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행성 - 바이러스는 어떻게 인간을 지배했는가
칼 짐머 지음, 이한음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바이러스, 뭔가 두렵다. 그런데 저자 칼 짐머는 그의 책 바이러스 행성에서 바이러스를 오랜된 동료라고 부른다. 이는 바이러스가 오랫동안 지구상에 생존해왔으며 인류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지 않았을까 이야기한다. 많은 과학자들이 기생충의 해악성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면도 주목하고 있는데, 미생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로 삼아야 겠다.

대부분의 감기는 일주일 정도면 낫고, 리노바이러스 양성으로 판정된 사람 중 40 퍼센트는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사실 사람 리노바이러스는 숙주인 사람에게 유익한 기여를 할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어릴 때 비교적 무해한 바이러스나 세균에 걸려서 앓고 나면, 더 나이가 들어서 알레르키나 크론병 같은 면역 장애 질환에 더 내성을 띨 수 있다는 증거를 많이 찾아냈다. 사람 리노바이러스는 면역계가 사소한 촉발헤 과잉 반응하지 않고 진정한 위협에 맞서도록 훈련시키는 일을 도울지도 모른다. 아마도 우리는 감기를 오래된 적이 아니라 경륜 있는 현명한 교사로 봐야 하지 않을까(38쪽)

 

그리고 이 바이러스는 어디에나 있다. 바닷물1리터에는  1,000억 마리의 바이러스가 있다고 한다. 바이러스는 역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실제 생태계 안정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콜레라 유행병이 생기면 콜레라를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는 더 빨리 증가한다. 그리고 콜레라 유행병은 수그러들게 된다.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의 가장 큰 장소인 해양에 있어서 해양바이러스가 해양생테계를 조정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에 더해 바이러스를 통해 유전자를 추적해서 보다 근원적인 생명의 역사를 찾아낼 수도 있는 일이다.

과학자들은 오래 전에 살던 공통 조상에서 갈라진 종들의 유전체를 비교함으로써 유전자의 역사를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런 비교를 통해 먼 과거에 살았던 바이러스가 현재 숙주에 전달한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다. 과학자들은 모든 생물이 바이러스가 집어 넣은 수백 개, 혹은 수천 개의 유전자를 지닌 유전체의 모자이크임을 깨달아왔다. 생명의 나무에서 가장 아래쪽에 놓인 생물조차도 바이러스가 옮긴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유전자의 역사, 적어도 해양 미생물과 그 바이러스의 유전자 역사는 수십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부산한 교역망의 역사에 더 가깝다.(81쪽)

 

아직 바이러스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바이러스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힘든 바이러스의 등장이 그렇다. 바이러스가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바이러스의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이다.

자연에 선을 그어 경계를 나누는 일은 과학적으로 유용할 수 있지만, 생명 자체를 이해하려고 할 때 이 선은 인위적인 장벽이 될 수 있다. 바이러스가 다른 생물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파악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바이러스와 다른 생물들이 어떻게 연속체를 이루는지를 생각하는 편이 더 유용할 수도 있다. 우리 인간은 포유동물과 바이러스의 분리할 수 없는 혼합물이다. 바이러스에서 유래한 유전자를 제거한다면, 우리는 번식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아마 금세 다른 바이러스들에 감염될 것이다.(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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