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이라고도 불리는 마거릿 대처를 다시 봐야 한다.
일각에서는 그녀를 영국의 망국병을 해결한 것으로 말하지만, 실제로는 다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그녀는 영국의 제조업 기반을 무너뜨린 장본인이다. 산업의 기본은 제조업이라고 생각하는 내 입장에서 대처의 정책은 나라를 망치는 정책이다.
그리고 대처가 나쁜 건 노동계층을 적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난을 단지 그들의 잘못으로 생각한 것인데, ....
과연 다른 책들은 어떻게 다룰지 .. 이런 내용을 지적하는 다른 책들이 있을까?
영국 노동계급을 향한 모욕 중 가장 끔찍한 것은 산업과 노조에 가해진 대처의 두 갈래 공격일 것이다. 사회를 황폐화한 주원인은 단지 국가의 제조업을 구조적으로 폐기 처분했기 때문이 아니며-물론 이것은 실업과 가난, 그리고 그에 따른 심각한 사회적 문제들로 공동체 를 파괴시켰고 그 때문에 나중에 큰 비난을 받았다-노동계급의 정체성 자체를 맹공격했기 때문이다. (72)
대처 정부는 이런 기억들을 가차없이 조작했다. 정부의 목적은 노조를 영원히 괴멸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법안은 고용주들이 파업에 참가한 사람들을 해고할 수 있도록 했고, 해고 수당을 경감해주었다. 또한 노동자들이 다른 노조의 파업을 지원하지 못하게 했고, 법원이 노조의 자금을 압류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호조치를 철회했으며 노조에 엄청난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했다. (74)
다시 정리하자면, 영국 산업이 황폐화된 것은 정부의 정책 때문이지 역사의 행진 때문이 아니다. 서구의 다른 어떤 나라도 제조업이 그렇듯 단기간에 무너지지 않았다, 2009년 폭발한 금융위기에 대응했던 방식을 한번 되돌아보자, 1980년 대처리즘이 제조업이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가도록 내버려둔 반면, 신노동당 정부는 탐욕과 어리석음 때문에 파국의 경각에 매달린 은행에 세금 수백만 파운드를 쏟아 부었다. 왜냐고? 은행은 무너뜨리 기엔 너무 거대했기 때문이다. “같은 이야기를 제조업에 대해저도 할 수 있겠죠”라고 그레이엄 터너는 말한다. “세계는 결국 회복되었고, 만약 제조업을 더 지원했다면 그렇게 많은 일자리를 잃지는 않았을겁니다.” (79)
노조와 산업에 대한 대처의 공격은 산업 노동계급에 패배를 안겨 주었다. 노동계급 정체성의 중핵을 이루던 고임금의 숙련된 직업들은 그렇게 뿌리가 뽑혔다. 노동계급과 연관된 모든 것들은 사라져버 혔다. (80)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부자들에게 삽으로 퍼주는 게 정부의 목표가 되는 뻔뻔스런 일이 역사상 처음으로 벌어졌다. 첫번째 예산편성에서 최고소득층의 근로소득세(83%)와 불로소득에 대한 세금(97%)은 60%로 삭감되었으며 법 인세는 52%에 서 35%로 감면되었다. 1988년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니겔 로슨(Nigel Lawson)은 한술 더 떠서 최고 세율을 40%로 줄였다. 조프리 하우 재무장관은 “세무구조를 기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끔 바꿔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완고하게 고집했다. 하지만 대처가 벌인 계급전쟁에서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세부담을 부자에게서 모든 사람들에게 확대하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91)
어떻게 정부가 부자들의 뒤를 밀어주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있었을 까? 대처주의자들은 낙수효과 즉, 최고위층에 쌓인 부가 점점 아래로 떨어진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현상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대처리즘은 실패한 경제정책 대신 희생자들을 공격했다. 희생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면, 그건 희생당한 개인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대처 철학의 핵심에는 가난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누군가 가난하다면, 그건 그들의 개인적인 실패 때문이다. “오늘날 이 나라에 근원 적인 가난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대처는 언젠가 말했다. “서구 사회에 남겨진 문제는 가난이 아니다. 물론 사람들이 어떻게 투자할지, 수입을 어떻게 지출할지 몰라서 생기는 가난은 있다. 하지만 가난은 정말 근본적으로 성격과 인품의 결함일 뿐이다.” (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