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다섯차례 다녀왔다. 띄엄띄엄 다녀오다 보니 제주가 눈에 들지도 않았고, 데이트에서 가족여행으로 발전하면서 제주도에서 방문하는 곳이 겹치기도 선택의 폭이 좁아지기도 한다.

 

제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제주로망다이어리>는 제주 출신 젊은 일러스터의 책이라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책이다. 제주에서 태어나 즐겼던 제주의 소중함과 본인도 몰랐던 제주의 즐거움이 드러난다. 본인의 경험을 중심으로 가볼 곳, 먹을거리를 설명한다. 네개의 챕터 역시 '옵데강, 게민 혼저 글읍써. 오셨어요. 그럼 어서 가봅시다.' , '속쏨행 들어보쿠과. 조용히 하고 들어보실래요' 등으로 정겹다.

책을 읽다보면 하가리 돌담길을 걷고 싶고, 오름에 오르고 싶어진다.

"하가리 돌담길을 걷다 보면 발걸음이 마치 부드러운 음률을 따라 걷는 것 처럼 편하고 즐겁기 이를데 없다.

돌담은 자로 잰 듯 반듯한 모양새를 고집하지 않았다. 굽이굽이 곡선이고 자유로웠다. 주변의 여러환경과 땅의 모양새에 맞추어지고 다듬어져, 일부인 양 천연덕스럽게 서 있었다. "(93쪽)

 

"바람 부는 날의 오름은 보는 이들에게 자연의 소리를 선사할 것이고, 석양에 물든 오름은 환상의 세계로 초대할 것이다. 특히 가을날 억새 무성한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걷는 맛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상쾌하다."(99쪽)

 

<제주 버킷리스트 67>는 조금 다른 일러스트가 눈에 들어온다. 작은 활자체와 여백이 돋보이는 책이다. 책 제목만큼이나 제주에서 해 볼일을 67개의 소제목으로 보여준다. 조금은 힘들어보이는 주제들도 있지만, '수국 필 때 종달 해안도로에서 자전거 타기', '비오는 날 비자림 산책하기', '밤바다 바라보며 한치회 먹기' 등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영혼을 치유하는 올레길 완주하기

"처음에는 코스 돌파를 목표로 가게 되지만, 어느 순간 부터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풍광 앞에 감탄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 거창한 것, 커다란 것, 인위적인 것들은 어는 순간부터 중요해지지 않고, 작고 보잘것 없고 스쳐 지나가기 쉬운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 쯤이면 제주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29쪽) 

 

 

<제주 로망다이어리>와 <제주 버킷리스트 67>은 제주를 자주 방문하지 않은 사람이나 관광이 목적인 여행객에게는 맞지 않는 책이다. 다만 제주의 색다른 멋을 찾고 싶다거나, 제주를 좀 더 가까이 보고 싶은 사람, 제주를 여러차례 방문해 이제는 제주의 속살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