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왜 자동차를 만드는가 - 구글 vs 도요타, 자동차의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전쟁의 시작
이즈미다 료스케 지음, 이수형 옮김 / 미래의창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구글은 왜 자동차에 손을 댄 것일까? 단순히 자동차를 차세대 수익사업으로 생각한 것은 아닐 것이다. <구글은 왜 자동차를 만드는가>에서 구글이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사회 시스템의 변화의 주축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율주행자동차는 사회 시스템 자체의 큰 변화를 가져온다고 본다.

  • 금융 : 사고가 나지 않는 차로 인해 자동차 보험의 의미와 대상, 자금흐름, 업계 구조가 크게 변한다.
  • 관리 당국 : 사람이 운전하지 않기 때문에 운전면허증 자체가 필요없다.
  • ICT : 통신사업자가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다.
  • 제조업 : 일본 국내 자동차 산업의 가치사슬이 짧아져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커진다.
  • 에너지 : 도시는 기존의 에너지를 소비만 하던 상태에서 저장하는 기능도 갖게 된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율주행자동차가 만들어 낼 산업은 기존 자동차 산업과는 확연히 다르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이동통신 시스템을 통해 네트워크에 접속된다면 통신사업자도 중요한 관계 그룹이 된다. 2012년 소프트뱅크Softbank는 미국의 이동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 Sprint를 인수해 주목을 끌었다. 이것을 통신사업자가 직접 자율주행 자동차의 판매를 취급할 수도 있는 미래를 내다본 전략으로 해석하 는 사람들도 있다. 가령 그렇게 되었을 경우, 지금까지 취급해온 휴대폰이나 스마트폰과는 차원이 다른 사업 규모를 갖추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구동 플랫폼에서 동력원이 바뀌면 에너지 회사의 역할도 달라진다. 지금처럼 더 이상 주유소에서 기름 을 넣지 않으면 석유회사의 사업 모델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현재와 비교적 가까운 모델로 이행한다면, 아마도 연료전지 자 동차에 수소를 공급하는 수소 스테이션 모델, 정도는 생각해볼 수 있다. 전기자동차라면 전력 회사가 전기를 직접 공급하는 사업 모델이 떠오른다. 현재의 이동통신사업자가 스마트폰을취 급하듯이 전력 회사가 전기자동차를 취급하는 시대가 곧 올지 모른다.

 

지금까지 충분히 평가받지 못한 자동차 딜러도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실제 빌 게이츠가 미국 최대의 자 동차 딜러인 오토네이션AutoNation 주식을 개인적으로 보유하거나 워렌 버핏이 업계 6위인 밴 틸 그룹Van Tuyl Group을 인수하는 등 자동차 딜러 업계에 대한 주목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만일 자율주행 자동차의 플랫폼이 전기자동차라면 충전 시스템의 일부를 자동차 딜러가 담당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자율주행 시스템은 다양한 산업의 관련 집단과 접점을 갖고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사회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모든 산업의 주요 관련 집단이 참여하는 이종격투 기 싸움의 양상을 띠게 된다.

 

여기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율주행 시스템에는 그것을 운용하기 위한 인프라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기 존의 자동차 산업처럼 제품만 팔아버리는 사업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띤다. 그리고 그 사업 영역을 펼쳐나가려면 더욱 거 시적인 도시 디자인에까지 관여해야 한다.  (33-34쪽)

 

구글이 자율주행자동차 산업에 관심이 큰 것은 이 산업의 핵심을 ICT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도요타도 가능성이 있는 것 처럼 이야기한다. 일단 도요타는 영업이익, 영업현금흐름에서 여타 자동차 기업 뿐만 아니라 ICT 기업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자율주행차에 맞는 도시디자인이 가능하다는 점을 큰 장점으로 본다.

 

어찌되었건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이 모든 산업에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 부분은 조금은 조심스럽게 봐야 할 것이다. 특정 기업에 너무 많은 힘이 모이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

 

저자가 지적하는 점 중에 일본이 아직 이 산업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여전히 하드웨어적 생각에 갖혀 있다고 본다. 이는 우리나라 역시 가지고 있는 심각한 문제다. 최근의 AI에서 부터 스마트폰, 자율주행자동차를 바라보는 시각이 하드웨어라는 한계에 갇혀있다. 여전히 하드웨어에 올인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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