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적의시간'을 통해 한국산업에 대한 공부중입니다.)

 

최근들어서는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라는 것이 허상이라는 것이 알려지고 있다. 인터넷속도 나 특정 하드웨어에서는 강국이 맞지만 전체적인 IT, 정확히 ICT에서 우리나라는 중국, 인도보다 못한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대기업 구조의 문제라 볼 수 있다. IT 기업의 대부분이 대기업이기 때문에 힘들다. 자체적인 개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룹 혹은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하드웨어 강국이라고 하는 게 옳습니다. (281쪽)

 

작은 회사들은 자체 기술보다는 대기업의 시스템 통합SI : system Integration 소프트웨어 사업 위주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이 모두 자체 SI 회사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소규모 기업들은 '을'의 입장에서 말 그대로 연명을 하고 있었고, 그마저도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규모가 큰 회사 중에서도 소프트웨어 분야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회사는 눈을 씻고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특정한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과거부터 우리 소프트웨어산업의 구조의 문제가 역사적으로 누적되어 만들어진 현실입니다. (282쪽)

 

(소프트웨어 산업은) 승자독식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조건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것이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은 글러벌 퍼스트 무버들의 제품을 카피하는 방식으로 생존을 꾀하고 있고, 핵심기술을 개발할 역량과 의지가 없기 때문에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283쪽)

 

우리나라의 성과주의 문화가 소프트웨어산업을 위축시킨 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지금까지 모두 하드웨어 분야에서 나왔고, 하드웨어로 성공한 사람들이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저질러보고 경험할 기회를 아예 주지 않았고, 한 번 실패하면 재기할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는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지원하기 위한 수단, 즉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로서, 일종의 하드웨어의 부품의 하나 정도로만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284쪽)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변화하고 기술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계도 충분히 살아날 수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소프트산업계에는 리더십도 부족하고 충분한 자본과 여건을 갖춘 곳도 부족합니다. 우리나라의 작은 회사들은 핵심 기술을 개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규모가 있는 인터넷포털과 SNS 회사들이 있지만, 이 회사들은 복잡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에 가까워서 글로벌 무대에서는 존재감이 없습니다. (290쪽, 시작부터 글로벌을 지향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는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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