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로망주의보 - 서울 부부의 제주살이
박순애 지음 / 소모(SOMO)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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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을 제주에서 보낸다? 참 재미있는 선택이다. 책은 신혼부부가 제주에서 1년을 그려낸다.

 

제주에는 신구간이라고 해서 겨울철에만 이사하는 풍습이 있다. 농촌지역이라 농번기가 끝나 한가할 때인 겨울에 이사한다고도 하고, 손 없는 날 처럼 구귀신과 신귀신이 교대하면서 귀신들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그 틈을 노리는 거라고도 한다.

...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우리가 집을 구하러 내려간 10월은 매물이 적은 시기였다. 매물은 신구간 한두 달 전이 아닌, 신구간 때 많이 나온다고 했다. 서울에서 집 구할 때 처럼 한두 달 후의 입주를 생각하면 집을 놓치기 쉽다. 집이 나오면 거래완료, 즉시 입주가 일상적이었다.(16-17쪽)

 

우리처럼 지나가다 마을을 본 올레꾼들이 제법 많이 온다고. 집 구하기가 요새는 그래서 더 힘들다고 하셨다. 이제는 제주 사람뿐만 아니라 서울 사람들까지 집 구하는데 경쟁이 붙어 버렸다. (233쪽)

 

제주에서는 으레 사람을 부를 때 삼춘이라고 한다. 우리가 식당에서 "이모"라고 호칭하는 것처럼 아줌마, 아저씨, 이웃사촌, 식당주인에게 삼춘이라고 한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모두가 한 가족인 줄만 착각했다.

제주의 풍습은 서울의 것과 많이 다르다. 남편씨와 제주에 와서 가장 신기했던 건 현수막이었다. 초등학교가 바로 앞이라 아이들이 여러 대회에 나가 상을 받을 때마다 현수막이 걸렸는데, 상을 받은 아이 외에도 부모님 성함이 함께 걸려 있었다. ... 꼭 상을 받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결혼식이나 부음 소식에도 자식과 부모는 함께 거론이 된다. 지역 신문에는 결혼 소식과 부음 소식을 전하는 공간이 따로 있는데, 결혼 소식에는 양가 부모님과 자식들의 직업, 피로연 장소가 기재되고, 부음 소식에는 배우자부터 자식, 며느리, 사위의 이름까지 거론된다.

 

어쩌면 이 책의 결론은 이 것이 아닐까. 환상의 제주와 실제 제주의 차이 그리고 그 안에서 찾아가는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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