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해일이 일어났지만 주요 뉴스는 원자력발전소이다. 생전 들어보지 못하던 세슘이 이제는 일반 단어처럼 다가온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물질이 미미하지만 유럽 및 미국에서 검출되었다는 사실과 수돗물 음용에 대한 경고, 후쿠시마 근처 농산물 금지 등의 조치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방사능의 위험을 상기시켜 준다. 

UAE 원전 수주를 자랑하던 정부의 행태가 불과 얼마 전 일이라 묘하게 대비되기도 한다.  

지진 등에 대한 독서를 어느 정도 한 후 원자력에 대한 책을 읽어보려고 한다. 먼저 책세상 문고를 뒤져보았으니 아직은 없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을 살펴보면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에너지 고갈 시대에 원자력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입장과 원자력의 안전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아마도 원전 르네상스를 비판하기 위해 출간된 듯 한 책,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온다. 출간은 1월에 되었는데 3월에 많이 소개가 되고 있다.  

특히 한겨레 신문의 기사는 곱씹어 볼 만 하다. 현재의 기술로 원자력 발전소를 멈추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번 원자력 발전을 시작하게 되면 계속해서 돌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인데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빨간불을 끄는 기술은 아직도 없습니다. 그리고 고준위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는 방법은 여전히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못합니다.”
일본의 반핵 시민과학자 다카기 진자부로가 1992년 도쿄 특별강연에서 한 예언이 20년 뒤 현실이 됐다. 대지진 뒤에 덮친 후쿠시마 원전 비극의 핵이 바로 끄고 싶어도 마음대로 끌 수 없는 불이다.
“결국은 수명이 아주 긴 방사능이 남게 됩니다.…100만년이 지나도 아직 10명의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게 남아 있다면 얼마나 끔찍합니까. 그렇게 오랫동안 꺼지지 않는 불, 끌 수 없는 불, 독성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인간이 만든 불이라면 끄고 싶을 때 끌 수 있어야죠. 원자력의 불은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지만 끄고 싶을 때 끌 수 없다는 점에서 빵점짜리 기술입니다.”


원자력 이용 문제의 사회적 공론화를 염원하는 7명의 젊은 생태사회연구자들이 오랜 시간 토론을 거쳐 내놓은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은 다카기의 경고가 일본만이 아니라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음을 조근조근 차분하게, 그리고 분명하게 보여준다. 중동 급변사태로 더욱 가팔라졌지만, 석유가격의 고공행진과 온난화 가스 저감 압박 속에 등장한 ‘원자력 르네상스’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아니면 상상을 절하는 일본 현실에 압도당한 탓인지 사람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보면서도 원자력 드라이브정책을 한 축으로 한,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한국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국가발전전략이 불러들일지도 모를 위험성엔 여전히 둔감한 듯하다. 사람들은 일본과 한국 원전의 발전방식과 세대 차이, 도쿄전력과 일본 당국의 어수룩해뵈는 대응조처 등을 거론하며 한국은 다를 것이라 믿고 싶어할지 모르지만 다카기의 시선으로 보면 별로 다를 게 없다. 스리마일이 그랬고 체르노빌도 그랬지만 예상치 못한 원전사태 때 제때 불을 끌 수 없는 일본의 한계는 한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68818.html 

이외에도 여러 책들이 나와 있는데 다른 책 들은 좀 더 살펴보고 보충하려고 한다. 특히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은 원자력이 그린 친환경 코드와 더불어 소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원자력은 아니다/헬렌 카디코트/양문 

원자력은 아니다의 저자 헬렌 카디코트는 원자력발전의 옹호로 사용되는 두가지 주요 주제인 청정에너지와 안전성에 대해 모두 아니다라고 말한다.  

원자력의 원료인 우라늄 채굴에 점점 더 많은 화석연료가 사용되고 있고 원자력발전을 위해 우라늄을 농축시키는 과정에서 사용 금지된 프레온가스가 엄청나게 방출되고 있다.  

또한 어떤 원자력발전소도 비용과 공기를 초과하지 않은 것이 없다. 미국 뉴햄프셔의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 8.5억달러 6년에 완성시키는 것으로 계획되었지만 총 70억 달러, 14년에 걸쳐 완공되었다. 물론 1976년의 일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이런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즉, 막대한 정부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는 경제적이라고 하기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근래의 원자력발전소는 안전 보다는 비용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어 더 큰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 

http://media.daum.net/culture/book/view.html?cateid=1022&newsid=20070822075308703&p=ohmynews 

이 뿐만 아니라 안전성의 문제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다. 

   
  원자력산업계와 정부는 캠페인과 미디어를 통한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꾸준히 원전의 안전성을 국민들에게 반복해 강조해왔다. 강도 6~7에 해당하는 강진이 일어나도 원전은 안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원자력은 태생적으로 치명적인 결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방사능 유출사고는 반드시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우려하는 과학자동맹(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은 후쿠시마의 경우처럼 가까운 미래에 핵 재앙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해왔다. 그들은 "그 재앙이 언제 일어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날 것인가가 문제"였을 뿐이라고 말한다. 원전은 기계의 오류, 원자로를 조종하는 운전자의 실수 등으로 얼마든지 인재가 발생할 수 있고, 특히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방사능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해도 축소되거나 감춰진다. 원자력발전소는 사고가 아니더라도 원자로의 정상적인 가동과 조작을 통해 통상적으로 방사선을 방출하는데 일반적으로 대중들은 이런 사실에 무지하다. 미국 원자력산업계를 감독할 책임이 있는 원자력규제위원회는 핵에너지 발생을 통해 만들어지는 인공방사선으로 일반대중들이 매년 100밀리렘을 부가적으로 받는 것이 허용된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방사성 물질은 인체에 축적되면 계속해서 방사능을  배출하기 때문에 자연에 존재하는 방사능에 인공적인 방사능까지 더해지면 심장질환과 뇌졸증, 백혈병, 갑상선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낮은 방사선이라도 태아에게는 치명적이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4433  

 이와 더불어 녹색평론사에서 나온 '원자력 신화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책 역시 '원자력은 아니다.'와 비슷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절판인데다 책 내용이 소개된 기사가 없어 목차와 책 소개 정도로만 책 내용을 가늠해 볼 뿐이다.

근래 원자력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만큼 재출간될 가능성을 생각해 본다. 일단은 도서관 등을 이용해 볼 생각이다.  (2011년 4월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원자력의 유혹'은 원자력과 관련된 각종 영화, 소설들을 다루고, 핵무기와 원자력발전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룬 것으로 보여 흥미롭게 원자력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책인 듯 하다. 3만원의 가격대와 두께가 조금 부담이 되기는 한다.  

아울러 환경문제를 세계지도와 더불어 다루고 있는 '르몽드 환경아틀라스'는 조금 더 넓게 환경 및 에너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프랑스의 진보적 신문 <르몽드>의 자매지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기획한 <르몽드 환경 아틀라스>는 이미지를 앞세운다. 에이(A)4 판형 100쪽 남짓한 책의 절반 이상이 형형색색의 지도와 도표다. 예컨대 인간이 쓰는 자원을 땅 면적으로 환산한 ‘생태발자국 지수’(14~15쪽)는 자원 낭비가 심한 나라일수록 커지는데, 이를 세계지도로 그려 보여준다. 미국과 유럽, 남한 등은 풍선처럼 잔뜩 부풀어 있고, 아프리카, 중남미, 북한 등은 마른 명태처럼 말라비틀어져 있다. 책은 스물여섯개의 위협과 열여섯개의 대안으로 구성돼 있다. 가뭄과 홍수, 석유와 원자력, 도시화와 남북 격차, 온난화와 사막화 등이 위협 요소들이다. 이를 극복할 희망들로는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주택, 자전거, 국제 협력체제 등이 있다.  
     

원자력을 옹호하는 측은 대체로 현실적인 대안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해 두권 정도 일단 목록을 만들어본다.

   

이후 4월에 원전에 대한 책이 한권 더 출간되었다. 히로세 다카시의 <원전을 멈춰라>인데, 이 책의 초판이 24년전에 출간되었고, 저자는 이미 그 때 일본 원전의 지적하였다고 한다.   

"이 책의 초판이 출간된 1987년 4월 26일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꼭 1년이 되는 시점이었다. 저자는 출간 시점까지도 그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던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원인과 후폭풍을 상세하게 기술한 후, 일본에서 ‘대사고’가 일어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비관적 전망의 근거는 네 가지 요인 때문이었다. 비상 노심 냉각장치, 격납용기, 원전 재료의 손상, 그리고 지진이다.

1980년대 중반 일본 원자력산업회의 의장은 원자로의 비상 냉각장치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체르노빌에서 사고가 발생하자 일본 원자력 관계자는 “일본에는 ECCS라는, 긴급시에 노심을 냉각시키는 장치가 있으니까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 역시 결과적으로 믿을 수 없는 말이 돼버렸다. 알려진 것처럼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쓰나미로 인해 비상 냉각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탓에 발생했다. 격납용기, 격납용기를 둘러싼 콘크리트, 지진 등도 마찬가지다. 일본 정부와 원자력산업계는 줄곧 ‘일본은 문제없다’고 말해 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그같은 일본 정부와 일본 원자력산업계의 말이 거짓이었거나 무지의 소산이었음을 입증한 셈이다.

그렇다면 원전 ‘전문가’들이 원전의 위험성에 대해 이처럼 그릇된 판단에 빠져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국제적 대자본의 힘이다. 저자는 핵기술이 발명된 이후 모건 가문과 록펠러 가문으로 대표되는 자본이 전 세계 주요 원전시장의 돈줄은 물론이고 국제연합(UN)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같은 국제기구까지 장악했다고 비판한다. 다음은 저널리즘 정신이 실종된 일본 언론이다. 책 출간 시점을 기준으로 일본 5대 민방의 주요 스폰서는 전력회사들이었다. 공영방송인 NHK도 전력회사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주체인 도쿄전력의 전 회장인 히라이와 가이시는 NHK 경영문제위원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전의 위험성을 심층적으로 파헤치는 보도는 사라졌다."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dept=116&art_id=201104061719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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