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위험한 교과서, 바로 읽기 - 뉴라이트의 위험한 역사 인식에 맞닥뜨려 오늘, 대한민국을 돌아보다!
역사교육연대회의, 김종훈 외 지음 / 서해문집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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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는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 역사교과서의 반발은 2000년대 중반부터 있어왔다. 2008년에 출간된 뉴라이트 교과서가 그 시초이고, 그 뒤 교학사 교과서이다. 국정화된 역사교과서의 방향은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마도 2008년 출간된 뉴라이트 교과서일 것이다.

 

뉴라이트 교과서는 현행교과서가 자학적 사관에 빠져있고,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교묘하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은 친일파들이 만들어낸 독재개발이다. 그래서 자랑스러운 역사는 일부 시간에만 한정된다. 조선 중후반 서술의 이면에는 어쩔 수 없이 일제가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식민지 시대를 거쳐 대한민국의 기초를 쌓았다고 본다. 광복절을 이야기하지 않고, 건국절을 이야기하며 친일파들을 옹호한다. 그들이 말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단지 친일파를 긍정적으로 말하기 위함이다.

 

뉴라이트 교과서는 조선이 잘못해서 일제가 들어올 수 밖에 없다는 식으로 몰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중화제국론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조선에 대한 청의 규정력을 과대포장하고, 그것을 해체시킨 것이 일본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고종의 황제 즉위에 대하여, 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개화파의 노력이나 실추된 권위를 회복하려는 고종의 의도보다도 "청일전쟁에서 청이 패배했다는 동아시아 국제 질서의 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하는 서술(56~57쪽)에서 잘 드러난다. 그리고 이러한 서술은 일본이 조선을 독립시켜주었으나 결국 스스로 자강개혁에 실패하여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서술로 이어진다. (81쪽)

 

대놓고 일본의 시각을 대변하는 경우도 있다.

방곡령에 대한 설명에서도 "조선왕조는 흉년을 명분으로 방곡령을 발동하여 일본상인에게 타격을 주었다."(45쪽)고 했는데, 이는 당시 일본인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82쪽)

 

러일전쟁의 배경에 대한 설명을 보자. 러시아에 대해서는 '야심'이라고 하는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진출'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점도 형평성에 어긋난다. 이같이 '침략'을 '진출'이라고 하는 것은 일본의 우익세력들이 후쇼샤 교과서를 통해 역사 인식을 바꾸려고 시도하는 대표적 사례로서 (83쪽)

 

그리고 조선후기 민중봉기나 일제시대 의병 등 일반인들에 대해서는 평가절하한다. 이들의 사고방식은 역사는 위대한 지도자에 의해 움직인다고 보는 시각일 것이다. 그 위대한 지도자란 이승만과 박정희이다. 그래서 그 시대의 공은 이승만과 박정희에 돌리지만, 과는 대충얼버무리며 넘어간다. 기본적으로 학자적 자질이 의심스러운 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교과서다.

 

뉴라이트 교과서는 건국의 지도자인 이승만 대통령과 근대화 혁명의 지도자 박정희 대통령의 역사적 역할을 강조한다. 역사를 설명할 때 구조와 행위자(주체)를 어떻게 결합시켜 서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엘리트 집단, 그리고 그 정점이 되는 지도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일관성이 흔들린다.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집권기에 달성된 긍정적인 업적을 이야기 할 때는 지도자의 역할이 부작된다. 반면 유신체제의 수립 원인 등 비민주적 정치 행태가 언급될 때에는 중공업화, 안보 위기, 당시 정치 구조의 한계 등 환경적·구조적 문제가 강조된다. 이승만 대통령의 뛰어난 능력과 업적은 구한말부터 해방 이후까지 본문 서술과 별도의 박스 등을 통해 여러 번 자세히 소개되나. 그렇지만 1960년 3·15부정선거를 언급하는 대목은 "자유당 강경파는"으로 시작된다.(뉴라이트 교과서 173쪽)

 

뉴라이트 교과서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식민지 근대화이다. 식민지시절 경제발전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의 초석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조선말기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해서 일제 식민지를 당연한 결과로 생각하게 하고, 경제발전의 배경에는 일제가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며서 독립운동을 자연스럽게 배제한다. 결과적으로 친일파들이 대한민국의 발전에 공을 세웠음을 보이지 않게 이야기한다.

 

뉴라이트 특유의 식민지근대화론은 대한민국을 일제 식민통치(조선총독부)의 근대화 성과를 계승한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또한 이들의 건국절 제기는 친일 세력과 그 후계자들에게 '친일의 면죄부'를 줄 뿐 아니라 애국자이자 건국 공로자로 만들어주고 있으니, 뉴라이트 교과서야말로 친일 세력과 그 후계자들에게는 가뭄 끝에 단비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286쪽)

 

또한 일제에 협력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보통의 한국인들도 강제적으로 또는 자발적으로 전시체제에 참여하였다. 황민화 교육이 한창이던 전시기에 수많은 한국인 학생이 각급 학교에 다투어 진학하였다. 졸업생들은 전시공업화 정책으로 늘어난 국내외 일자리에 취업하였다. 하급직의 관료와 회사원은 징집된 일본인들이 떠나면서 남긴 자리를 이어받았다.

상공업자들은 1943년 전반까지 계속된 전시 경제의 호황으로 사업을 확장하였다. 일제의 광기어린 전시체제에 저항하기는 어려웠다. 공공연히 협력자로 나서지 않은 애국지사들도 식민지 말기 수년간은 숨죽여 지낼 수밖에 없었다.(170쪽, 뉴라이트 교과서 132쪽에서 재인용)

일제 체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였고, 저항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들어 은근슬쩍 항일운동에 대한 언급없이 넘어간다. 이 글만 읽으면 일제 말기에는 독립운동이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독립에 기여한 바가 없음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독립불가론을 강조해 친일이 어쩔 수 없었던 것임을 강조하여, 독립운동을 역사에서 지운다.

 

뉴라이트 교과서는 '여자정신근로령' 부분은 박스 안에 자세히 쓰고 위안부 문제는 사진 설명으로 작게 기술하였다. 정신대 문제를 자세하게 쓴 것은 이 문제가 위안부 문제와 다름을 강조하고 싶어서인 것으로 보인다.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업자들이 여성들에게 큰 돈벌이가 있다고 하자 여성들이 이러한 꾐에 빠져서 갔다는 식으로 서술하였다.(뉴라이트 교과서 93쪽)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 피해자들이 말하고 있는 강제연행, 인신매매, 유괴 등을 이 책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134쪽)

 

국정교과서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는 없지만, 국정화를 노골적으로 강행한 것을 보았을 때, 박근혜정부가 만들어 낼 국정교과서는 노골적으로 근대화를 강조할 것이다. 이승만의 건국과 박정희의 경제발전을 이야기하면서 친일파는 건국의 영웅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대한민국 건국절 70주년에 영웅으로 드러나는 사람들, 그냥 친일파로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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