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 - '인도'라는 이름의 거울
이옥순 지음 / 푸른역사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에게 인도는 무엇일까?
대체로 우리에게 인도는 두가지 의미로 다가온다. 못사는 나라와 모든이가 현자인 나라.. 매체도 그렇고 우리가 접하는 책에서도 두가지 모습으로 우리에게 비쳐줄 뿐이다.
'시간이 멈춘 듯, 여유롭게 사는 인도인의 삶과 문화','인도를 다녀오면 인생이 바뀐다','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새로운 충격과 자극을 기대' 라는 말들로 인도는 우리에게 인식되어 있다.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등의 인도와 관련된 우리의 오해를 지적하는 책을 써온 이옥순의 책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은 "'인도'라는 이름의 거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감하게 우리가 인식하는 인도에 대한 생각이 사실은 150년 전 영국이 인도의 식민지를 정당화하기 위해 만든 이념과 똑같다고 지적한다. 인도를 바라보는 눈은 사실 우리가 느끼고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19세기 제국주의자에게 감염된 인도 보기일 뿐이다. 이것을 저자는 '복제 오리엔탈리즘'이라 부른다.

오리엔탈리즘이란 에드워드 사이드가 지적한 데로 '동양과 서양 간의 인식론적 구분을 창조하고 확인하는 데 기여한 이념적 관념'이다. 다시말해 서양이 상상하고 날조해 낸 동양에 대한 이미지이다. 사실 제국주의 국가가 이런 오리엔탈리즘을 만들어낸 것은 그들의 식민지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그런 관점은 여전하다. 지금 우리도 동양과 서양을 그런 차이로 인식하고 그런 면에서는 동양이 서양보다 우수하다는 역 오리엔탈리즘에 빠지기도 한다.

17세기 '동인도회사'를 통해 인도에 진입한 영국은 19세기 인도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세포이난'으로 불리는 반영투쟁과 접한다. 이 때 부터 영국은 상업자본이 아닌 직접적인 통치를 하게 되는데, 식민주의를 정당화할 이념을 만들게 된다. 인도는 발전하지 못하고, 윤리를 갖지 못한 미개한 야만인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양인인 영국이 인도를 개화시키고 문명을 발전시킨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인도를 그럴 듯 하게 포장시키는 데 인도는 시간이 멈춘 신비한 곳이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현자인 깨달음을 향해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 이념은 인도를 좋게 말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인도는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저자는 1부에서 19세기 영국이 날조해 낸 인도에 대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2부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작가들 '강석경','송기원','류시화' - 강석경은 오늘의 작가상, 송기원은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저명한 작가들이다. 류시화와 물론 베스트셀러 작가이고 - 의 글들을 통해 우리가 생각해 내는 인도에 대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강석경과 송기원은 각각 소설에서 인도를 그려내는 데 인도인의 헐벗은 이미지, 거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돈 한푼을 따내기 위해 사기를 치고, 협박을 하는 미개인의 모습으로 그려낸다. 류시화는 그의 책 '하늘 호수로 떠나는 여행'에서 그런 미개 속에서도 깨달음을 추구하고 있다고 그려낸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 힌두의 철학자답게 미화되고, 돈을 떼어먹은 사람은 집착과 소유를 벗은 것으로, 절도인을 행복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성자로 그려낸다. 강석경, 송기원 그리고 류시화가 그려낸 인도에 대한 이미지는 놀랍게도 19세기 영국이 인도의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날조해낸 이미지와 똑같다. 그리고 그런 이미지는 바로 우리가 인식하는 인도에 대한 이미지인 것이다.

이런 우리의 인식속에는 인도인만 있다. 그리고 시간이 멈춰버린 인도만 있다. 인도사회와 인도의 변화에 대해서는 놀랄정도로 무심하다. 그나마 피상적으로 IT 강국이라고만 알고 있을 뿐... 그래서 인도가 핵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그 돈으로 나라나 더 발전시키지'라는 식으로 생각할 뿐이다.

실제로 우리는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어떤 편견, 특히나 서양이 만들어낸 '동양'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서양이 만들어낸 '동양'이라는 이미지가 이미 내면화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닥. 그렇기 때문에 인도에 대해서 '동양'에 대해서 거짓되게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인식하지 못한다. 그런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비단 인도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가 '한국'이라는 우리 사회, 문화를 인식함에 있어서도 이런 '복제 오리엔탈리즘'이 작용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우리의 생각을 되돌아보도록 요구한다. 나에 대한 성찰을 촉구하는 ...

* 다만 단점이 있다면 내용이 조금 늘어져 있다는 것. 200여페이지에 달하지만 100여 쪽의 내용으로도 우리안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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