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세트 - 전10권 - 양장본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2003년 읽은 소설중에 한권만 추천하라고 하신다면 저는 주저없이 조정래의 [한강]을 꼽겠다. ^^ [아리랑]과 [태백산맥]을 보면서 오래전부터 한번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실제로 읽어보지는 못했다 -_-;; [태백산맥]의 경우는 집 책꽂이에 항상 꽂혀있는데도 말이다 ^^ - 일단 끝까지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을 경우 아예 시작을 하지 않는 개인적 성격도 한 몫 - 언젠가는 꼭 도전하리...

아마 조정래님의 대하소설을 시작하지 못했던 것은 조정래님에 대한 일종의 경외감도 한 몫 작용했다. 함부로 대해서는 안될듯한... 그럼에도 -게다가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한강]에 도전했던 것은 일종의 객기였다... ^^ 이렇게 시간보내다간 조정래님의 대하소설 한번 읽어보지 못할 것 같아서... -'04년, '05년 [태백산맥], [아리랑]에 한편씩 도전하겠다는 다짐 하나 - 결국 봄날의 두달반을 끙끙대어야만 했죠... ^^

[한강]을 읽어내려가는 것은 1960년대부터 1970년대의 이르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우는 시대의 역사를 보는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각각의 장소에 있는 한강의 기적에 발을 뻗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미시사가 뭉쳐져서 그 시대의 역사 전체를 보여주는..(개발논리시대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한강 10권을 띤다면 마음속으로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된다. ^^ )

지난해 봄에 읽은 내용이라 세부적인 부분까지는 생각되지는 않지만 크게 저는 세가지의 시대적 배경이 생각난다.

첫째, 유일민과 유일표를 통해 보여지는 아직도 지속되는 남과 북의 문제. 유일민 가족은 아버지의 월북이라는 꼬리표를 단채 여러가지 사회적 제약들을 몸으로 버텨냈다. 남과 북의 이념의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면서 연좌제라는 사회적 억압의 기제를 사용하는 시대적 상황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 노무현 장인이 이북에 부역했다는 과거가 문제가 되었던 대선을 보면 -

둘째, 한인곤을 통해 보여준 군인 정치와 한강의 기적시대 때의 부동산 투기의 모습이다. 정치적 부패의 기본 틀이 잡히고 재산의 축적이라는 것이 비정상적으로 되어버렸던 모습은 여전히 동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천두만과 천두만 가족에서 보여지는 일자리의 문제와 산업역군이라는 미명아래 착취당해야만 했던 노동자의 현실을 보면 먹고 자는 문제가 조금 나아졌다는 것은 빼놓고 경제적 구조의 문제는 여전한 것을 볼 수 있다.

- 지금 기억나는 부분만 적었답지만. 한국현대사의 큰 줄기를 짚어나간 대작이었다.

2003년 읽은 소설 중 이 한권의 소설로 [한강]을 꼽은 것은 바로 이런 이유때문다. 시대적 배경으로는 6-70년대를 보여주고 있지만, 사실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지금의 사회적 모습을 보여주기에... 현재의 삶의 부조리들이 바로 그 시대로 부터 형성되었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우리네 삶의 모습도 제공해준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조정래의 문학이 뛰어난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철저한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작가들에게 정말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 시대적 삶을 보여주면서 보편적인 역사로 승화시키는 능력, 그래서 조정래님의 명성은 단순히 대작을 남겨서가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의식을 갖게 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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