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본색 : 은밀하게 위험하게 - 미사일방어체제를 해부한다
정욱식 지음 / 서해문집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싸드는 미국 미사일방어체제인 MD의 하나이다. 북한미사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려는 계획은 애초에 없었다. 그리고 요격고도 또한 40~200km 이다. 북한 미사일에는 무용지물이라는 뜻이다. 일본 및 태평양지역 주한미군 방어가 목적인 셈이다.

 

사드는 미국의 지역 MD 핵심 요격체계이다. 정확한 명칭은 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이다. 미국은 적의 미사일 비행경로를 이륙(boost)-상승(ascent)-중간(midcourse)-종말(terminal) 4단계로 나누고 있다. 여기서 종말 단계 MD에는 크게 가지가 있다. 상층 방어를 담당하는 사드와 하층 방어를 담당하는 패트리엇-3(Patriot Advanced Capability-3: PAC-3) 바로 그것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중단거리 미사일로부터 해외 주둔 미군과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지역 MD' 일부이다. (157-158)

MD 크게 미국으로 날아오는 ICBM 요격용인 본토 방어용과 해외 주둔 미군 동맹국 방어용인 '지역 MD' 나뉜다. 그런데 사드는 기본적으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용인 '지역 MD' 체제의 일부이다. 쉽게 말해 한국에 사드가 배치되면 그건 미국 본토로 날아가는 ICBM 잡겠다는 것이 아니라 중단거리 미사일로부터 주한미군기지를 방어하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166-167)

 

방어는 공격을 가정한다. 일본, 태평양지역의 미군을 공격할 대상은 누구일까? 일차적으로 중국이다. 단순히 방어가 아니라 중국의 미사일공격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MD라는 프리즘으로 보면, 미국-러시아-이란의 삼각관계는 북한- 미국-중국과의 삼각관계와 너무나도 흡사하다. 미국이 유럽과 중동 MD 구축의 최대 명분으로 이란 위협을 내세우는 것처럼, 동아시아 MD 최대 구실은 단연 북한이다. 그런데 러시아가 유럽 MD 결국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고 간주하는 것처럼, 중국도 동아시아 MD 자신을 겨냥한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 러시아는 이란 핵문제 해결을, 중국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대단히 중시한다  이를 이용해 미국은 때때 러시아에게 이란 핵을, 중국에게 북핵 해결을 요구한다. 핵문제가 해결되면 MD 그만둘 있다는 당근을 내밀면서 말이다.(117)

 

하지만 이란과 북한의 핵과는 상관없이 미국은 MD를 강행하고 있다.

 

중국은 함정에 빠졌다. 중국이 북한에게 강경 자세를 선택했다가 득을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하면서 핵실험과 로켓 발사 같은 '마이 웨이' 더더욱 고집했다 그리고 이는 북한 위협론을 증폭시켜 MD 비롯한 미국의 군비증강과 동맹 강화의 빌미로 이용됐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대북제재에 동참하든 그렇지 않든 미국의 대중봉쇄 전략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시진핑 체제의 등장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3차핵실험이 조우하면서 중국의 북핵 해결 의지가 강해진 것은 사실이다. 한반도 정책의 우선순위로 비핵화를 앞세우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보다 북핵 위협을 이유로 MD 강화할수록 중국의 전략적 불신도 커질 수밖에 없다. 북핵과 MD 적대적 동반성장이야말로 중국에겐 최악의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건 한국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한국이 중국과 평화적인 북핵 해결을 위해 손을 잡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132-133)

 

일단 한국이 중국과 손을 잡는 것은 물건너갔다. 정부가 싸드배치를 공식발표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의 싸드배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일본이 평화헌법을 해체하고 군사무장을 하고, 한국에는 싸드를 배치함으로 한-미-일이 중국을 에워싸는 형편이 되었다.

 

중국의 MD 대한 번째 우려는 이것이 미국 동맹국들의 전력 증강으로 이어질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일본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원활한 MD 협력을 위해서 일본이 군사비 증액, 무기수출 3원칙 완화,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문해왔다. 일본의 우파는 이를 재무장의 기회로 인식해왔고 아베 정권 들어 페달을 있다. 이러한 양측의 이해관계는 2013년과 2014 10 외교국방 장관(2+2) 회담을 통해 대외적으로 공식화되었다. 중국은 미일동맹이 냉전시대에는 일본의 재무장을 억제하는 병마개 역할을 한다고 여겼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에는 미일동맹이 일본의 재무장을 촉진하는 배경이 되고 있고, MD 핵심이라고 여기고 있다. 나아가 미국 주도의 MD --, 미국-호주-일본, 미국-인도-일본 3 군사관계 구축에도 핵심 의제라는 점에서 중국의 의구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139-140)

MD 미국-중국-러시아의 3자관계를 이해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유럽 MD 놓고는 미국과 러시아가, 동아시아 MD 둘러싸고는 미국과 중국이 전략적 갈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MD 둘러싼 갈등은 양자관계에 머물지 않는다. (147

러시아는 미국의 동진에, 중국은 미국의 봉쇄전략에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다. 나라가 초강대국 미국을 적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야말로 중러 밀월의 핵심적 배경인 것이다. 미국이 냉전시대 중소관계의 균열을 이용해 패권적 지위를 공고히 했던 것과는 분명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MD 문제의 중요성은 거듭 확인된다 중러관계의 밀월이 MD 전선에서 비롯되었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152)

 

당초 중-소관계는 냉랭했다. 중소국경분쟁등을 겪으면서 중-소는 연합하지 못했다. 그런데 한반도의 싸드배치는 분명 중국에게는 위험신호이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멀지 않은 러시아 역시 MD에 대응해야 한다. 이는 미국-유럽을 통한 압박과 한-미-일 군사동맹에 중-소 동맹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그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에 자발적으로 들어왔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