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에는 여러 모습이 있다.
세상의 모든 고통과 슬픔을 다 토해내듯이 표현할 수 도 있을 것이고, 슬픔을 슬프다고 차마 표현하지 못하고 인정하기까지의 긴 시간을 필요로하는 슬픔도 있을 것이다.
말로 내뱉는 순간 어마어마한 현실적 악몽으로 변하기라도 할 것처럼 부모는 숨을 죽이고 죽음을 앞둔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추억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그렇다. 그 아이는 영원할 것이다.
죽은 아이는 영원하다. 부모의 기억 속에 영원히 결코 자라지 않을 피터 팬의 모습으로 기억될 것이다.
"잠이 든 다음에 훌쩍 날아오르면 돼" 라는 용감한 말을 남기고 피터 팬이 기다리는 모험의 섬 네버랜드로 떠난 것이다.
세사람은 휴가차 떠난 곳에서 눈을 기다리며 즐거워한다.
허나 기다리던 눈은 내리지 않고 세살배기 딸은 가끔씩 왼쪽 팔이 아프다고 통증을 호소하기는 했지만 그저 자라나는 성장통일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해왔다.
그러나 그 통증은 점차 심해지기 시작했고 아이에게는 아주 드문 악성종양인 골육종으로 밝혀지면서 길고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최대한 서로를 사랑하고 제임스 베리의 피터 팬을 읽으며 아프지 않은, 영원히 아이로 남아있는 아이들이 사는 네버랜드를 꿈꾸게 된다.
마지막 순간까지 폴린의 '달링' 이었던 피터 팬에게로 아이는 날아올랐을 것이다.
'영원한 아이'는 아이를 잃은 경험을 가진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그의 글 속에는 지나친 슬픔을 강요하지도 눈물을 쏟아내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평온한 마음을 간직한 채 산책을 하고 봄의 싱그러움을, 여름의 햇살을, 가을의 바람을, 겨울의 흰눈을 셋이서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할뿐이다.
개인적인 슬픔을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승화시킨 주옥같은 그의 글들이 살아 숨쉬는 것 같아 행복하기도 했고 서글프기도 했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아이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부모의 마음을 잘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다.
영원한 아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