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혁명 2030 - 석유와 자동차 시대의 종말, 전혀 새로운 에너지가 온다 혁명 2030 시리즈 1
토니 세바 지음, 박영숙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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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등의 바람이 불었던 것은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의 일로 기억한다. 그러나 셰일가스의 등장과 석유가격의 끝없는 하락으로 태양광 등의 사업이 그다지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신규로 석유채광지역이 발견되고, 천연가스, 셰일가스 매장지역이 발견되면서 기존 화석에너지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이 책은 이렇게 말한다. 패러다임의 전환은 없어서가 아니라 새로운 혁신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현재 언론과 정계, 에너지 산업에서 논하는 국가적 담론은 지금이 '오일 피크'인지, 30년, 100년, 400년을 버틸 수 있는 천연가스가 충분한지에 사로잡혀 있다. 이러한 담론은 전적으로 핵심을 벗어난 것이다.

휴대폰이 유선전화 시장을 붕괴시킨 것은 구리가 모자라서가 아니다. 100년 동안 쓸 수 있는 충분한 구리가 땅속에 있지만 그것이 유선전화에 투자할 이유가 되지는 못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휴대폰 산업이 유선전화 산업을 붕괴시킨 것은 휴대폰이 더 빠르고 더 깨끗하며, 통신에 더 매력적인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콘텐츠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전송하고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43쪽)

 

1918년 미국에서는 13가정 가운데 한 가정 정도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 후 11년이 지나면서 80%의 가정이 자동차를 보유하게 되었다. 미국의 자동차 시장이 불과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 거의 전체 시장을 차지하게 된 주된 이유는 제네럴 모터스가 시작한 하나의 혁신 때문이었다. 그 혁신은 엔진이나 새로운 변속기 등 기술혁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이었다. 1919년 제너럴 모터스는 듀폰과 협력해 GMAC(제너럴 모터스의 전속 할부금융회사)를 설립했다. ...

자동차 할부금융은 제너럴 모터스와 듀폰이 만들어낸 금융 혁신으로 기술혁신과는 다르다. 그러나 이를 통해 많은 구매자가 자동차를 살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해, 운송산업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비즈니스 모델에 의해 붕괴되었다.(80쪽)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저자는 태양광,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를 거론한다. 그러면 과연 태양광이 기존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은 태양광의 원가가 높아 즉, 비싼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기존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기존 화석에너지 가격을 생각해보면 태양광은 놀라울 정도로 원가를 개선하고 있다. 오히려 화석에너지는 채광비용이 점점 상승하고 있지만 태양광에서 가장 큰 비용이 발생하는 패널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용융염 배터리 등의 개발로 태양광 발전을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태양광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화석에너지가 막을 내릴 이유 중의 하나는 내연기관의 비효율성 때문이다.

내연기관은 엔진을 가열하는 특성상 열역학의 법칙을 따른다. 내연기관은 열효율 법칙의 지배를 받으며, 열이 유용한 일로 전환되는 최대경계치가 있다. 휘발유 엔진의 한계치는 25~30%다. 이 말은 이론적으로 최상의 수치를 적용하더라도 휘발유 엔진은 여전히 70~75%의 연료를 낭비한다는 뜻이다.

 

그에 반해 전기자동차는 에너지효율이 높다. 게다가 기존 자동차 보다 혁신의 속도가 빠르다.

 

에너지 혁명을 가로막는 것은 가로막는 것은 기존 에너지 사업이다. 그런데 기존 에너지사업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미 1990년대 GM은 볼트라는 이름의 전기차를 내놓았지만 에너지산업(석유)의 방해와 로비로 전기차를 더 이상 생산하지 못하게 된 역사가 있다. 또한 요즘은 지구온난화에 반대하는 연구에 엄청난 자금을 쓰고 있다. 그런 이유는 다음과 같다.

석유기업의 대차대조표는 이렇다. 납세자들이 시추에 필요한 자본 투자의 90%를 댄다. 시추작업은 주로 공공 토지나 정부 소유의 수면에서 이루어진다. 회사는 공기, 수질, 토양오염의 책임에서 면제된다. 납세자들이 위험과 비용을 감당하고 기업은 수조 달러의 이익을 챙긴다. 이러한 공식이 석유 및 가스기업들에게 믿기 어려울 정도의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334쪽)

 

이를 통제해야 할 정부는 반대로 이런 에너지기업들에 사로잡혀 있다.

경제학에서 '규제포획regulatory capture'이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규제기관이 피규제기관에 의해 거꾸로 포획당하는 현상을 말한다. 다시 말해 정부기관이 보호해야 할 공공의 이익을 희생해서 정작 규제해야 할 산업계를 보호하는 현상이다. 규제포획으로 인해 기업들은 공해, 보건안전 부분 등을 등한시하게 될 수 있다. (262쪽)

 

규제포획은 국민을 위해 산업을 규제해야 하는 기관이 산업을 위해 국민을 규제할 때 발생한다. 다른 말로 하면 규제포획은 규제 시스템이 규제를 받아야 하는 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는 것이다. 규제포획이 발생하면 정부가 오염을 방지해야 하고 오염 정화비용에 세금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명백히 알면서도 기업에 대규모 오염을 발생시킬 여지를 주기도 한다. 규제포획은 재래식 에너지 세계에서는 고질적인 병폐다.(363쪽)

 

에너지기업들은 자신들의 사회적 책임은 정부가 알아서 해결해주고, 투자손실은 국민이 감수하고, 자신들은 이익만 챙겨간다. 게다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국민의 세금을 자신들의 주머니에 집어 넣는다.

전력회사들이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시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의 보호와 보조금 때문이다. 모든 것을 얻을 수 있고 아무런 고통도 없기 때문이다.(266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기존 에너지산업은 태양광에 그 자리를 내줄 것으로 생각한다. 기존 에너지의 혁신은 더디기만 한 반면 원가는 점점 상승하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발전으로 기존 화석에너지의 수요는 점차 줄어들 것이다.

 

저자의 이런 지적은 생각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물론 석유산업이 쉽게 태양광에게 그 자리를 넘겨줄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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