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의 미국문학 강의 - 초기의 작가들에서 20세기 SF까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김홍근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미국 문학사를 쉽게 이해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중에 찾아낸 책이다. 영문학을 전공으로 할 것도 아니기에 학문적인 책 보다는 교양수준에서 다루고 있는 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가끔씩 문학사나 문화지도 등을 잘 정리해내는 일본의 출판계가 부럽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 책은 아르헨티나의 작가 보르헤스가 미국문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두껍지 않은 두께에 간략한 작가에 대한 평들을 겸하고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물론 20세기 중반 작가들까지만 다루고 있기 때문에 20세기 후반의 작가들을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어느 정도 미국 문학사의 틀을 형성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벤자민 프랭클린으로 부터 시작한 그의 이야기는 20세기 초반 작가들 존 스타인 벡, 유진 오닐 등에 까지 이르런다. 짧은 작가에 대한 소개와 그 작품이 가지는 의미들을 짤막짤막하게 소개해준다. 청교도주의의 호손과 환상과 탐미의 포, 초월주의의 에머슨과 소로, 위대한 시인 휘트먼과 모비딕의 작가 허먼 멜빌을 대비하여 소개한다. 이 후 서부시대(당시 서부의 의미는 동부에 대한 반대의미로 미시시피강 유역을 이야기한다)를 대표하는, 미국식 언어를 구사한 효시로 평가받고 있는  마크 트웨인으로 이루어진다. 

사실 미국문학은 영미문학이라는 틀에서 이해되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국문학이라기 보다는 영문학의 한 갈래로 생각되었다. 그래서 때로는 영국작가와 미국작가간의 혼돈이 있기도 했다. 예를 들어 에밀리 디킨슨이라는 시인은 영국시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국문학은 유럽의 문학에 비애 약간은 떨어진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하지만 이는 문학이 반영하고 있는 시대상황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만큼 미국문학에 대한 배경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뿐만 아니라 미국문학이 세계문학에 끼친 영향도 있다는 점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탐미정신은 보들레르에 영감을 주었고, 휘트먼의 참여문학은 네루다에까지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그런점에 있어 우리에게 미국문학은 너무 거리가 멀었었다.

이 책의 의미는 바로 저자 서문에 잘 드러나 있다.

"문학 작품은 다양한 삶에서 열리는 자연스런 열매다. 따라서 우리는 작품 자체가 우리를 끌어당기는 매력에 충실하고자 한다. 물론 한 나라의 문학사는 그 뿌리에 해당하는 그 나라 고유의 역사와 무관할 수 없다. 그래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관련 사항을 소개했다.

비록 이 책의 분량은 적지만, 두꺼운 문학사 책에는 잘 포함되지 않은 주제들을 포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탐정소설, SF(공상과학소설), 웨스턴(서부문학) 그리고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시들도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다." (10쪽~1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