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적 글쓰기 - 열등감에서 자신감으로, 삶을 바꾼 쓰기의 힘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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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을 처음 알게 되는 것은 저자의 책에서 흑역사로 나오는 한겨레신문 칼럼을 통해서 였다. 그다지 큰 관심은 없었다. 그러다 케이블TV에 그가 나왔다. 수줍은 태도로 애정어린 마음으로 기생충을 설명하는데, 그 때 처음 서민과 기생충에 관심이 생겼다. 아... 기생충에 대한 나의 생각이 선입견이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그리고 어느샌가 그는 유명한 방송인이 되었다. 서민같은 외모. 과학자(의사이기도 하지만)가 재미로 방송을 종횡무진하는게 나쁘지 않았다. '기생충 한마리 키워보실래요?' TV를 보면서 '네' 할뻔 했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매력은 글에서 나온다. 90년대 진중권, 강준만, 박노자, 유시민의 글에 푹 빠져 살았다면 2000년대는 생각보다 심심했다. 물론 괜찮은 글쟁이들이 나오긴 했지만, 그리고 2010년대 중반 빵! 하고 서민이 나타났다.

 

 

그의 글 중 미국에서 청와대 대변인이 성추행을 한 사실을 다룬 윤창중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http://seomin.khan.kr/195 를 통해 웃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놀랐다. 이거야 말로 촌철살인이다.

 

 

사실 서민은 몇 권의 책을 낸 경력이 있다. 소설 <마태우스>가 있었고,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대통령과 기생충>이 있다. 물론 본인은 실패했다고 말하지만,

 

하여간, 서민은 본격적인 글쓰기 훈련에 들어간다. 종이신문 칼럼을 열심히 읽고, 블로그에 자신의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알라딘서재에서 그의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다. 책에서는 바로 다음에 읽기를 강조한다. 즉, 글쓰기 훈련만 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머리속에 집어넣고 생각할 것이 많아야 한다는 것을 바로 뒤에 붙여서 이야기한다.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체가 화려한가'가 아니라, 글에 '자기 생각을 담고 있는가'다. 자기 생각이 없으면 좋은 글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글이란 독자와 대화하며 독자를 설득하는 수단인데, 자기 생각이 없는데 어떻게 대화와 설득이 가능하겠는가?

...

경험이 많으면 자기 생각이 만들어지고, 자기 생각이 있으면 글쓰기도 잘한다. 하지만 삶이란 유한한 법이고, 온갖 경험을 하기는 불가능하다. 글을 잘 쓸 정도로 여러 경험을 하려면 최소한 일흔까지는 살아야 하는데, 그때쯤엔 펜을 들 힘이 달린다. 그래서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함으로써 주인공의 경험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통로다.

(139~140쪽)

 

내가 최근 빠져 있는 그의 글은 일종의 정치풍자글이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조금은 거창해 보이지만, 글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누구나 한번쯤 가져봐야 할 질문이다. 조지 오웰의 네 가지 동기가 나의 사례에 딱히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이 프레임으로 이야기하자면, 네 번째 이유인 '정치성'에 가깝다. 정치성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타인의 생각에 영향을 주는 적극적인 성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나의 생각을 타인과 공유하면서 설 영향을 주고 받는 쌍방향적 소통이 전제된다. 나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세상의 가치들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삶을 한 차원 높은 곳으로 고양시키는 것이다. (19~20쪽)

 

<서민적 글쓰기>는 두 파트로 나뉜다. 글쓰기에 대한 생각(본인의 감추고 싶은 과거를 포함한, 그런데 감추고 싶어하지 않는)과 실제 글쓰기를 하는 방법이다. 첫번째 파트는 그냥 쭉 읽게 만든다. 두번째 파트는 뭔가 노트를 하고 싶어진다.

 

이제 서민의 칼럼이 책으로 묶여 나오길 기대해본다.

그의 전매특허 '돌려까기'에 제대로 맞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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