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유럽연합 EU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1950년대 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었지만 정작 연합체의 모습을 갖춘 것은 1990년대에 들어서의 일이다. 연방주의자들과 국가주의자들의 대립도 강했지만, 무엇보다 유럽연합을 만들기 위한 공동통화의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았다. 유럽연합을 구성하는데 앞장 선 프랑스와 달리 서독은 마르크화를 포기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소련의 해체와 더불어 갑작스럽게 상황이 반전된다. 통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 서독은 프랑스의 협조가 필요했고, 프랑스는 단일통화 사용으로 궁극적으로 독일을 유럽국가내에 묶어 둘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두번의 전쟁을 일으킨 독일을 감안하면)

 

기존 유럽공동체 EC에 공동 외교,안보와 사법협력이 이루어지면서 유럽연합의 기틀을 갖게 된다. 물론 이 조약이 유렵연합의 전부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이후에도 조약들이 개정되었으니까...

 

1989년의 사건은 전대미문의 격변이었다. 소비에트블럭이 해체되어 공동체가 동유럽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열렸고, 독일의 통일 또한 가능해졌다. 그러나 콜 총리는 미테랑 대통령의 지원이 필요했다. 공식적으로 두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하나는 프랑스가 점령국으로서 독일 통일을 거부할 권리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브란트 의해 시작되고 추구되던 정책, 즉 유럽공동체와 프랑스-독일의 동반자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동유럽 관계를 보장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었다. 미테랑은 단일통화가 독일이 공동체 체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족쇄가 될 것이므로, 따라서 독일 통일의 조건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과가 마스트리트 조약이었다. 마스트리트 조약은 유로화,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 ECB)뿐아니 라, 다른 권능과 제도 개혁도 규정했다. 공동체에는 교육, 청소년, 문화, 공공 보건 같은 분야와 관련해 일부 권한이 주어졌다. 각료이사회에서 가중다수결 투표의 범위를 더 넓히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도가 강화됐다. 유럽의회의 기능은 여러 분야의 법률에서 각료이사회의 결정뿐 아니라, 유럽의회의 승인까지 요구하도록 하는 '공동 결정' 절차를 통해 향상됐다. 또한 유럽의회는 신임 집행위원 임명에 관한 승인, 불승인 권한도 확보했다. 공동체와 더불어 새롭게 두 개의 기둥(pillar)이 마련됐는데, 하나는 공동 외교안보정책(Common Foreign and Security Policy, CFSP) , 이고 다른 하나는 사법 및 내무 협력(Cooperation in Justice and Home Affairs, GJHA, 암스테르담 조약에서 범죄 문제에 관한 경찰 및 사법 협력'으로 명칭이 바뀜)' 이라고 불리는 자유로운 이동, 역내 치안과 관련된 것이었다. 이 두 기지는 공동체 제도와 연관되긴 했지만, 정부간주의가 그 기초를 이루고 있었다. 

중앙 기둥, 공동체 등으로 불리는제1기둥과 다른 두 기둥 을 합쳐 거대한 전체 구조를 유럽연합이라고 이름 붙였다. (48-50)

 

유럽연합으로 가는 길 역시 만만하지는 않았다. 유럽연합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상당히 많았다. 어찌보면 지금의 브렉시트가 갑자기 터져 나온 것이 아니라 처음 시작부터 절반의 찬성과 절반의 반대로 이루어져 EU 존재 이유에 대한 의문부호가 지속적으로 따라왔다.  

 

1992년 2월 마스트리트 조약이 서명됐고, 많은 우여곡절 끝에 1993년 11월 발효됐다. 덴마크에서는 두 번의 국민투표가 실시돼 첫 번째 국민투표에서는 부결됐으며, 약간의 손질을 거친 후에야 두 번째 국민투표에서 통과했다. 프랑스는 유권자들이 근소한 차이로 국민투표를 거쳐 받아들였으며, 런던에서는 하원에서 비준 과정이 위태로웠고, 독일에서는 헌법재판소에서 기나긴 심리를 거친 후에야 이 조약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기각됐다. 이런 소동은 유럽연합에 대한 시민의 호응이 회원국 대부분에서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였으며, 특히 연방주의를 지향하던 사람들에게 는 경고로 보였다.(51쪽)

 

마스트리히 조약에 대한 설명 블로그 : 마스트리히 조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