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9패 유니클로처럼
김성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부터 유니클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갑작스레 증가한 매장과 광고, 그리고 다른 한국 브랜드 대비 저렴한 가격, 그런데 일본 브랜드라니. 그러던차에 일본전산이야기에 이어 저자가 다룬 "1승9패 유니클로"처럼을 도서관에서 동시에 대출하였다.

 

유니클로는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회사이다. 전반적으로 활동성을 잃고 가는 일본기업인데다가 사양산업이라 불리는 의류업계에서 고가의 브랜드가 아님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성공의 배경으로 저자는 유니클로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문화를 들고 있다.

 

유니클로가 강한 것은 스펙이 아닌 열정을 가진 직원들을 뽑아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만든 다는 점에 있다. "직원을 뽑을 때 각종 자격증이나 어학실력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실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협업 시스템에 얼마나 열심히 참여하는지, 조직의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등 팀원으로서 진정성을 우선시한다."(104쪽) 우리나라 기업들이 부족한 부분이다. 물론 언론을 통해서는 다양한 인재를 뽑는 면이 부각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스펙으로 중무장한 이들이 뽑여 들어온다. 문제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스펙과 어학실력이 지속적으로 괴롭힌다는 점이다. 한국기업에서는 일만 열심히 하는것이 해야 할 숙제들이 너무 많다. 이런 저런 교육과정을 마쳐야 하며 2년 마다 어학실력을 갱신해야 한다. 아무리 업무 성과가 좋더라도 토익 점수가 없어 승진에서 누락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유니클로라는 회사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었다. "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일본에서 중년 이상의 숙련기술자들이 활약할 수 있는 장이 없어졌다. 유니클로가 이들을 파트너로 삼은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구축을 통해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내겠다는 기업철학, 숙련된 인재들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경제발전에 공헌하겠다는 취지였다."(75쪽) 이 부분을 읽는 순간 유니클로는 훌륭한 기업이라는 생각을 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이런 기업을 찾아볼 수 있을까? 회사를 사적 이익에 사용하는 사주들이 너무 많고, 회사가 부도날 정도이나 이미 자기 재산을 빼돌려 버린 우리나라에서 이런 철학을 가진 기업가가 얼마나 될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훌륭한 기업 유니클로를 다루는 저자의 소양, 역량에는 의문이 든다. 성공한 일본기업을 예를 들면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충고를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건 '아니올시다'.

" '88만원'세대'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죽어라 일해도 한 달에 받을 수 있는 돈이 고작 88만 원 이라서 이런 말이 생겼다. 그런데 그 이하의 돈을 받으면서도 사무보조, 아르바이트, 파트타임으로 일하다 정직원이 되어 과장, 부장이나 간부로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138쪽)라는 부분이다. 저자는 결국 일하는 본인의 문제로 88만원 세대의 문제를 돌리고 있는데, 이건 한참 잘못된 것 같다. 일단 88만원 세대라는 말은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생겨난 용어이다. 이전 세대에는 아르바이트, 파트 타임으로 시작해 정직원이 되고 간부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 우리나라의 비정규직화는 고착화 되어 버렸다. (그리고 2000년대 중후반에 아르바이트를 한 사람은 정직원이 되더라도 많이 올라가야 대리급 정도이다.) 처음 시작할 때 정규직이냐 아니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되어 버린다. 특히 인력파견회사가 비일비재한 우리나라 환경속에서 인력파견회사에서 아무리 일을 잘한다고 정규직이 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열심히 일해서 정규직으로 되는 경우가 많다면 저자의 지적은 맞다. 하지만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는 경우가 극소수인 경우는 개인 보다는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한다. 저자가 변화코칭 전문가라지만 사회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고 일반 회사 경험은 전무한 것 같다.

 

한국에서의 유니클로의 미래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지오다노와 같이 그냥 저가의 브랜드로 남게될지 아니면 저가의 훌륭한 브랜드로 남을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 2013-12-09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래 전에 쓰여진 서평이 2013년에 올라와있는 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대 착오적인 부분이 있어 이렇게 한 글자 남깁니다.
먼저 이 서평을 쓰신 분에게 "유니클로 제국의 빛과 그림자"라는 책을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유니클로는 2013년 1월에만 하더라도 SPA브랜드 M/S 1위의 업체였는데
미래를 두고봐야 한다, 지오다노와 같이 그냥 저가의 브랜드... 라는 부분은 서평을 쓰신 분의
사전지식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또한 SPA브랜드는 유니클로(1980년대)가 처음은 아니지만(GAP이 SPA의 시작) 지오다노(2000년대)가 후발주자인데 지오다노를 SPA 브랜드의 선발주자인 것처럼 쓰신 것도 좀 신경이 쓰입니다.
저자가 사회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다, 회사 경험은 전무하다라는 비판을 하기 전에 자신부터 제대로 된
조사를 한 뒤에 서평을 쓰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