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소개된 책들중에 가장 관심을 끈 책은 신자유주의와 일상을 다룬 책이다. 한겨레신문에서는 간략하게 소개하고 넘어갔지만 일상속에 담겨있는 영향을 둘러 보는 것은 흥미로워 보인다. 연초에 사둔 <자유의의지자기계발의 의지>와 함께 읽어보면 되겠다.


〈친밀한 적-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일상이 되었나〉

김현미 외 지음 /이후·1만5000원.

신자유주의는 우리 삶을 지배하는 전면적인 질서다. 연세대 김현미 교수와 사회학·문화학을 전공하는 박사과정생들이 1년간 토론한 결과를 묶은 이 책은 ‘소유자 사회’ 구호 아래 펼쳐지는 재테크 열풍, 전쟁과 인간신체까지 사고파는 현상, 외모지상주의 등 일상을 자본의 논리에 복속시키는 신자유주의 문화 논리의 실체를 폭로한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2935.html

  

그런데 이렇게 궁지에 몰린 구매자들은 대개 막차를 탄 사람들이다. 정보가 생명인 재건축 사업 최고 수혜자들 중의 한 부류가 고위공무원들이다. 지금까지 재산공개를 한 고위공직자 3400여명의 재산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분석해보니,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를 소유한 전현직 1급 이상 공직자는 약 10%인 317명. 이명박 정부 인사청문회에 줄줄이 등장했던, 거의 예외가 없을 정도의 부동산 투기 달인들을 상기해보라. 그들 중엔 재정경제부 제2차관을 지낸 권태신, 지난 16일 대통령 정책실장에 임명된 전 국세청장 백용호, 건설교통부 1급 공무원을 지낸 국회의원 강길부(울주군)씨 아들들 등도 포함돼 있다고 책은 밝혔다. 그런데 2003년까지 이어지던 고위공직자의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수세는 2004년부터 뚝 떨어졌다. 투기 달인들은 이미 그때부터 강남에서 부동산 투기로 떼돈 벌 기회는 사라졌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누가 이 악마의 매트릭스를 짜나? 여전히 수출만이 살길이라며 대기업, 토건사업 위주 정책을 펴면서 당장의 성장과 경기부양에 골몰하는 정부, 약탈적인 가계 부동산 담보대출 위주의 소매금융으로 큰 재미 본 은행 등 금융회사, 그리고 선분양제로 땅 짚고 헤엄치면서 정치권 돈줄이 되고 고위관료들의 미래 직장이 된 건설업계, 이들 철의 3각동맹에 투기 선동을 통한 광고물량 증대에 목매다는 언론과 각종 부동산 관련 연구소들, 투기알선업자들이 가세하고 있다. 여기에 오로지 자기 가족만의 재테크 대박을 꿈꾸며 부나비처럼 뛰어드는 일반 구매자들을 빠뜨릴 수 없지만, 악마의 매트릭스 속으로 내몰린 그들 각자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울 순 없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0704.html

 

한국사회의 불편한 현실을 부드러운 말투로 지적해내고 있는 김두식이 이번에는 인권을 다룬 책을 내놨다. 인권이라는 말을 이야기하면 아직도 짐짓 무거워 지는 것이 현실인데,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영화를 통해 풀어냈다고 한다.

〈불편해도 괜찮아〉
김두식 지음/창비·1만3800원
"그는 외국인노동자도, 여성도 동성애자도 아니다. 그의 종교는 병역을 거부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늘상 그들을, 그들의 인권을 이야기한다. 그게 두렵다. 내가 그들이 아니니 그들이 던지는 몸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안으로 숨는 고통의 파동을 느끼지 못한다. 세상은 형법을 가르치는 한 교수가 인권을 말한다고 대견해 하지만, 자신은 딱 거기까지다.

그가 쉼 없이 그들을 만지는 감성의 촉수를 가다듬는 이유다. 그는 <불편해도 괜찮아> 서문에 “새로운 불편을 느끼기 위하여”라고 적었다. 그가 ‘인권 감수성’을 키우는 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 애티커스 핀치의 말 “입장 바꿔 생각해 봐“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좋은 수단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0789.html

         

〈문화자본의 시대〉
이동현 지음 /문화과학사·2만원.
신자유주의시대에 문화가 어떻게 독점화하고, 개인들의 일상생활과 권력의 장에서 상징적인 자본으로 구실하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비판적 한국문화 연구서. 2005년에 낸 <문화부족의 사회>, 이번에 동시 출간한 <대안문화 형성>과 함께 이동연 한예종 교수의 한국문화연구 분석 3부작을 이룬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9703.html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지 10년이 넘은 것 같다. IMF로 신자유주의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던 현실에서 대학마저 자본에 휘둘리는 시대에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돈이 되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인문학의 위기와는 반대로 비주류와 일반인들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의 정도가 커져갔다. 내공을 갖춘 아마추어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등장했고, 연구공가 수유너머 처럼 학계가 아닌 인문학집단이 나타났다. 인터넷 카페 비평고원(cafe.daum.net/9876)은 대표적인 인문학 공간이다. 인문학에 열망을 가진 이들이 까페를 만들었고 갈증을 갖고 있는 네티즌들이 만나서 만든 인문학까페로 요즘은 뜸하지만 한 때 열심히 찾아들던 곳이다. 감히 글 한줄 남기지는 못했지만. 그 비평고원의 10년을 담아낸 책이 출간되었다. 까페에서 책 출간에 대한 공지를 여러차례 봐왔기 때문에 조금 늦어지지 않았나 싶기도 한 생각도 든다. 


〈비평고원 10〉
비평고원 지음/도서출판b·2만5000원

" “2만여개의 게시글과 3만여개의 댓글을 화면상으로 다 찾아보긴 어렵다. 그리고 카페 개설 10년을 한번 정리해보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부를 선별했는데 여기엔 완성도가 뛰어난 글도 있지만 지난 10년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글도 있다고 조영일씨는 말했다. 본격적인 비평에서 인신공격성의 댓글까지 망라했다. 가능한 한 여러 회원들의 목소리가 들어갈 수 있도록 했고 때론 스스로 치부를 드러내는 글도 집어넣었다. <비평고원 10>이 “비평고원의 베스트 앨범이라기보다는 비평고원에 다가가기 위한 매뉴얼 정도”이며 “비평고원에 로그인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고 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카페 수록 글들 가운데 6~7명의 열성 회원들이 추천한 것을 조씨가 최종 선별하고 정리했다. 추천글의 90% 정도가 책에 수록됐는데, 7000장에 가까운 분량의 원고가 큰 판형인 크라운판 1072쪽을 채웠다. 모두 11부로 구성됐다. 각 부는 화요일마다 6~7명의 핵심 회원이 돌아가며 자신들의 에세이를 자발적으로 써서 공개하는 화요논평, 그리고 인문학의 고원, 문학의 고원, 논쟁의 고원, 쟁점의 고원, 번역의 고원, 영화의 고원, 일상의 고원, 해외통신, 카페 이야기, 카페 출석부 등의 타이틀을 달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또 편집상 애를 먹었던 게 제4부 논쟁의 고원이다. 대논쟁과 소논쟁 각각 셋으로 돼 있는데, ‘카페 소통논쟁’이란 제목이 붙은 대논쟁 1은 다시 ‘로카드’란 필명의 회원이 쓴 슬라보이 지제크의 <신체없는 기관, 들뢰즈와 결과들> 서론에 관한 글로 시작해 카페에서의 소통 그 자체를 문제삼는 파트 1과, 필명 K의 위르겐 하버마스의 <인간이라는 자연의 미래>를 시작으로 의사소통 문제를 화두로 삼은 파트 2로 구성돼 있다. 대논쟁 2는 필명 로쟈의 칸트와 레비나스로 시작하는 레비나스 논쟁, 대논쟁 3은 번역논쟁이다. 소논쟁들은 각각 박찬욱의 영화 얘기로 시작하는 ‘복수’, 스크린쿼터, 영화 <디 워> 논쟁이다. 댓글들도 그대로 살렸다. 하나같이 만만찮고, 특히 하버마스나 들뢰즈 등의 얘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전문적 언설들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다. 비평계나 학회와 맞먹는 수준의 글이란 주로 이런 부류의 글들일 것이다. 그렇다고 다 어려운 글들로 채워진 건 아니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8677.html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대형마트에 간다. 대형마트가 갖는 문제점 등을 알기는 하지만 아기(20개월)의 놀이터를 겸하고 물어본 물건 그냥 내려놓기에 부담이 없어서 대형마트를 찾는 편이다. 하지만 간혹 초저가 상품을 보면 이 가격에 이걸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곤 한다. 게다가 요즘은 공정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공정가격.
완벽한 가격은 이런 대형마트의 가격이 숨기고 있는 것들을 드러내는 책이다.


〈완벽한 가격〉


엘렌 러펠 셸 지음·정준희 옮김/랜덤하우스·1만6000원 
 
"‘저가의 노예’가 된 미국 사회 위험의 본질은 그레셤의 법칙,‘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에 응축돼 있다. 고품질 우유 1쿼트(0.946리터)가 도매가로 1달러에 판매되고, 물을 섞은 우유 1쿼트는 60센트로 팔린다고 가정한다. 일반적 최종소비자는 물 섞인 우유는 80센트 정도까지는 기꺼이 치를 것이고, 100% 우유는 1달러 20센트 정도까지는 주고 살 것이다. 우유의 품질을 서로 알고 하는 거래여서 판매자나 구매자 모두 이익을 보는 괜찮은 거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고객이 우유 품질을 구분할 수 없는 상태라면, 말하자면 어느 것이 순도 100%고 어느 것이 물 섞인 우유인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면 두 우유 모두 같은 가격(예컨대 1쿼트에 90센트)에 팔릴 것이다. 이런 시스템 아래서는 순도 100% 우유를 파는 정직한 상인은 파산하고 물 탄 우유를 판매하는 부정직한 상인은 떼돈을 벌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모든 상인이 우유에 물을 타서 재미를 보려 할 것이고, 소비자들은 실은 속고 있는데도 싼값에 우유를 샀다고 착각할 것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앞으로 몇 년 동안 다른 것을 경험하지 못하면 아마 물이 섞인 우유처럼 질이 떨어지는 제품에 익숙해질 것이다. … 우리는 우수한 제품을 구매할 때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제품들을 구매하지만 정말로 싸게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나쁜 제품이 좋은 제품을 몰아낼 때, 우수한 제품을 위한 시장은 줄어들 것이고 우수한 제품들은 더 비싸질 것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9740.html



얼마전에 워킹 푸어라는 책이 출간되었는데 이번에는 하우스 푸어라는 책이 나왔다. 워킹푸어는 아무리 일을 해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말하는데 하우스푸어는 쉽게 집있는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뜻일 테인다. 한 때 소득의 절반을 빚,이자 갚는데 썼던 경험상 남의 일 같지가 않다.

 * 워킹푸어라는 제목의 책이 세권이나 출간이 된 것을 보면 단순한 문제가 아닌 듯 하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4090.html

 


〈하우스 푸어-비싼 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
김재영 지음/더팩트·1만3000원

"<문화방송>(MBC) ‘피디(PD)수첩’ 김재영 프로듀서가 쓴 <하우스 푸어>를 보면, 하우스 푸어란 그냥 집을 가진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라 집을 가졌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다. 이때 ‘집’은 주로 아파트, 그것도 상대적으로 비싼 아파트를 가리킨다. 따라서 하우스 푸어란 주로 빚을 내서라도 더 좋은 아파트를 무리하게 구입했다가 평온했던 일상을 파괴당한 사람들, ‘아파트 없는 중산층에서 아파트 가진 하류층으로’ 전락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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