스 B. 드뢰셔 지음, 이영희 옮김 / 이마고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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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는 우유배달부' 에는 책표지 글처럼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동물들의 생활백서가 가득하다.

인간이 자연에 끊임없이 적응하려고 노력해왔듯이 많은 동물들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은 자연에 적응력을 키우며 서로 협조하며 살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독일의 유명 동물작가인 비투스 B. 드뢰셔는 50여년간을 전세계를 탐험하면서 동물학자들과 함께 연구한 우리가 익히 알지 못했던 실제 동물들의 이야기를 솔로몬 왕의 반지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그저 약육강식만이 존재할 것 만 같았던 야생동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인간의 모습과 흡사함을 보여주고 어떤 면에서는 인간보다 더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인간의 한계로 인하여 동물들의 언어를 알아내지 못할 뿐이지 동물들은 서로간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종족을 보존하고 자식을 양육을 하고 새로운 세대를 위해서 교육을 시킨다.

동물사회에서도 결혼제도, 언어, 자녀 양육문제, 죽음에 대한 의식, 생존전략, 조화로운 삶의 기술을 통해서 돌고래에서부터 야생의 사자, 하이에나, 펭귄에 이르기까지 아우르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다.

예를 들어 그저 비겁한 시체 청소부로만 알려지고 배신자의 이미지로 그려져왔던 하이에나의 자식사랑과 펭귄아빠의 사랑이 놀라웠다. 하이에나는 어린 새끼들에게 풍부한 영양이 들어 있는 우유를 주기 위해 암컷과 하이에나 무리는 120킬로미터 떨어진 사냥터까지 왕복 닷새가 걸려 사냥을 하는 것이다.

펭귄아빠는 오직 알을 위해 영하의 추위와 굶주림을 참으며 알을 보호하고 부화시킨다. 알에 나온 새끼 펭귄에게 자신은 굶주림에 지쳐 있어도 모이주머니에 담긴 우유분비물을 주어 새끼 펭귄을 살린다.

하이에나, 펭귄외에도 많은 동물들이 자식을 위해서 많은 희생을 하고 무리 속에서 생존전략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도덕적 교육을 시켜 무리 속에서 소외당하고 버려지는 것을 방지하는 교육을 시킨다는 알게 되었다. 평화적이고 순한 동물로 알려진 코끼리가 어느 해인가에 가장 폭력적인 살인마로 변해버린 사건과 호랑이, 늑대이야기에서 알수 있듯이 어린 시절 부모와 떨어져 무리 속에서 동료들과 지내는 법을 배우지 못한 동물들은 커서도 무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놀라운 폭력성을 보인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했고 무섭도록 인간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인간과 동물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것이다. 무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교육받고 자제심을 배우며 자라야 조화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죽음을 애도하는 화덕딱새, 오소리, 개, 고양이 등 동물들이 동료를, 가족을 애도하는 부분에서는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고, 죽음을 예측하는 동물들의 놀라운 예지능력은 신비로웠다.

우리가 그들의 언어소통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인간의 방식대로 해석하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생한 실제모습을 이해하고 보전해간다면 자연과 인간, 동물이 조화를 이룬 평화로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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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단백질 소녀  두번째 이야기 184쪽에 보면, 파올리나는 쟈쟈의 성적취향을 의심하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쟈쟈는 남자들과의 관계보다는 자기랑 있는 것을 더 좋아하고 여자친구들하고 친밀한 관계를 가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에게 묻게 된다.

<파울리나는 조심조심 걸어나와 호시탐탐 쟈쟈를 살피며 애써 거리를 유지했다.

"헤이, 파울리나...... 엉, 너 왜 그래?"

"개인적인 질문 하나 해도 될까?"

"당연하지! 갑자기 모르는 사람처럼 예의바르게 왜 그래?"

"너 게이니?"

"뭐?"

"너 게이냐고?" >

당연히 쟈쟈는 펄쩍뛰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대라고 파울리나에게 묻게 되고 파울리나는 여전히 쟈쟈와 거리를 유지하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넌 남자보다는 여자들을 더 편해하는 것 같다는 식으로...

 

친구와 전에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와...우린 이렇게 잘 맞고 이해를 하는데, 우리가 이성간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럼 당장 난 너랑 결혼했을텐데...그치?"

물론 우린 이야기를 해놓고 "욱~~"을 연발했지만서도 말이다.

이렇듯 동성친구랑 오랜 시간 같이 지내다보면 그 친구랑 닮아감을 느낀다.

그래서 항상 조금은 긴장을 해야만하는 이성친구보다는 동성친구들이 편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나역시 성정체성을 의심봐야 할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한 1초쯤 떠올랐었다.

그 장의 마지막 부분에서

중략

"만약 실은 네가 그렇다면?"(여전히 게이를 의심하며)

파울리나의 태도가 좀 부드러워졌다.

"우리 둘의 우정을 걸고 만약 내가 그렇다면, 반드시 맨 처음으로 너에게 알릴 거야."

"좋아, 믿어."

두 사람은 여자 화장실에서 텔레비젼 8시 인기 프로그램같이 친숙한 기분으로 서로를 안았다.

기묘한 건 파울리나가 불현듯 뭔가를 느꼈다는 것이다. 그녀는 쑥스러웠고, 그래서 선제공격을 했다.

"그럼 양성애자는?">

이 부분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가 다 뱉어 낼 뻔했다.

웃음이 터져나와서...

그녀들이 귀엽다.

 

'단백질 소녀' 두번째 이야기를 읽다보니, '섹스 앤더 시티'와 야마다 에이미의 '배드마마 자바'가 떠올다.

파울리나는 '섹스 앤더 시티'의 사만다의 모습과 '베드마마 자바'의 그녀와 많이 닮아있음을, 또한 쟈쟈는 캐리와 샬롯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동. 서양의 그녀들의 모습은 사랑이라는 이름아래에서는 비슷한 사고와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인 삶에서보다는 그녀들의 삶은 무한정 화려하다.

수많은 파티를 하고 수많은 이성을 만나고 사랑을 하곤한다.

그부분에서 이야기가 끝이 난다면 많은 여성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우리와 많이 다른 삶을 사는 그녀들이 공감이 되고 때론 그녀들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은 바로 사랑에 대처하는 그녀들의 모습이 우리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사랑을 시작할 때의 설레임과 그 사랑이 완벽하다고 믿고 싶어하는 모습에서 사랑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랑의 배신에 치를 떨거나 헤어진 애인에게 집착을 보이는 부분들은 모습은 어쩔 수 없는 사랑의 뒷모습이기에 이해를 하게 되는 것이다.

여전히 그녀들은 꿈을 꾼다.

나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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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소녀 두 번째 이야기 - 파울리나 & 쟈쟈
왕원화 지음, 신주리 옮김 / 솔출판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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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원화의 '단백질 소녀' 두번째 이야기는 타이완을 배경으로 두명의 여자친구인 쟈쟈와 파울리나의 현실적 사랑찾기의 이야기이다.

파울리나와 쟈쟈는 서로 많이 다른 듯하면서도 어찌보면 아주 많이 닮은 꼴을 가진 친구사이이며 이혼의 아픈 경험을 가진 공통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사랑을 할 때마다 매번 사랑이 전부인 것 같은 피올리나는 첫사랑의 실패이후 남녀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진부하다고 느끼고 육체적인 사랑을 믿는 편이다.

남자들은 겉으로는 완벽한 신사들이지만 실제의 그의 모습을 알기 위해서는 섹스가 필수조건이라고 믿는다.

남녀관계에 있어서 섹스만큼 솔직한 표현은 없다고 믿는 피올리나는 여러 남자들과의 짧은 관계를 유지하게 되지만 마음의 허전함은 채울 수가 없어 끊임없이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게 되고 ...... .

쟈쟈는 첫남자이자 첫사랑이었던 남편과의 짧은 결혼 생활 속에서 겪은 사랑의 배신에 환멸을 느끼게 된다. 파울리나의 실질적인(?) 가르침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고 다시 한번 사랑을 하게 되는 꿈을 꾸게 되지만 현실에서의 사랑은 자꾸 엇나가게 되고 힘들어하게 된다.

첫사랑 남자의 배신으로 사랑의 환상이 와르르 무너진 그녀, 파올리나와 자신의 사랑은 완벽하고 굳건하다고 믿었던 쟈쟈는 사랑이 끝난 후에야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쟈쟈는 항상 만나는 남자위주로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했었고 파올리나는 진정한 사랑을 믿기에는 현실이 지독함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새로운 사랑을 꿈꾼다.

무지개 저너머 어딘가에 진실된 사랑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 그녀들이다.

그런 그녀들의 모습에서 살포시 우리와 결코 다르지 않음과 비슷한 모양새를 발견하게 된다.

다만 극적인 사랑찾기를, 남자찾기를 보여주다보니, 알수없는 성적인 내음이 물씬 풍기는 클럽에서의 모습과 행동들은 정말 상류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일까...하는 의문감과 거부감을 갖게 한다.

물론 소설보다 현실이야기가 더 무섭고 실제일 것 같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하니, 평범한 독자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고 거슬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작인 '단백질 소녀'를 읽지 못하였기에 이번 소설은 어떠하다는 평을 내리기에는 부족함이 나에게는 있다. 그리하여 왕원화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기 전에는 판단을 보류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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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과 그림자 도둑 1
리들리 피어슨.데이브 배리 지음, 공보경 옮김, 그렉 콜 그림 / 노블마인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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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과 그림자 도둑'은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한올한올 끄집어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했다.

처음 책을 통해 피터팬을 알게 되면서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 수 있는 피터팬을 동경하기 시작했고, 피터팬과 함께 신나는 모험을 하는 웬디가 어찌나 부러웠던지 때로는 피터팬이 되는 상상을, 때론 웬디가 되어 고아들의 엄마가 되어 살아가는 상상을 했었다.

피터팬이 여전히 전세계의 수많은 독자들을 불러 모으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매력적이면서 나라면 어떨까하는 괜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영원한 아이로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결코 늙지 않고 어린아이의 마음을 간직한 채 네버랜드에서 살아간다는 것에 동경과 팬터지는 끊임없이 피터팬을 찾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어린시절에는 나이든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이였기에 그저 피터팬이 학교에 다니지도 않고 어른들의 잔소리도 없는 곳에서 친구들하고 영원히 살아간다는 사실에만 열광을 했었다면, 지금은 영원히 소년으로 살아가야 하는 피터팬이 마냥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른이 되어보고 싶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허나 여전히 피터팬이 부럽다. 늙지않고 영원히 순수한 마음으로 네버랜드에서 살아가는 피터팬이 말이다.

'피터팬과 그림자 도둑'은 전작인 '피터팬과 마법사의 별'에 이어 마법의 힘을 가진 별가루를 지키려자는 자들과 빼앗으려는 자들의 대결구도로 되어 있다.

피터팬과 고아소년들이 말러스크 섬에 후크 선장과 해적들과 대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피터팬이 친구인 몰리 애스터의 위험을 알게 되고 런던으로 어둠의 세력인 그림자 도둑 옴브라 경의 배를 몰래 타고 와 벌어지는 모험을 담고 있다.

마법의 별지킴이인 몰리 아버지 레오나드 애스터경은 별가루를 반환하려하고 악의 세력들은 빼앗아 지구를 악의 세계로 만드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아내이자 몰리의 엄마인 루이즈의 목숨을 대의를 위해서 희생해야만 하는 지에 대해 몰리와 레오나드는 갈들을 하게 되는 부분에서는 나역시 어찌해야할까하는 고민에 빠졌었다.

다행히 팬터지 동화답게 꼬마 영웅인 피터팬이 시원하게 해결해주어 재미있었다.

책 속에 독자들을 위한 재미도 숨겨져 있는데, 몰리와 피터를 도와 마법의 별가루를 반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는 몰리의 이웃집 친구는 웬디의 아버지 존의 어린시절모습이고, 피터가 런던의 뒷골목에서 곤경에 당하고 있을 때 구해준 신사는 피터팬의 원작자인 제임스 매튜 베리이기 때문이다. 알고 읽으면 배는 더 즐거워지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 장에서 고아소년들을 포로로 잡아놓고 피터를 골려줄 생각만하던 후크선장에게 날아온 망고로 이야기가 끝나는 부분에서는 웃음이 가시질 않게 된다.

우리들 누구에게나 피터팬은 영원히 살아 숨쉴 것이라 믿으며 나이가 들어서도 마음 속 피터팬만큼은 소년, 소녀의 순수성을 간직한 채 살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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