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1Q84를 말하다 - 상실의 시대에서 1Q84까지 그의 문학에 관한 담론
무라카미 하루키 연구회 지음, 임희선 옮김 / 미래지식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무라카미 하루키 1Q84를 말하다>는 1Q84를 조금 더 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일단 책 목차에서부터 특징을 잘 알 수 있다.

3개 파트로 나눠 PartⅠ에서는 '소설1Q84를 바라보는 40개의 관점'이라는 주제로 하루키와 1Q84를 다루고 있고, PartⅡ에서는 '하루키 소설이 더 재미있어질 힌트들', PartⅢ은 '1Q84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라는 주제이다. 처음부터 쭉 읽어도 되고 필요한 부분을 먼저 읽어도 되는 구성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루키의 노벨상 가능성이 궁금하다면 "하루키는 1Q84로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챕터를 읽으면 되고, 1Q84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에서 "야나체크와 심포니에타"는 1Q84의 중심 소재 중 하나인 야나체크의 음악을 접할 수 있다.

 

1Q84의 주요 소재는 일본의 옴진리교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하루키는 옴진리교 사건을 담아낸 논픽션 <언더그라운드>를 펴냈다.

<언더그라운드>는 전후 50년째에 일어난 '지하철사린독가스사건'이라는 일대 사건을 정면으로 다룬 논픽션 작품이다. 대략 1년에 걸쳐서 무라카미 하루키 스스로가 50명도 더 되는 피해자들을 직접 취재했고, 그렇게 모은 이야기들이 책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

개인적인 감정을 가급적 자제한 상태에서 담담한 인터뷰를 통해 밝혀지는 사건 당일의 모습은 그때까지 매스컴이 다루지 않았던 맹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연히 지하철을 타게 되었던 피해자들에게 그날 하루 일어났던 일들, 그 때까지의 인생, 그리고 그날 이후의 마음과 몸, 환경의 변화가 분명하게 나타났다. 피해자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지금의 일본인들이 아고 있는 문제점을 하나씩 극명하게 부각시켰던 것이다. 

....

이 책의 저자후기에서는 "옴진리교사건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는 교단 측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있는 쪽의 어느 땅 밑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서술했다. (213~215쪽)

 

아오마메가 결국에는 계획했던 대로 마지막 '일'로서 암살에 성공한 교주. 그러나 아오마메는 암살 직전 일종의 존경심을 그 교주에게 느낀다. 그런 식으로 그려낸 사람이 무라카미 하루키인 만큼 그런 점에서 <언더그라운드>의 효과를 역설적으로 느낄 수 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행위는 그 이면에 있는 또 다른 어떤 존재로부터 흘러나오는 말에도 동시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싸움을 하는 양쪽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는 뜻이 아니다. 지하철 사린독가스 사건의 피해자들에게는 전혀 잘못이 없다. 그것은 일방적인 범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정을 가지고 신흥종교를 그려낼 수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는 천재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59-60쪽) 

 

 

사실 1Q84가 옴진리교를 다루고 있다는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1Q84를 읽을 때 느꼈던 이질감에 대해 어느정도 해답이 주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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