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의 과학 - 누구나 겪지만 아무도 모르는 감기의 진실
제니퍼 애커먼 지음, 한세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3월초 꽤 오랜만에 감기에 걸렸다. 회사 직원중 하나는 입사한 이후 내가 감기 걸린 걸 처음봤다고 했다.(3년동안 못봤다는 소리인데) 나는 감기에 잘 안걸리는 것인가? <감기의 과학>이라는 책을 보니 그런것 같지 않다. 감기에 걸리고도 감기 증상이 없는 사람이 꽤 된단다.(25%정도)

 

감기는 어떻게 걸리고, 어떤 증상을 보이는지 보면

빈테르가 이끄는 팀은 감기 바이러스가 누관을 타고 콧속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콧속에서 바이러스는 두껍고 끈끈한 점액을 만난다. 점액은 바이러스와 그 밖의 외부에서 들어온 입자들을 묶어두어 폐에 침입하지 못하게 한다. 일부 바이러스는 이 끈끈한 장벽을 탈출해 목구멍 뒤쪽에서 아데노이드라고 알려진 커다란 림프선을 타고 이동한다.

이상한 일이지만, 바이러스는 코의 도움으로 이동한다. 콧구멍 안의 세포들은 아주 조그마한 털을 지닌는데, 이 털은 힘을 모아 자신을 감싸고 있는 점액들을 몰아낸다. 성능 좋은 전자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이들은 마치 털이 긴 카펫처럼 보인다. 이 털은 주로 주부와 같은 역할을 해 먼지와 꽃가루, 그 밖의 입자들을 목뒤로 쓸어내며, 삼켜진 입자들은 위산으로 파괴된다. 하지만 털들은 또한 바이러스가 지나갈 수 있는 움직이는 작은 보도 역할을 하기도 한다.(24쪽)

......

일단 바이러스 입자들이 들어오면 이제 폭동이 시작된다. 이들은 자신이 마치 유익한 존재인 것처럼 인체를 속여 세포가 곧장 받아들이게끔 한다. 그리고 일단 세포에 침입하면 마치 해적들처럼 그곳을 장악한다. 인체가 전에 같은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항체를 형성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만약 그럴 경우에는 항체가 바이러스의 표면을 감싸 세포에 닻을 내릴 수 없게 함으로써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킨다. 그렇지 않으면 바이러스는 세포의 말랑말랑한 부분을 후려쳐 유전 물질인 RNA를 분비할 것이다. RNA는 세포의 메커니즘을 장악하고 바이러스를 수없이 증식한다. 결국 인체 세포는 스스로를 파괴하기 시작하고 주변 세포들까지 감염되기에 이른다.
바로 이 단계가 감기를 알리는, 목이 간질거리는 증상의 기원이다.(25쪽)

 

과 같다. 그래 감기에 걸리면 목이 간질간질한데 이 때문이었군.

 

책에서는 좀 논쟁이 될 만한 내용도 있다. 감기의 주원인 중 하나가 스트레스인데 어릴 때 스트레스 또한 크다는 것이다.

"실험을 하면서 나는 다음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감기에 걸릴 위험을 가장 높이는 최악의 스트레스는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스트레스였습니다. 실직이라든가 배우자와의 지속적인 불화, 가족이나 친구와의 길등 같은 싱황이 한 달 이상 지속될 때특히 그러합니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견디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감기에 걸릴 확률이 두 배에서 세 배가량 높았습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이 오래 지속될수록 만성적인 질병이 자라날 위험 또한 높아집니다."

코언은 또한 어린 시절위 사회경제적 지위와 감기에 걸리는 확률 사이의 강한 연관관계를 제시했다.

"어린 시절, 그러니까 18세 이전에 부모가 몇 해 동안 집을 소유하고 있었는지가 성인이 된 후의(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때) 감기 감염 여주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즉, 주택을 소유한 햇수가 길수록 감기에 걸릴 확률은 낮아진다. (136-137쪽)

이사가 일상적인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좀 다르지만 어린 시절의 가정환경 부의 정도가 감기에 미치는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는 것인데, 음. 어릴 때 못살면 감기도 잘 걸린다는 것이 참 슬프다.

 

그런데 이 감기는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생물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바이러스가 감기를 유발하기 때문에 감기 치료법 연구는 마치 손에 잡히지 않는 움직이는 과녁을 겨냥한 것과 같습니다. 한 가지 혹은 한 종류의 바이러스에 작용하는 백신이나 약은 다른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합니다. 감기 바이러스는 증식할 때 오류를 발생시키기 쉽습니다. 때문에 유전자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수백 종의 각기 다른 감기 바이러스가 탄생하는 것은 물론 각각의 종이 결합해 또 다른 종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2009년, 리노바이러스의 유전자 암호를 밝혀냈을 때 과학자들은 다음 사실을 발견했다.
"일부 종들은 한 사람을 감염시키는 각기 다른 두 가지 바이러스 사이의 유전 물질 교환으로 발생한다. 한때 불가능한 것이라고 여겨지던 이런 종류의 유전적 재조합은 바이러스를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겨누기 힘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과녁이란 사실을 뜻한다."

터너가 설명을 이어갔다. 
"두 번째는 실제적인 측면입니다. 감기는 심각하지 않은 질병이며 어느 정도 지속되다 사라집니다. 때문에 감기 치료가 효과를 보려면 작용이 대단히 빨리 일어나야 합니다. 가격도 싸야 하고요."

...

현재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약들도 있다. 이들 약의 목적은 리노바이러스에 달라붙어 있는 그 손잡이의 활동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이들 복합체 가운데 하나인 트레마캄라(tremacamra)는 감기 증상을 줄이는데 작지만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약은 완성되지 못했다. 감염된 지 12시간 이후 복용할 경우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감염 후 약 16시간이 지나야만 감기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식한다.(202~203쪽)

 

아래는 과학책전문 번역가 김명남씨의 책 소개글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217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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