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트렌드 2045 - 미래를 통찰하는 눈
마티아스 호르크스 지음, 배진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트렌드 책들을 몇 권 읽고 있는데, 이 책만한 책은 못 봤다. 일단 기본적으로 접근 자체가 바람직하다. 다른 트렌드책들이 소비트렌드에만 국한되어 있고, 읽다보면 용어 만들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처음부터 쭉 관통하지만 역사에서 다양한 이론을 접목시켜 미래를 조망하고 있다.

효율적인 예측과 행동의 근거는 그처럼 다양한 차원들이 한데 통합된 곳에서만 나올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다음의 세 가지 새로운 '인터페이스 학문', 즉 간학문이 그러한 통합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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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시스템 이론 및 게임 이론
인간들 간의 상호작용을 '연속적인 게임'으로 이해하는 학문이다. 존 폰 노이만, 토마스 셸링, 조 내시 같은 초특급 기인들이 동서 냉전 기간에 이 학문의 기초를 마련했다. 게임 이론은 처음에는 군사훈련에만 적용되었지만, 그 후로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룩했다. 그 결과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컴퓨터 모델을 이용하여 모든 사회 시스템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특정한 맥락이나 상황 속에서 개개인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집단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리고 위기와 협력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 등의 모든 과정이 이제 더는 비밀이 아니다.
● 인지심리학
최근들어 이 학문은 두뇌 연구소와 손잡고 인간이 주변환경을 '조화롭게 조정'하는 방식과 그로부터 어떤 결정과 행동이 도출되는지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인지심리학의 선구자인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베르스키는 이미 20년 전에 '인간은 오직 이성에 따라 행동한다'는 관념이 얼마나 근거 없는 것인지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여기에서는 밈meme이라는 개념이 무척 중요한데, 이 책에서도 자주 마주치게 될 것이다. 밈은 진화생물확자 리처드 도킨스가 맨 처음 이야기한 것으로 생물학적 유전자 '진gene'에 대응하는 말이다. 동물에게는 생물학적 유전자만이 아니라 문화적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며, 모방 등과 같이 비유전적으로 후대에 전해지는 요소를 말한다. 밈이 작용하기에 우리 뇌 속에서는 불안, 기대, 기피 사이에서 신중한 저울질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모델이 만들어지고, 기대심리를 통해 자기 충족적 예언들이 생성되며, 궁극적으로는 미래를 '생산한다'.
● 확장된 진화론
250년 전 찰스 다윈이 진화의 기본 원칙들을 처음으로 설명한 이후, 이 개념은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오늘날 '다윈주의'는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서 생사를 건 싸움, 오직 한쪽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싸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지배와 복종이 아닌 공진화co-evolution를 토대로 한다. 새로운 진화론은 두가지 주요 분야인 진화심리학과 진화조직학을 통해 인간을 '서로 협력하면서 살아남는 존재'로 이해하도록 해준다. 우리가 아름다운 대상을 선호하는 이유, 부와 지위를 추구하면서도 서로 간에 공감을 느끼는 이유와 그 방식은 물론이고, 경제적인 위기가 악화되는 과정이나 기업이 번성하는 과정 또는 암과 같은 끔찍한 질병이 발달하는 과정 등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궁극적으로 확장된 진화론에서는 이 모든 것을 진화 과정의 일부로 본다.

방금 언급한 이 세 가지 학문의 접점에서 통합적인 변화와 세계학이 대두하고 있는데, 나는 그것을 진화 예측학 evolutionary prognotics이라 부른다. (8~10쪽)

 

물론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들은 있지만, 그렇더라도 저자의 주장은 나름의 역사, 과학 등의 학문적 바탕을 가지고 있어 의미있다. 특히 저자는 인간과 사회가 전체적으로는 진보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회적 불평등이 어찌되었건 역사적으로 사람들의 복지수준은 좋아지고 있고, 수명또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일반인들의 관습적 생각과도 다른 이야기를 한다. 세계화라고 하지만 정작 사람의 이동 등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유목민이라 떠들지만 실상 예전에 비해 이동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한다. 기술의 급격한 변화도 실제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변화는 없다고 말하다. 이런 저자의 이야기는 합리적은 근거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메가트렌드라는 것이 어떤 개별적인 특정시기의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때로는 후퇴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크게 보면 정반합을 거쳐 앞으로 나아간다고 본다. 보다 긴 콘트라티에프 주기를 활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세계화 메가트렌드는 공간의 질서를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의미에서 내적인 지평선과 각종 관계를 변화시킨다. 그리고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시스템 내부에서 새로운 협력을 요구하고 강요한다. 여성화는 남성과 여성의 공동생활 방식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이와 더불어 가족의 조직 방식도 변화시킨다. 이것은 우리의 사회문화적 체계와 가치 체계에 더욱 고차원적인 복합성을 강요한다. 건강 추구 메가트렌드는 의료 분야 자체뿐만 아니라 우리가 자신의 신체와 육체적인 능력을 관리하는 방식과 자신의 노화 과정에 대처하는 방식까지도 함께 변화시킨다. 한마디로 '자기 자신을 인식하도록' 만든다. 새로운 직업이라는 메가트렌드는 노동과 생계 활동과정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태도를 변화시킨다. 그리고 창조적인 협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필수적인 요소로 만든다. 이렇게 보았을 때, 메가트렌드는 우리 문화 시스템 전체에 미치는 복합성의 압력이다. 다시 말해 변화를 재촉하여 복합성을 높이는 바람과도 같다. (4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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