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소개된 책 들 중에 별도로 묶어볼 만한 책들이 있다.)
음식과 관련해 곤란한 질문은 바로 개고기와 관련된 것이다. 특히 외국인이 묻는다면 더 곤혹스럽다. 그런데 더 이해하기 힘든 것은 개고기에 반대하면서 쇠고기, 돼지고기를 먹는 사람들이다. 개와 소, 돼지가 무슨 차이가 있지? 개는 깨끗하고 돼지는 더럽다? 집단식 사육방식 때문에 그렇지 돼지는 개처럼 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똥,오줌을 잘 가린다.
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면 간혹 '개 보다 못한 인간'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들은 사람보다 개를 더 우위에 놓는 경향이 있고, 기득권층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이분법으로 놓기는 그렇지만 개를 사랑하지만 사람은 차별하는 사람, 개를 먹지만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누가 도덕적으로 옳을까?
하여간 2월에는 동물과 관련해 3권의 책이 소개되었다.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멜라니 조이 지음•노순옥 옮김/모멘토•1만2000원.
<동물 권리선언>
마크 베코프 지음•윤성호 옮김/미래의창•1만2000원
"사람은 다른 동물과 얼마나 다를까?
미국 콜로라도대학 명예교수(생태학•진화생물학)로 제인 구달 등과도 오래 협력해온 동물행동학자 마크 베코프가 2010년에 낸 <동물 권리 선언>은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건 분명하지만 결코 그들보다 더 우월한 건 아니라고 얘기한다. 다른 동물들도 사람처럼 인지능력이 있고 온정•사랑•연민•배려•존경•존엄•평화를 느끼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존재라는 걸 베코프는 숱한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베코프는 낙관주의자요 현실주의자지만, 인간이 이 사실을 깨닫고 동물들을 지구라는 같은 집에 사는 대등한 동료요 벗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전환을 이뤄내지 못하는 한 자신의 ‘인간다운’ 삶과 미래도 없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그것은 인간이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결코 쉽지 않은 이 철학적인 주제를 쉽고 잔잔하게 풀어가는 것, 그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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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츠와나의 사파리에서 새끼 코끼리가 굶주린 사자들 밥이 됐다. 그때 100여마리의 코끼리들이 몰려오더니 사자들을 내쫓고 피투성이의 사체를 코로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훌쩍이면서 차례차례 예를 표하고 순서대로 물러섰다. 코끼리떼가 인간의 총에 죽임을 당한 코뿔소를 애도하는 광경도 목격됐다. 2008년 12월 중국의 한 서커스 공연장에서 원숭이 한 마리가 미니자전거에 올라타기를 거부했다. 조련사가 회초리로 원숭이를 때리자 분노한 다른 원숭이 두 마리가 조련사를 공격했다. 한 원숭이는 조련사의 귀를 잡아 비틀고 다른 원숭이는 그의 머리를 잡아당기고 목을 물었다. 조련사가 회초리를 떨어뜨리자, 한 마리가 그것을 집어들고 부러질 때까지 조련사를 계속 때렸다. 레버를 누르면 음식이 나오게 돼 있는 실험실에서 우리에 갇힌 쥐가 처음엔 열심히 레버를 누르다가 그렇게 하면 다른 쥐가 전기충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레버 누르기를 거부했다. 토큰을 넣으면 음식이 나오는 원숭이 실험실에서 수컷 다이아나 원숭이는 아직 그 기술을 배우지 못한 암컷을 위해 자신의 토큰을 넣어 먹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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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간은 아직도 철저한 ‘종(種)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있다. 2009년 1월 지은이가 사는 마을에 코요테 한 마리가 나타나 원반던지기 놀이를 하던 여인을 공격했다는 신고가 떴다. 달려온 콜로라도주 야생동물관리국 직원들은 코요테를 사살했다. 그 전에도 지은이가 애완견 제스로와 원반 물어오기 놀이를 할 때 종종 인근 붉은여우들도 함께 놀고 싶어했다. 문제의 코요테는 여인을 물지도 않았고 난폭하게 굴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관리들은 사전 예방 조처라는 명목으로 다섯 마리의 코요테를 추가로 사살하기까지 했다. 그해 6월에는 얼어붙을 듯이 찬 바다를 160㎞ 이상 헤엄쳐 아이슬란드 스카가피외르뒤르 해안에 간신히 도착한 북극곰 한 마리를 현지인들이 사살해버렸다. 인간에게 위험하다는 일방적 이유만으로.
멀리 갈 것도 없다. 곳곳에 덫을 놓아 멸종위기의 산양이나 방사한 반달곰들을 죽이고, 먹이를 찾으러 민가로 내려온 멧돼지를 사살하는 게 당연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소•돼지만 300만마리를 넘고 오리•닭 등을 합하면 무려 1000만마리가 넘는다는 구제역 생매장 참극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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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모두 우리의 집이고 모든 살아 있는 존재가 이를 공유하고 있으며, 모든 존재는 서로를 보살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대로는 우리 삶이 존엄할 수도 풍요로울 수도 없으며 지속가능하지도 않다고 베코프는 말한다.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강점은 지향점은 선명하되 설득방식은 온건하고 현실주의적이라는 것이다. 베코프는 일거에 실험실을 폐쇄하자거나 모두 채식주의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먼저 생각을 바꾸고 일상의 가능한 일부터 하나하나 바꿔가보자고 권한다. 예컨대 우리가 먹는 고기 양을 조금 줄이기만 해도 산업구조가 바뀌고 온난화 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단다. 그걸 위해 베코프는 반대자들에게도 온정적으로 접근한다. 상대를 배려하는 온정이 온정을 낳고 세상을 가속적으로 밝고 풍요롭게 만드는 선순환 효과를 동물한테만이 아니라 인간끼리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65374.html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를 쓴 멜라니 조이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교수는 해마다 학생들에게 개와 돼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수업을 한다. 학생들의 대답은 비슷하다. 개는 귀엽고 다정하지만, 돼지는 더럽고 멍청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은이는 이런 편견이 잘못됐음을 지적하면서 학생들에게 “왜 우리는 돼지는 먹고 개는 먹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학생들은 “먹기 위해 돼지를 키운다. 왜 그런지는 생각 안 해봤다”고 답한다.
지은이는 소나 돼지를 당연히 고기로 소비할 수 있다는 생각 뒤에는 육식주의가 도사리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채식주의처럼 육식주의도 확고한 이데올로기이지만, 육식주의는 채식주의와 달리 현실을 보지도 듣지도 않는 부정을 통해 지탱된다고 주장한다. 지은이는 이를 육식주의의 비가시적 특성이라고 이름 붙인다. 현실에서 돼지는 태어난 지 2~3주 뒤부터 더러운 우리에 쑤셔 넣어지고, 6개월 뒤에는 도축장으로 향한다. 돼지는 도축장 컨베이어 벨트에서 때로는 산 채로 사지가 절단되고 분리되며, 고통스런 비명을 내지른다.
지은이가 한국의 개고기 소비에 대해 적은 부분은 동의하기 어렵다. 지은이는 “계몽된 서양에서는 개와 고양이가 당연히 받아야 할 대우를 해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나 후진적인 사회에서는 그걸 본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은이의 논리대로라면 소고기나 돼지고기, 개고기 소비 모두가 잘못된 육식주의이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64146.html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
할 헤르조그 지음•김선영 옮김/살림•1만8000원
"매일 쇠고기를 먹으면서 개고기 먹는 걸 혐오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 흔하다. 60%의 “미국인이 동물들은 살 권리가 있다”와 “우리는 고기를 먹을 권리가 있다”는 데에 모두 동의한단다. 어시장 연례행사에서 상인들의 죽은 생선 던지기를 보고 즐기면서도 죽은 고양이 시체를 그렇게 주고받는다면 기겁을 할 사람들이 많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사랑하고 그들에게 키스까지 퍼붓는 사람이 모피 생산을 위해 밍크 항문에 전기충격을 가하거나 바다표범 머리를 몽둥이로 내려치는 잔혹에는 어떻게 그토록 무감각할 수 있는지.
그뿐인가. 모피코트를 입고 고양이를 사랑스럽게 안고 가는 여성, 돼지고기는 거부하지만 고등어는 먹는 자칭 ‘채식주의자’, 훨씬 많이 자행되는 쥐 실험엔 침묵하면서 원숭이 실험 연구자에게만 테러를 가하는 과격 동물보호운동가, 투계를 잔인하다 비난하면서 닭튀김이나 치킨버거는 맛있게 먹는 사람, 7만마리의 닭을 희생시키느니 차라리 같은 고기양을 지닌 대왕고래 한 마리를 희생시키는 게 낫다며 고래를 먹자는 캠페인을 펴는 동물보호단체….
인간과 동물 관계 연구의 권위자인 할 헤르조그 웨스턴캐롤라이나대학 심리학과 교수의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은 동물에 대한 인간 사고와 행동방식에서 드러나는 이런 비일관성과 역설 뒤의 심리학, 동물 애호가나 보호론자들이 자신의 신조에 집착하면 할수록 일상생활에서 더 첨예하게 부닥치게 되는 도덕적 난관들을 흥미로운 사례들을 동원해 현란하게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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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가 드는 인류동물학의 뜨거운 쟁점 세 가지. 첫째, 돌고래 등 동물과 함께 놀고 교감하면 우울증이 치료되고 자폐증이 낫는다는 얘기가 옳은가? 둘째, 사람들은 자신이 키우는 개를 닮아간다는 얘기는 정말인가? 셋째, 어려서 동물을 학대한 아이는 결국 폭력적인 성인으로 자랄까? 첫째는 아니고 둘째는 맞고 셋째 또한 아니란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6537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