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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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고와 아오마메는 본격적으로 종교집단 선구에 개입된다. 여성학대에 대해 물리적 복수를 감행하던 아오마메는 선구의 리더를 죽이는 일에 개입되고, 후키에리의 글을 손 봐 세상에 내놓은 덴고는 소설을 통해 선구를 실질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리틀피플이라는 존재를 세상에 드러낸다. 하지만

"리틀 피플이라는 자가 선인지 악인지, 그건 모르겠네. 그건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의 이해나 정의를 뛰어넘는 존재야. 우리는 오랜 옛날부터 그들과 함께 살아왔어. 아직 선악 따위가 제대로 존재하지 않았던 무렵부터. 사람들의 의식이 아직 미명의 것이었던 시절부터. 하지만 중요한 건 그들이 선이건 악이건, 빛이건 그림자건, 그 힘을 행사할 때, 그곳에는 반드시 보상작용이 생겨난다는 거야. 이번의 경우, 내가 리틀피플이라는 존재의 대리인이 되는 것과 동시에 내 딸이 반 리틀 피플 작용의 대리인 같은 존재가 되었어. 그렇게 해서 균형이 유지되었지"(326쪽)

 

...

 

그들은 어느 순간 암흑속에서 나타나 딸아이를 통해 이쪽으로 건너왔어. 그리고 나를 대리인으로 삼았지. 딸아이가 퍼시버=지각하는 자이고, 내가 리시버=받아들이는 자가 되었어. "(327쪽) 

 

1Q84는 절반만 재미있다. 절반만 재미있다는 것은 아오마메가 선구의 리더를 죽이는 과정까지는 긴장감이다. 그러나 남은 절반은 덴고와 아오마메가 만나야 하는 이유가 설명되고, 아오마메가 '공기번데기'를 읽으면서 '공기번데기'의 내용이 너무 자세히 설명된다. 뭐랄까 1권에 이어 2권 중반까지 읽으면서도 흐릿하게나마 1Q84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독자를 위해 개연성을 너무 설명하려 든다. 하루키에게는 '독자들이 스토리를 놓쳐버리거나 이해하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노파심이 앞섰던 것 같다.

 

그리고 갑자기 삼류 산파소설이 된다. 종교집단 선구의 리더는 아오마메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오마메가 이해하지 못할 설명을 한다. 1Q84로 들어오면서 그녀의 유일한 사랑 덴고와 끈이 생겼지만, 둘 중 하나는 죽어야만 한다는 내용인데, 아오마메는 초등학교때 잠시 만났던 덴고를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한다. 물론 '증인회'(여호와의 증인)라는 독특한 종교적 상황때문에 따돌림 당하던 자신을 단 한번 따뜻하게 대해줬던 그를 평생 기억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갑자기 무슨 삼류러브스토리 타령...

"이 1Q84년에서 자네들 두 사람을 동시에 구해주는 건 현재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해. 선택의 길은 두 가지. 하나는, 아마도 자네가 죽고 덴고가 살아남는다. 또 하나는, 아마도 그가 죽고 자네가 살아남는다. 그중 하나야."(339쪽)

 

덴고와 후키에리가 관계를 맺는 장면도 조금은 억지스럽다. 결국 선구의 리더가 무녀(10대 소녀)들을 상대로 성관계를 갖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SF 에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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