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기계 시대 - 인간과 기계의 공생이 시작된다
에릭 브린욜프슨 & 앤드루 맥아피 지음, 이한음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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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년전만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에 대해 그다지 크게 평가하지 않았다. 2004년의 책에서는 운전이라는 것이 모든 정보를 집합해서 순간적인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가 쉽게 대체할 수 없다고 했다. 실제 그 후에 있었던 자율주행차 경주에서 아주 조악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불과 10년만에 실제 운행하는 자율주행차를 마주하고 있다.

 

'모라벡의 역설'이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이 인간에게는 아주 간단한 일이 엄청난 연산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로봇에는 어렵다는 것인데, 생각보다 개선이 빠르게 되고 있다.

 

이에 저자들은 체스판의 후반부라는 예를 들어 순식간에 인공지능과 결합된 기계화의 시대가 올 수 있다고 본다. 체스판의 후반부란 체스판 한칸에 정확히 두배씩 늘어나는 원리인데, 후반부에 들어서면 예상할 수 없도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것을 눈으로 보고 있다. 2000년대 후반 퀴즈게임 제퍼디에서 IBM의 인공지능 '왓슨'이 우승하는 것을 경험했고, 그리고 2016년 바둑에서도 인공지능의 경이로움을 경험했다.

 

제2의 기계 시대의 기하급수적 성장, 디지털화, 재조합 혁신 능력 덕분에 인류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유례없는 사건 중 두가지를 일으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쓸모있는 인공지능을 출현시키고 공통의 디지털망을 통해 세계 대부분의 사람을 연결한 것이다.

이 두가지 발전은 그중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성장 전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을 것이다. 하물며 둘은 결합함으로써 육체노동이 이루어지는 방식을 영구히 바꾸어놓은 산업혁명 이래로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다.

인지적 작업을 완수할 수 있는 기계는 물리적 작업을 해낼 수 있는 기계보다 더 중요하다. 그리고 현대 인공지능 덕분에 우리는 지금 그런 기계를 갖고 있다. 우리의 디지털 기계는 협소한 틀을 벗어나 패턴인지, 복잡한 의사소통 등 오로지 인간만이 독차지하던 영역들에서 다방면으로 능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118쪽)

 

그러나 이런 자동화, 인공지능화는 소득불균형을 더 가속화 시킬 수 있다.

 

우리 대다수는 어떤 원형을 참조해 추론하는 데 익숙하다. 정치가는 '평균적인 유권자'를 이야기하고, 마케팅담당자는 '전형적인 소비자'를 이야기한다. 그런 태도는 가장 흔한 값이 평균 근처에 놓일 때, 더 공식적으로 말하면 분포의 최빈값과 평균이 같거나 거의 같은 정규분포를 보일 때 잘 작동한다. 하지만 멱법칙 분포의 평균은 대체로 중앙값이나 최빈값보다 훨씬 더 높다. 예를 들어, 2009년에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의 평균 연봉은 324만 206달러로, 중앙값인 115만 달러의 거의 세배에 달했다.

실질적으로 이 말은 소득분포가 멱법칙을 따른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소득이 평균보다 낮을 것이라는 의미다. .. 더군다나 시간이 흐를수록 평균소득은 증가해도 중위소...득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대다수 사람들의 소득은 전혀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 멱법칙 소득분포는 소득불평등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직관도 혼란에 빠뜨린다. (206쪽)

 

이런 환경변화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기계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인간만의 장점을 찾아야 한다. 저자들의 권유는 '아이디어 떠올리기' '큰틀의 패턴인식', 복잡한 의사소통 기능'을 갖추는 것이다. 뻔한 답이긴 하지만 이 것 말고 다른 건 잘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기술의 발전을 예측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의 예측과 권고를 일종의 복음처럼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컴퓨터와 로봇이 언제라도 곧 아이디어 떠올리기, 큰 틀의 패턴인식, 고도로 복잡한 의사소통 같은 일반 기능을 획득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으며, 모라벡의 역설이 조만간에 완전히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디지털 발전을 연구하면서 배운 것이 하나 있다면, '결코 안된다고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른 많은 연구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과학소설에서 곧바로 튀어나온 듯한 기능과 능력을 보여주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거듭 놀라고 있다.

사실 인간 특유의 창의성과 기계의 능력을 나누는 경계선은 계속 바뀌고 있다.  ... 때로 인간의 창의성은 기계의 강력한 분석력과 동일해질 수 있다.(257쪽)

 

 

두 저자들의 전작이 있다. 바로 <기계와의 경쟁>이다. <제2의 기계시대>는 큰 틀에서 <기계와의 경쟁>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증보판의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전작의 저자 표기가 다른데,(전작은 앤드루 매카피, 이 책은 앤드루 맥아피)이는 전작에 맞추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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