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의 말랑말랑 뇌과학
김대식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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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것은 사실일까? 아래에 답이 있다. 우리가 본다고 하지만 결국은 내 몸의 감각기관들이 뇌에 전달한 정보를 뇌는 새석할 뿐이다. 실제 눈이 세상을 보는 것은 다르다고 한다. 눈은 전혀 잘 만들어진 기관이 아니다. 정반대로 상이 맺히고 게다가 여러 방해물들이 상에 맺힌다. 뇌는 시각정보를 토대로 우리가 보는 것을 다시 재현해낸다. 즉, 우리의 감각기관이 보고 느끼는데로 뇌가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인간은 시각적 착시를 한다. 드레스 색깔 논라에서부터, 길이가 같지만 화살표의 위치에 따라 선분의 길이를 다르게 인식한다.

 

시각적 착시는 단지 빙산의 일각이다. 현대 뇌과학에서는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믿음, 사상, 의견, 신념, 생각, 감각이 어쩌면 세상에 대한 뇌의 착시적 해석일수도 있다고 말한다.(33쪽)

 

뇌는 머리 안에 있다. 다시 말해 뇌는 두개골이라는 어두운 감옥에 갇혀 바깥세상을 직접 볼 수 없는 죄인과 같다. 세상에 대한 모든 정보는 눈, 코, 귀, 혀 같은 감각센서들을 통해서만 들어올 수 있고, 뇌는 그런 정보들을 기반으로 세상에 대한 답을 찾아내야 한다. 하지만 아무도 정답을 제시해줄 수 없는 이런 상황에서 뇌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믿고, 경험했던 편견들뿐일 수도 있다. (33쪽)

 

뇌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기계가 절대 아니다. 뇌는 단지 감지되는 감각센서의 정보를 기반으로 최대한 자신의 경험과 믿음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해석들을 만들어낼 뿐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석된 결과를 우리에게 인식시킨다. 세상을 본다는 것은 결국 우리 뇌의 '착한 거짓말'에 속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35쪽)

 

뇌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사실과 이미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믿음을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 하지만 믿음과 사실이 일치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학에서는 이럴 경우 믿음을 바꾸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뇌는 과학자가 아니다. 뇌는 지금 한순간 얻은 데이터보다 오래전부터 가진 고정관념을 더 신뢰하고, 사실을 왜곡하기 시작한다. (60쪽) 

 

책은 뇌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 실제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뇌와의 간극은 너무나도 크다. 뇌는 익숙한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지속적인 노력이다.

 

뇌는 비논리적이고 그룹 이기주의로 가득찼지만 민주주의는 개인에게 현명함과 타인에 대한 인내심과 배려를 요구한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그렇게 어렵고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수적인 것이다. (191쪽)


뇌에 대해 신비가 밝혀지는 만큼 세상의 변화도 너무 빠르다. 기계가 뇌의 기능을 갖추고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앞에 성큼 다가왔다. 이 때 우리의 역할은 무엇일까.

 

밀려오는 디지털 세상의 변화는 그 누구도 막지 못한다. 그렇다면 우리 디지털 이주자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대한민국의 미래 세대가 이 세상 누구보다 더 멋지고 의미 있는 디지털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 세상의 최고의 사회적 원칙과 조건을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280쪽)

 

* 책은 다양하게 뇌와 디지털 세상을 다루고 있지만, 앞 부분에서 읽은 뇌에 대한 부분이 너무 강하게 다가왔다.

 

현대 뇌과학이 제시하는 우리 인간의 모습은 아름답기만 하지는 않다. 아니, 상당히 추하다. 아니, 대부분 어이 없다. 하지만 그 어이없는 뇌의 모습은 현실이고, 우리는 그런 뇌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14쪽)

세상은 뇌가 보는 것이 아니다. 뇌가 아는 것을 본 것이 세상이다.(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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