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 식품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낱낱이 파헤치다
최낙언 지음 / 경향미디어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개인적인 생각인데, 일단 글자가 많아서 좋다. 책같은 느낌이다.

 

저자는 건강에 대한 과잉이 오히려 인류의 건강을 망치고 있지 않은지 반문한다. 비만을 해결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이후 미국의 비만율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고, 어느 때 보다 장수하고 있음에도 건강에 대한 염려는 어느 때 보다 강한 것을 지적한다. 천연이라는 것이 좋은 것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오히려 몇천년의 경험과 과학적 검증을 거친 화학물질을 근거없이 매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단 미네랄, 비타민에 대한 지적이다. 방송을 보다 보면 미네랄과 비타민을 많이 먹어야 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그러나 비타민과 미네랄의 용도를 알면 그리 많은 양이 필요하지 않다.

미네랄은 더욱 위험하다. 필요량의 2~3배가 넘으면 위험이 발생하고 5배가 넘으면 철분같이 중요한 미네랄도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다. 그나마 나트륨은 오랜 경험으로 잘 견디는 편이지만 나머지는 더 조심해야 한다. 필요한 만큼만 있는 것이 좋다. 다른 모든 영양, 포도당, 아미노산, 지방은 비타민보다 훨씬 중요한 기능을 한다. 하지만 이들이 중요한 만큼 체내에 대책이 있어 이들 기능의 전모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비타민은 우리 몸의 시스템이 돌아가는 데 필요한 부품 중 하나일 뿐이니 지나치게 특별 대우할 필요는 없다.(29쪽)

 

천연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화학물질이라고 하면 인공물질이라고 생각하고, 인공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괜한 거부감을 갖는다. 그런 사람들의 심리에 기대 천연물의 문제는 잘 거론되지 않는다. 전통적인 방법의 젓갈이 발암물질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소시지, 햄 등이 발암물질이라면 크게 부각된다.

사실 천연물이라면 검증 실험 자체를 거의 하지 않는다. 나쁘다는 결과를 찾아내도 아무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치나 막걸리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발표를 하면 싫어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첨가물은 애초에 뭔가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검증이 시작되며, 사소한 흠집이 발견되면 그것이 엉터리 실험 결과일지라도 소비자를 위해 무슨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것 처럼 난리를 피운다. (129쪽)

 

문제는 언론이 이런 사람들의 습성을 잘 이용하는 것이다. 과학적 근거 없이 위험한 것 처럼 터뜨리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공업용 우지가 아닐까 싶다. 식품 산업에 사용하는 쇠기름에 공업용이라는 말을 붙여 맡이 제조업 등에 사용하는 나쁜 기름인 것 처럼 만들어 담당 검사가 승진하고 당시 대표적인 라면사인 삼양은 망할 직전에 까지 갔다. 결국 법원에 잘못된 판단이었음이 드러났지만 이미 라면계는 농심에게 넘어간 뒤였다. 공업용 우지 사건이 없었다면 삼양과 농심의 시장 지배력은 지금과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언론이 정보 왜곡으로 식품불안을 조장한 사례

  • 1989년 공업용 우지 : 검찰의 무지가 저지를 불행한 사건
  • 1989년 미국산 발암성 자몽과 사과 : 엉터리 실험 + 언론의 합작품
  • 1998년 포르말린 통조림 : 양의 개념, 화학의 이해부족
  • 2004년 쓰레기 만두 소동 : 경찰의 편견 + 언론의 선정성
  • 2005년 기생충 김치 : 언론의 선정성
  • 2006년 과자와 아토피 : 언론의 편견
  • 2006년 벤젠, 비타민 음료 : 양의 개념, 화학의 이해 부족

 

어떤 물질은 인간에게 굉장히 위험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그런 물질이 인간 생명과 생존에 필요한 경우도 있다. 섣불리 위험하다고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이런 식으로 섣부른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일산화질소는 불안정하고 유독한 자유라디칼(짝짓지 않은 전자를 가지는 원자단)이다. 자동차 엔진에서 방출되는 환경오염물질, 공해물질, 스모그, 산성비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이 물질이 혈관을 팽창시켜 혈압을 낮추거나 혈류의 흐름을 원할하게 하여 협심증 증세를 완화시키는 약품으로 쓰인다는 것이 의아할 것이다. 하지만 일산화질소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거의 모든 신체활동에 개입한다. 뇌, 코, 목, 폐, 위, 간, 신장, 생식기, 장, 혈관 등이 모두 일산화질소를 필요로 한다.(182쪽)

 

오래전부터 사용되고 이렇게 중요한 기능을 많이 하는 아실산(일산화질소)이 가장 위험한 첨가물, 발암물질로 일방적으로 매도되는 것을 보면 우리의 첨가물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편향된 것인지 알 수 있다. 독과 약은 하나다. 과량이면 독이 되고, 독도 희석하면 약이 된다.(184쪽)

 

 

저자가 던지는 말을 잘 생각해봐야 한다. 천연, 친환경이 과연 인간, 자연을 위하는 일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인간이 만든 것이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그것을 활용하는 것이 맞다.

 

화학기술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 우리에게는 아직 화학의 발전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색을 위해 곤충을 10만 마리를 잡는 것이 친환경일까 아니면 합성색소가 친환경일까? 색소는 유죄일까 아니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욕망이 유죄일까? 이런 문제는 더 이상 흑백론이 아닌 추구할 방향과 양적인 문제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불안에 휩쓸린 필요는 없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모자람도 못하다. 지나치게 신경을 쓰면 오히려 그것이 병이 되고 화가 된다.(93쪽)

  

 만물은 화학물질이다. 인간 자체가 화학물이고 음식도 화학물이고 물조차 화학물인데 사람들은 화학을 싫어한다. 화학을 잘 이해하여 더 잘 활용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잘못된 편견으로 혐오하면서 인간의 생활이 나아지거나 안전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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