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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 KOTRA 전 세계 주재원이 취재한 비즈니스 금맥
KOTRA 지음 / 알키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연말 연초에 읽는 주제 중 하나가 트렌드, 경제전망이다. 읽을 때 마다 재미있다고 느낀 책 중에 하나가 바로 KOTRA에서 펴낸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이다. <트렌드 코리아>가 굉장히 작위적으로 의아한 점이 많다면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는 가벼우면서도 재미가 있다. (한달전에 읽은 책인데, 이제서야 간단히 후기를 남긴다
단순히 재미 삼아 읽기에조 좋지만, 독자 스스로 서로 다른 주제들을 엮어 본다면 조금 더 생산적인 관찰이 될 것이다. 저자들의 목차에 얽매이지 않고, 음식끼리, 사람들의 경험까리 연관지어 생각해보는 것이다.
일단 주제를 보며 다음과 같다.
- 퓨처 푸드Future Food : 편견을 뛰어넘은 먹거리
- 새로운 안식처New shelter : 이 땅을 떠나는 사람들
- 데일리 디톡스Daily Detox : 일상에서 휴식을 찾다
- 옴니프레즌스Omnipresence : 언제, 어디서나, 즉시
- 에코 크리에이터Eco Creator : 창조적인 친환경 비즈니스
- 호모 루덴스Homo Ludens : 특별한 놀이를 꿈꾸다
- 따뜻한 인공지능Emotional AI : 인간을 위한 로봇
- 맞춤형 휴가Tailor-made Vacation : 판에 박힌 휴가는 거부한다
-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 식사 그 이상
- 펫밀리Petmily : 새로운 가족의 탄생
- 온리 미Only me : 오직 나를 위한 삶
- 구루 마케팅Guru Marketing : 믿음으로 지갑을 열다
대충 전 세계의 소비패턴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볼 수 있다. 하나 분명히 해둘 것이 있는데, 이건 소비트렌드라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트렌드 코리아>는 문제가 심각하다. 소비만 다루는데 마치 대한민국 전체를 다루는 것 처럼)
총 12개의 주제로 에피소드들이 엮어 있는데, 인공지능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트렌드이다. 인공지능에 인간적인 것을 더한 시도는 예전에도 있었다. 십여년전 일본에선 애완용 로봇 강아지가 선 보였는데 최근엔 인공지능을 갖추기 까지 했다. 인공지능을 로봇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난다면 메신저를 활용한 채팅봇도 하나의 인공지능이다. 그중에서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아이폴리는 감동적이다.
아이폴리를 처음 접한 대부분의 시각장애인 사용자들이 보인 첫 반응은 '눈물'이었다. ... 아이폴리 앱만 있으면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통해 주변 물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244쪽)
IT의 발전으로 On demand 개념으로 발전하였다는 것은 쉽게 접하는 트렌드이다. On demand가 조금 더 진화했다. 이제는 마음에 드는 물건을 가게가 아닌 길거리에서 발견하더라도 실시간 쇼핑을 가능하게 한다.
크레이브 앱이 이렇게 주목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고 싶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사이트들을 하나 하나 확인하거나 일일이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이리저리 찾아 해멜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크레이브 앱을 사용하면 시간을 절약하는 것은 물론 쉽고 간편하게 효율적으로 쇼핑을 할 수 있다.
슬라이스 사는 크레이브 앱 외에도 유사한 방식의 앱인 파운스와 구매를 원하는 특정 물품을 카메라로 찍어 검색하면 을 찾아주는 스닙스냅snipSnap 앱을 보유하고 있다. (125쪽)
물론 실제 제조사들의 물건을 팔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겠지만, Buying Power를 갖게 된다면 이 회사의 영향력을 굉장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 역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집을 빌려주고 돈을 버는 혹은 빈 집을 활용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하우스시팅이란 말 그대로 남의 집을 봐주는 일이다. 누군가의 집을 지키면서 애완동물이나 정원의 식물 등을 돌보는 대신 그 집에서 무료로 숙박하는 것이다. 휴양지 못지않은 이색적인 지역에서 내집처럼 편안하게 지내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휴 가로, 독일의 젊은이들과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사이에서 인기다.
무엇보다 독일은 지리적으로 유럽 중간에 위치하기에 휴양지로 유명한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을 자동차나 비행기로 쉽게 여행할 수 있어 하우스시팅을 하기에 용이하다. 집주인 역시 하우스시팅을 이용하면 휴가철에 마음 편히 집을 맡기고 휴가를 갈수 있다. 또한 외부 콘퍼런스 등으로 집을 일주일 정도 비워야 할 때 하우스시팅을 통해 애완동물을 맡기고 걱정 없이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애완동물을 돌봐주는 사람에게는 일당 대신 내 집을 무료의 휴식 및 숙박처로 제공할 수 있으니 따로 비용이 들지 않는 좋은 거래인 셈이다. (273쪽)
친환경역시 단순히 구호에서 넘어 안보이는 곳까지 파고들고 있다. 포드사는 최근 콩으로 제작한 시트 개발에 성공했고, 민들레뿌리, 코코넛 등을 이용한 자동차 내장재를 개발하고 있다.
노는 인간 호모 루덴스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 몇 해전 유럽에서는 게임을 풀어 탈출하는 탈출방이 선보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케이블 TV 및 실제 탈출방이 생기기도 했다. 한 때 일에 집중하면서 놀이는 감상하던 시대에서 이제 직접 즐거움을 느끼는 시대로 변한 것이다.
비록 물리적으로 느낄 수는 없지만 또 다른 스릴감을 선사하는 체험도 있다. 바로 CS|Crime Scene Investigation 체험이다. 이는 직접 CSI의 직원이 되어 가상 범죄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5시간짜리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살인 범죄 현장을 찾아 경찰의 배석 하에 수사하고 범죄 현장의 흔적이나 증거물을 특수장비를 통해 평가하며 범인의 몽타주를 작성한다. 유력 용의자를 심문한 뒤 살인자를 경찰에 하는 것으로 끝난다. 잔혹한 범죄 현장에서 긴장감을 느끼며 범죄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195쪽)
특이한 것은 주식시장 처럼 수요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술집이다.
최근 들어 홍콩의 핫 플레이스로 부상한 랑콰이퐁Lankwaifong 그곳에 기발한 테마의 바가 새로 오픈했다. 바로 주식시장을 테마로 한 울프 마켓Wolf Market'이다. 주식시장이 모티브인 만큼 가장 특이한 점은 판매되는 술의 가격이 수요에 따라 실시간으로 계속 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카옌 버블스cayenneBubbles (라임 추출물로 만든 보드카와 리치향이 나는 리큐어를 자몽주스, 레몬바질, 칠리시럽과 섞어서 만든 칵테일)을 주문하면 카옌 버블스의 가격이 올라간 반면 인기 없는 술은 수요부족으로 가격이 내려간다. 실제로 파인트 한 잔에 70홍콩달러(한화로 약 9900원)에 판매되던 아사히 맥주가 한 테이블에서 단체로 주문하자, 110홍콩달러(약 1만 5,500원)까지 치솟았다.
실시간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술의 가격은 바 내의 벽과 천장에 설치된 LED 주류 가격현황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식 현황판과 매우 흡사한 이 전광판에서는 판매되는 모든 술의 가격뿐 만아니라 상승폭과 하락폭까지 확인할 수 있다. (308-309쪽)
먹방, 쿡방은 전세계적인 인기다. 음식을 먹는다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이 엔터테인먼트로 발전하고, 사회연결망과 함께하기도 한다. 최근 유명셰프와 음식과 쇼를 즐기는 프로그램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더해 같이 먹는 소셜다이닝 형태로의 진화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다. 혼밥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는 특이하게 혼밥 문화가 형성되면서 반대로 소셜다이닝 형태로도 보이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인간-사회라는 원초적인 관심이라고 봐야 하나.
이탈리아 밀라노에 거주하는 멜리사Melissa와 레레Lele는 차가운 도시생활에 지친 젊은이들에게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들의 집을 개방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건강한 식생활이란 식사 한 끼에 들어가는 영양소뿐 아니라 올바른 식사 문화와 오감을 만족시키는 즐거움이 식탁에서 이뤄지는 것이었다.
시작은 매우 단순했다. 그들의 집에서 멜리사는 요리를 하고 레레는 손님 호스트를 담당하기로 하고, SNS를 통해 예약을 받아 손님들과 함께 오붓하게 저녁을 먹는 것이었다. 1주일에 1번, 10~12명이 함께 모여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이 모임은 참석했던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그 성격이 조금씩 진화하기 시작했다. (323쪽)
이 책들의 효용은 이런 흐름을 읽어 내는 데 있다. 단순히 여기에서 나오는 내용으로 소비트렌드가 갈 것이라고 마냥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결국 소비라는 것도 사회, 경제, 문화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고, 또 어떤 내용은 흥미로울 뿐 사회전체적인 내용은 아니어서 단순히 이 책 한권 읽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도 위험하다. 몇 년 동안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읽을 필요가 있다. 사실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는 KOTRA가 꾸준히 제공하던 정보가 책으로 엮어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