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최낙언 지음 / 예문당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경험의 진위도 그렇지만, 해석의 진위도 판별이 어렵다. 흔히 비만 아이들이 보통 아이들에 비해 성적이 좀 낮다고 한다. 이것을 두고 사람들은 패스트푸드가 비만을 일으키니 패스트푸드를 먹으면 성적이 낮아진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뚱뚱하기 때문에 성적이 낮은 것인지, 성적이 낮기 때문에 뚱뚱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로 뚱뚱해지고 동시에 성적도 떨어지는 것인지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사회경제적 약자들에서 비만율이 높은 것은 부모의 보살핌이 적어서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성적도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사회경제적 문제 때문에 비만과 성적 저하가 일어나는 것인지, 비만자체가 성적을 낮추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26쪽)

 

생각해보면, 너무 쉽게 식품첨가물에 책임을 던지는 경우를 쉽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종편 세상이 된 후, 식품첨가물은 넣어서는 안되는 악인양 포장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생존을 위해 음식을 보존해야 했고, 음식의 기능은 살리면서 맛과 향은 배가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왔다. 대표적인게 소금이다.

 

종편이나 기타 언론을 보면 식품첨가물의 축적성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실제로 식품첨가물은 축적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식품에서 축적성이 문제되는 오염물질은 크게 '중금속'과 다환구조물질' 2개 뿐이다. 식품에서 가장 공통적인 관리 항목이 중금속이다. 다른 산업의 폐기물인 중금속이 토양과 물을 통해 식물로 전해지고 이것을 먹는 동물이 오염된다. 중금속은 무겁고 단백질과 결합력이 커서 체내에서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길기 때문에 배출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따로 체내에서 쉽게 제거하는 기술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중금속은 식품 산업에서 만든 것이 아니고 다른 산업의 폐기물의 오염으로 생겨났으므로 식품 산업은 억울한 피해자이다. 첨가물은 그대로 섭취하는 천연식품에 비해 정제되고 순도가 높아 이런 물질의 혼입이 없고 구조가 단순하여 축적성이 없다.(222쪽)

 

반면,

그럼 채소는 우리가 아는 모습 그대로일까? 양배추, 콜리플라워, 브로콜리, 케일은 사실 모두 같은 식물이다. 야생겨자의 끝꽃눈을 비대화시킨 것이 양배추고, 꽃을 비대하시킨 것이 콜리플라워, 꽃과줄기를 비대화시킨 것이 브로컬리, 잎을 비대화시킨 것이 케일이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작물인 것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배추김치의 재료인 결구배추를 보면 야생에는 도저히 존재할 수 없는 작물임이 자명하게 보일 것이다. 생산성을 위해 유전자가 변형된 작물을 무조건 나쁘다고 하면 이들 채소도 위험하기는 매한가지다. (232쪽)

 

이 책의 앞부분을 보면 시민들이 왜 식품첨가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누가 그 우려를 증폭시키는지 말한다.

왜 전 국민의 80%는 식품에 불안감을 가지는 것일까? 이것은 바로 소비자의 높아진 눈높이를 돈벌이의 기회로 삼으려는 일부 건강전도사들과 기업, 언론이 잘못된 정보를 여과없이 사용하여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이 갖추어야 할 가장 최소한의 요건은 안정성이다. 안전하지 않는 식품은 한낮 쓰레기이며 무조건 즉시 퇴출시켜야 한다. 하지만 안전은 우리가 통상 먹는 식품 수준의 안전성을 말하는 것이지, 어떠한 조건에서도 무조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세상에 절대적인 안전은 없다. 물도 많이 마시면 죽고, 산소도 과잉호흡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10쪽)

 

 무작정 위험하다는 주장은 무작정 안전하다는 주장보다 더 유해하다. 우리가 가진 자원과 시간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엉뚱한 것에 신경쓰는 사이에 진짜 위험하거나 개선이 가능한 것은 방치되기 쉽다. 공연한 불안감으로 가짜 환자를 만들어 정작 보호를 받아야 하는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특히나 요즘처럼 공황장애나 건강염려증 같은 불안으로 인해 파생되는 질환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때는 더더욱 쓸데 없는 불안감은 없애야 한다. 불량식품은 육체에 피해를 주지만 불량지식은 정신과 육체 둘 다 피해를 준다. 지금은 불량식품을 만드는 사람 못지 않게 불량지식으로 불안감을 조성하고 권장하는 사람들도 악당임을 알아야 한다.(1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