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공룡 열전 - 여섯 마리 스타공룡과 노니는 유쾌한 공룡 입문
박진영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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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시중에 나와 있는 공룡 책들을 보면 참으로 놀랍다. 마치 책의 저자가 직접 공룡을 보고 온 것처럼 이들을 묘사하기 때문이다. 어는 공룡이 싸움을 잘했고, 어느 공룡이 성질이 온순했으며, 어느 공룡이 동료들과 잘 어울렸는지, 마치 공룡에 대해 모르는 게 없는 양 소개를 한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잘못된 사실이다. 일종의 사기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실 공룡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7쪽)

 

공룡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100여년이다. 그리고 지금 알려진 연구들의 대부분의 최근에 연구된 것들이다. 그말은 공룡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 공룡을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공룡에 빠진 젊은 연구가 박진영의 공룡열전을 읽는 것이다. 박진영의 공룡열전은 대표 공룡 6종을 들어 공룡을 설명한다. 6종으로 어떻게 설명이 되냐고? 실제 우리가 아는 공룡은 많지 않고, 대표 공룡들을 통해 공룡 전체를 아우를 수 있다.

 

공룡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티라노사우루스이다. 최고의 육식공룡,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가 최고의 공룡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오랜기간동안 난관이 있었다. 최고의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는 한동안 느림보 시체청소부로 여겨졌다. 최근 연구결과에서 티라노사우루스가 뛰어난 시각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 사냥을 한 화석드리 나오고 실제로 왠만한 초식공룡보다 빨랐을 것이라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다시 공룡의 제왕으로 귀한을 한 것이다.

 

티라노사우루스와 관련된 이슈 중 하나는 바로 팔이다. 사냥에 사용했을 것으로 생각하기에 힘든 짧은 팔의 용도였다. 요즘은 그 팔이 연애(?)를 하는데 사용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

 

생김새로 관심이 가는 공룡중의 하나가 바로 트리케라톱스이다. 트리케라톱스는 세개의 뿔(프릴)을 가졌다. 흔히 그 뿔로 티라노사우루스와 싸웠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뿔의 구조상 싸움을 하기는 어렵고 종족내 과시용이었을 것이다라고 최근 연구는 말한다. 현재의 뿔동물들의 뿔이 대체로 구애용인것을 감안하면 말이다. 사실 생존도 중요하지만 각 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종족번식이고, 그를 위해서는 각 공룡들 나름의 성선호를 위한 전략을 가졌을 것이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룡은 브리키오사우루스일 것이다. 브리키오사우루스는 목이 긴 공룡이다. 아기공룡 둘리도 브리키오사우루스와 유사하다. 브리키오사우루스를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긴 목을 가지고 어떻게 호흡한 산소가 폐에 도달하고, 심장에서 내보내는 혈액이 머리까지 도달했겠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특수한 형태의 조직이 발달했다.

브리키오사우루스에게는 한가지 대안이 있었다. 바로 뼛속까지 확장된 폐 구조였다. 브리키오사우루스를 포함한 모든 목긴공룡은 척추에 플로로실이라는 빈 공간이 있다. 이 구조는 오늘날의 새한테서도 관찰되는 구조인데, 이 공간 안에는 폐와 연결된 공기주머니가 있다. 이 공기주머니는 폐로 전달할 산소를 미리 받아 놓은 다음, 공룡이 다음 숨을 내쉴 때 폐로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 주었다. 게다가 이 구조는 몸 구석구석으로 산소를 전달해주는 역할 도 해주었을 것이다. 이처럼 특수한 폐 구조 덕분에 목긴공룡들은 끊임없이 신선한 공기를 온 놈으로 보낼 수 있었다. (150쪽) 

 

 

이구아나와 닮아 이구아노돈(이구아나의 이빨)이라는 이름이 붙은 공룡이 있다. 이구아노돈은 파충류와 닮아 공룡에 있어서는 인기가 없는 편이지만, 공룡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보통 공룡이 100여년전에 발견된데 비해 이구아노돈은 200년전에 발견되었고, 파충류와의 차이점으로 공룡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이구아노돈의 뼈가 도마뱀의 것과 비슷하면서도 달랐기 때문이다. 특히 이구아노돈의 다리 구조는 도마뱀과 많이 달랐는데, 일반적으로 몸의 옆으로 뻗는 도마뱀의 다리와는 달리 이구아노돈의 다리는 포유류처럼 아래로 곧게 뻗어 있었다. (169쪽)

 

공룡이라는 이름도 갖게 되었다.

서로 다르게 생긴 화석파충류들은 모두 다리가 아래로 곧게 뻗어 있었고, 골반에 추가적인 뼈들이 있었다. 이러한 특징들은 다른 파충류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오언은 1842년에 이 사실을 학계에 발표했고, 이 세 동물들을 묶어 '무서울 정도로 대단한' 또는 '무서운' 이란 뜻의 그리스어 '데이노스deinos'와 '도마뱀'을 뜻하는 '사우로스sauros'를 합친 '디노사우르dinosaur'란 이름을 붙여 주었다. 이 이름이 나중에 중국으로 넘어가 恐(두려울-공), 龍(용-용)으로 번역되어 '공룡'이 되었다. (171쪽)

 

데이노쿠스는 사나운 육식공룡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단독으로 사냥을 즐겼는지, 아니면 집단사냥을 했는지도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무엇보다 데이나쿠스가 중요한 것은 새와 공룡의 연관성을 찾게 된 공룡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특징적인 공룡은 스테고사우루스이다. 등에 삼각형 모양의 골판을 가지고 있는 스테고사우루스는 처음부터 그 삼각형 골판의 위치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단. 처음에는 일렬인 줄 알았지만 두줄에 서로 어긋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골판 역시 종족번식을 위한 과시용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공룡과 새와의 연관성을 연구하기에 공룡과 새의 분류법이 달라 서로를 엮기가 힘들다. 현재상태로만 분류한 린네식은 진화관계를 나타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1950년 독일의 생물학자 빌리 헤니히는 린네식 분류법의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분기분류법cladistic taxonomy을 만들었다. 분기분류법은 공통된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생물 그룹끼리 묶어서, 마치 나무의 가지를 그려나가는 것 처럼 일종의 가계도를 그리면서 각 생물들의 진화적 관계를 보여주는 매우 획기적인 분류기법이다.(267쪽)

 

새로운 분류법으로 말미암아 이제 새는 공룡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공룡은 멸종된게 아니다. 아직도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

이 새로운 분류법에 따르면 새는 공룡이란 그룹안에 포함된다. 그러니까 티라노사우루스, 브라키오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와 함께 펠리컨, 타조, 펭귄, 칠면조가 모두 공룡이라는 것이다. 사람, 고래, 코끼리, 그리고 박쥐가 모두 다르게 생겼지만 포유류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공룡은 아직 멸종한 게 아니다. 우리가 그저 이들을 공룡이 아닌 새라고 부르고 있을뿐.(268쪽)

 

새를 공룡이라고 생각한 과학자 오스트롬은 공룡과 새의 손에 주목했다.

오스트롬이 가장 주의 깊게 관찰한 부위는 바로 데이노니쿠스와 시조새, 그리고 새의 손목이었다. 티라노사우루스, 알로사우루스 등 당시에 알려져 있던 대부분의 육식공룡들은 손이 앞으로 뻗어 있었으며, 마치 해병대 박수를 치는 군인들처럼 손바닥이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하지만 데이노니쿠스와 시조새, 그리고 새들은 반달 모양의 특수한 속목뼈를 가지고있어서 손목을 좌우로 움직여 손을 옆으로 접을 수가 있었다. (229쪽)

 

게다가 최근에는 깃털을 가진 공룡화석이 계속 발견된다.

2004년, 중국에서 굉장히 이색적인 이름의 공룡이 보고되었다. 그 이름은 바로 딜롱Dilong. ... 이 화석을 본 고생물학자들은 바로 이것이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뻘 되는 동물임을 알 수가 있었다. 게다가 딜롱의 뼈화석 가장자리에는 놀랍게도 원시깃털의 흔적이 보존되어 있었다.(33쪽)

 

(1996년) 깃털공룡 화석의 발견은 시노사우롭테릭스로 끝나지 않았다. 시노사우롭테릭스가 발견된 그 다음해에는 긴 손가락을 가진 깃털공룡 프로타르카이옵테릭스, 1997년에는 닭처럼 생긴 카우딥테릭스가 연달아 보고되었다. 1999년에는 데이노쿠스의 가까운 친척인 시노르토사우루스가 보고되면서 데이노니쿠스를 포함하는 드로마이오사우루스류 공룡 또한 깃털을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 (247쪽)

 

브리키오사우루스에서 보여준 페구조 역시 공룡과 새의 연관관계를 보여준다.

저산소 환경에서 효과적인 호흡활동을 하기 위한 폐 구조는 목긴공룡만의 특허는 아니었다. 뼛속까지 침투하는 이 폐구조는 사실 육식공룡한테도 발견되고 있어서 아마 이 둘의 공통조상 때부터 이러한 구조가 나타났을 것으로 여겨진다. 재미있는 사실은 육식공룡과 목긴공룡의 이러한 공기주머니 폐 구조가 오늘날 이들의 후손인 새들에게서도 관찰된다는 것이다. 이 구조를 가리켜 우리는 '기낭'이라 부른다. 이 기낭을 이용해 새들은 몸을 가볍게 해서 하늘을 날 수 있고, 산소가 상대적으로 희박한 높은 고도에서도 잘 날아다닐 수 있는 것이다.(152쪽)

 

뼈구조에서도 공룡-새 연관성이 증명된다.

오늘날 새한테서만 찾아볼 수 있는 이 창사골(주.V자모양의 가슴뼈)은 새의 어깨뼈를 비롯한 나머지 가슴뼈들과 인접해 있으며, 위팔뼈와 가슴을 이어주는 강한 힘줄이 붙어 있다. 이 강한 힘줄은 새가 힘차게 날개를 아래로 내렸을 때 힘들이지 않고 날개를 올리도록 도와준다. 결국 이 창사골 덕분에 새는 힘찬 날개짓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사실 공룡의 창사골은 1924년에 진작 발견되었다. .. 데이노쿠스를 포함한 다양한 드로마이오사우루스류 공룡부터 닭을 닮은 오비랍토로사우루스류, 그리고 가장 오래된 육식공룡 중 하나인 코일로피시스까지 다양한 육식공룡한테서 창사골이 발견되었다. 심지어 티라노사우루스에게도 이 뼈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고생물학자들은 깜짝 놀랐다.(244쪼)

 

책은 단순히 공룡을 설명만 하는 것이 아니라 100년전에 공룡화석을 발견한 과정, 연구하는 과정, 그리고 현재의 의견까지 충실하게 설명한다. 되도록 쉽게. 그리고 그 와중에 연구자들의 고뇌와 갑질 등까지도 보여준다.

 

이 책 한권이면 공룡의 세계에 들어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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