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책을 읽으면서 조금 거북했다. 일단 영어책을 한권 외우라는 것도 내 공부 스타일과도 맞지 않고, 게다가 1/4정도를 시간관리에 할애한다. 시간쪼개기, 계획세우기 이런 내용에는 반감이 크다. 처음에는 그 선입견 때문일까. 책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다만, MBC PD라는 것, PD가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고, 영어책을 써야 하는 MBC의 현실이 더 캐탄스러웠다. 


 다른 영어교육책들을 들춰보느라 책을 다시 집어 들었는데, 저자의 의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영어책 한권을 외우라는 의미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우리가 영어공부를 하면서 안다는 착각에 빠져 있지 않은지를 묻는다. 


책 한 권이라는 목표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성과가 보이지 않아도 포기하지 말고 한 권을 다 외울 때까지는 해보는 겁니다. 교재 앞부분은 쉬워서 진도가 잘 나갑니다. 후반부에 들어서 면 점점 더 암기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문장도 어려워지고, 누적된 표현의 가짓수가 많아지면서 복습을 할 때마다 소요 시간이 늘어 나거든요. 무엇보다 가장 힘든 때는 몇 달째 열심히 했는데도 실력이 나아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그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야 합니다. 적어도 첫 번째 계단을 만날 때까지는 버텨야 합니다. 양질 전환이 이루어지는 첫 번째 전환점 말입니다 이 첫 고비를 넘기면 영어 공부에 재미가 붙을뿐더러, 인생에서도 힘 든 순간에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책한권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기 위해저는 매일 한 과씩 외우고 전날까지 외운 것을 복습하는 공부가 중요합니다. 복습을 할때 핵심은 책을 보지 않고도 영어문장이 떠올라야 한다는 것입 니다. 책을 보고 읽으면 다 아는 것 같은 착각이 생기거든요. (24쪽)


공부에 대한 오해를 살펴보는 책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헨리 뢰 디거 등 지음, 김아영 옮김, 와이즈베리)를 보면, 심리학자들이 '지식의 저주(the curse of knowledge)'라고 부르는 현상이 나옵니다 자신이 이 미 능숙하게 익힌 지식이나 기술을 다른 사람이 처음으로 배우거나 과제를 수행할 때 더 짧은 시간이 걸리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가리킵니다. 

...

'많이 들어본 것 같은 이야기를 들을 때 우리는 안다는 느낌 (the feeling of knowledge)에 빠지고 그 착각이 사실이라고 믿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유창성 착각(fluency illusion)은 텍스트에 유창한 것을 내용에 숙달한 것으로 착각하는 데서 일어난다. 예를 들어 어려운 개념을 특히 명료하게 표현한 자료를 읽는다고 해보자 자료를 읽으면서 그 개념이 정말로 간단하다고 생각할 수 있고 다 아 는 것 이었다는 생각마저 들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교재를 반 복해서 읽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은 교재를 여러 번 읽 어서 익숙한 것을 그 과목에 대해 이용 가능한 지식을 얻은 것으로 착각할 수 있고, 그 결과 자신이 시험에서 얻을 성적을 과대평가하게 된다 -(어떻게 공부할 것 인가》(헨리 뢰디거 둥 지음, 김아영 옮김, 와이즈베리) (90-91쪽)


저자가 영어책 한권을 외우기를 강조하는 것은 몸으로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수영이나 자전거를 배우는 것처럼 몸으로 익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어느 정도 말이 되는 것 같다. 

공부를 할 때 책을 눈으로만 읽으면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머리로 이해하기보다 입으로 자꾸 소리 내어 훈련하는 것이 중요 합니다 무협 영화를 보면, 고수가 되는 이상적인 수련 방법은 간단 한 일을 몸으로 반복하는 겁니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물을 나르거나 무거운 도끼로 장작을 패는 단순한 일만 반복해서 합 바복해서 합니다. 사부님은 절대 현란한 초식이나 고급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아요 주지 않아요. 기초 내공만 계속 수련하게 하지요 무공을 닦는 것처럼 영어 공부도 기 초를 꾸준히 갈고닦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학 공부를 시작할 때는 적은 분량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학습법이 좋습니다. 주변에 보면 매일 CNN을 틀어놓고 그걸로 영 어 실력을 쌓겠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계속 듣다 보면 한두 개라도 얻어걸리겠지' 하는 심정이겠지요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 즐거운 마음으로 영어 팟캐스트를 듣는 분도 많지요. 이런 공부는 참 즐겁 습니다 영화 속 영어 대사도 즐기고, 진행자의 농담도 들으며....... 이렇게 매일 1년을 들으면 영어가 늘겠지' 하는 심정으로 듣습니 다 하지만 초보일 경우, 이런 공부는 세월만 좀먹을 뿐 효과는 거 의 없습니다. 

기왕 결심을 했다면, 기초 회화를 외우세요 초급 회화 암기로 영어의 틀을 잡은 후에라야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를 접하는 게 효과 가 있습니다. 

...

저는 머리를 믿지 않아요. 오히려 습관이 깃든 몸을 믿습니다 무 엇을 잘하려면, 매일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꿈이 있다면, 머리를 쓰지 말고 몸을 굴리자.'

이것이야말로 제가 영어 공부를 통해 몸에 익힌 절대무공입니다. (45-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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