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시대의 경제학>이라는 책에는 여러 나라의 상황이 거론된다. 그 중에 영국은 최근 브렉시트와 더불어서 생각하게 되었다.
고령화시대의 해법으로 제시되는 것 중에 하나가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민자 유입으로 젊은층의 증가로 인구구조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은 향후 잠재성장력 확보와 더불어 세원 확보 역할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예측과 달리 사실상 이민자들은 대체로 급여가 낮은 직업을 갖게 되고, 단기적으로 세원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 미국이나 영국, 유럽에서 제기되는 문제 중의 하나가 소득이 적은 백인층의 소외다. 트럼프가 지지를 얻고,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계기중에 하나도 이런 백인들의 피해의식이라 할 수 있다. 영국도 이민자 문제가 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국도 이민자들을 대거 유치했다.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이 1997년 이후 10년 동안 일어났다. 그 규모가 너무 엄청나 2007년 영국 정부는 통계상 심각한 오류가 있었다고 발표하고 수정하는 일도 있었다. 이민자 수가 80만 명이라던 공식 수치는 150만 명으로 수정되었다. 영국 정부는 뒤이어 지난 10년 동안 창출된 일자리의 절반 이상이 외국 출신 근로자들에게 돌아갔음을 인정했다. 영국 통계청은 2016년까지 총인구가 440만명 늘어나 6500만명에 달하게 되는데 인구 증가분 가운데 210만 명은 순이민 인구라고 예상한다. 이는 2011년까지 한 해에 평균 22만 명의 순 이민이 증가하고 그 이후로는 한 해에 19만 명으로 차차 줄어든다는 가정에 따른 계산이다. 정부가 이러한 통계치를 발표한 후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고 이민 허용을 중단하거나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정부가 그동안 이민에 대해 너무 온건하고 안일하게 대처해 왔다는 것이다. 정 부는 얼마나 많은 이민자에게 입국을 허용했는지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사람들인지, 얼마나 오래 머물 계획인지도 알지 못했고, 이러 한 이민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책을 세울 생각도 하지 않았다 (3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