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이다. 고향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부모님, 친척을 찾아 먼길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명절이면 빠지지 않는 뉴스가 바로 교통정체이다.

 

 <세상물정의 물리학>에서는 교통정체에 대해 유령정체phantom traffic jam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Youtube 화면에서도 나오지만 모두가 동일속도, 동일차로를 달린다면 교통정체가 없을텐데 실제 화면에서 보듯이 1대가 순간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을 때 연쇄 반응이 일어난다.

 

 이는 밀도 차이에 의한 것으로 이런 밀도가 해소되지 않는 한 해결하기 힘들다. 그런데 해결방안이 있기는 하다. 운전자의 반응속도의 차이에 의한 정체라면 모든 차가 동시에 일정한 간격,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면 가능하다. 아마도 100% 자율주행차라면 정체없는 운전이 가능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밀도를 분산시키는 방법이 최선인 것 같다.

 

 

차가 많아도 모든 차가 다 함께 정확히 같은 거리를 유지하면서 같은 속도로 달리면 막힐 이유가 없다. 하지만 도로 위에 차가 많아지면 차 사이 거리가 줄어든다. 이때 차 1대가 살짝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조금만 줄여도 그 뒤를 바짝 쫓아오던뒤차는 깜짝 놀라 속도를 갑자기 줄이게 되고, 그 차의 또 뒤차는 어쩌면 아예 서버릴지도 모른다. 이 과정에서 정체가 생기는 것이다. 이처럼 교통정체는 사고가 나지 않아도, 갑자기 앞 트럭에서 짐이 떨어지거나 고라니가 도로로 뛰어들 않더라도 얼마든 생길 수 있다. 이를 유령 정체phantom traffic jam라 부른다. 

유령 정체가 생기는 이유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운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운전 습관 차이, 교통상황에 대한 판단 차이, 자동차의 가감속 능력의 기계적 차이 등을 생각하면 도로 위 자동차들이 다르게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차이로 균일하던 교통 흐름에 작은 교란이 생길 경우, 교란은 마치 퐁당퐁당 던진 돌멩이가 만드는 호수 위 물결처럼 파동 형태로 도로 위를 움직인다. 도로 위에 차가 많지 않다면 1 대가 만든 작은 교란은 뒤차에 영향을 주지 않고 곧 사라진다. 그러나 차들이 많아 촘촘히 움직일 때는 작은 교란도 바로 뒤 차로 전달되며 증폭 확대된다. 

 

다시 말해 운전자의 반응시간이 길고, 도로 위의 차 움직임이 균일하지 않으며, 운전자가 교통 상황에 과잉 반응하는 것, 이것이 바로 사고 가 나지 않아도 차만 많아지면 도로 위에 정체가 나타나는 이유다. (115-116쪽)

 

일단 고체 상태가 되면 온도를 변화시키지 않는 한 절대로 스스로 알아서 액체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는 손난로처럼 고속도로 위 정체도 차의 밀도가 변하지 않는 한 저절로 풀리지 않는다. 온도를 많이 올렸다 식혀서 다시 액체로 만드는 손난로처럼, 차의 밀도가 작아져야만 교통 정체가 해소되고 이후 차 대수가 천천히 늘어나 이전 정체가 있던 차의 밀도에 이르면 교통 흐름은 원활한 비평형 상태에 머무를 수 있다. (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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