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호반도시 루체른은 음악축제로 유명한 곳이다. 부활적 축제, 여름음악축제에 이어, 가을 피아노축제로 도시를 물들인다.
클라우디오 아바도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루체른이고,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LFO) 이다.
아바도가 창다한 구스타프 말러 청소년 오케스틀는 이듬해 루체른 페스티벌의 부활절 축제를 책임지는 상주악단으로 지명됐다. 이 악단의 단원들이 성장해서 청소년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게 되자 1997년에는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로 개명했다. 2003년 이 악단을 모태로 하면서 세계 정상급 독주자와 실내 악단이 수석단원으로 결합하는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축제를 이끌고 가는 상주 악단의 결합을 맡았다.
아바도는 그 해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한 뒤, 미년 이 축제를 통해서 말러 교향곡의 대장정을 펼치고 있다. 베를린 필의 수석 단원들인 알반베르크 현악 4중주단과 하겐 중주단 등이 멤버로 참여했던 이 오케스트라의 진용은 흡사'클래식 음악계의 레알 마드리드'로 불릴만큼 화려했다. 사실 이는 70년대에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구상했던 축제 오케스트라의 부활이기도 했다. (399쪽)
아바도는 2003년 말러 2번을 시작으로, 2004년 5번, 2005년 7번, 2006년 6번, 2007년 3번, 2009년 1번과 4번, 2010년 9번을 연주한다.
루체른 음악축제는 위의 사진의 건물인 KKL (Kunst- und Kongresshaus Luzern) 이 완성된 후 새로운 장을 맞는다. 여러 콘서트 홀과 미술관으로 이루어진 복합공연문화시설인 KKL은 이제 루체른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되었다.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만든 이 건물은 그가 특히 좋아하는 검은색과 특유의 단순한 선을 강조하였다 루체른 호수를 내렫보며 서 있다 KKL은 건물 자체만으로도 이미 세계 현대 건축의 중요한 작품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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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고 육중한 건물을 가까이서 바라보면, 검게 반짝이는 대리석과 유리의 세련됨이 한층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171쪽)
그러나 한편으로 이런 변화를 달가워 하지 않는 이도 있다. 뭐랄까 너무 잘 돌아갈 때 느껴지는 비인간적인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루체른 축제는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었다. 이전의 가족적이고 소박하고 친근하던 분위기는, 형식적이고 정형화되고 사무적인 느낌으로 바뀌었다.
저자는 KKL 이전의 공연에서는 쉽게 지휘자 연주자들을 만날 수 있던 것을 회상한다. 특히 아바도와 만났던 기억을..
어찌되었건 KKL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이 루체른 페스티벌을 즐기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있었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