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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1 ㅣ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1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어 ebs에서 재미있는 광고하네'
처음 지식채널e를 보던 순간 공익광고인 줄 알았다.
'어라, ...'
그리고 다음 잠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반전드라마와 같은 구성에서 나는 잠시 지식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떠 올릴 수 밖에 없었다. 지식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가 너무 넓은 의미를 갖는 현대사회에 성찰하는 지식은 구시대의 유물처럼 여겨져 버리지 않았나. 쏜살같이 빠른 지식의 흐름을 쫓기에도 힘든 지식사회. 그러나 한번도 성찰해보지 않았던 쌓여있는 지식들.
지식이란 잠시 휴지(休止), 숨을 멈 추고 긴 호흡으로 돌아보는 것. 누구나 쉽게 알고 있었던 지식에 대한 정의를 현대사회라는 이름속에서 우리는 가슴속에서 그 정의를 잃어버렸다. 머리로 알던 지식에서 더 나아가 현대사회는 눈 속에 각인된 지식을 강요하기에 흔히 말하는 지식은 이제 눈 언저리에만 머물게 된 현실을 까맣게 잊고 살았다.
맛있게 보이는 햄버거 하나. 잠시 후 한장을 넘기면 몰디브의 해일이 다가온다. 아무런 생각없이 한끼의 행복을 위해 소비했던 햄버거 하나. 지식e는 그런 햄버거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다. 소고기 100g을 얻기위해 우리는 1.5평의 숲을 내놓아야 했다. 내가 햄버거를 하나 먹는 동안 이상기후, 기후변화협약, 육식과 환경이라는 우리의 삶과 관련된 지식들은 햄버거와 함께 의미없이 소화된다. 성찰하지 않는 한. 그리고 열대림파괴 → 육우사육 → 햄버거 생산이라는 햄버거 커넥션의 고리는 끊이지 않는다.
모든 국민은 거주, 이전의 자유를 가진다. 헌법 14조
안정된 월급 제대로 받는 나의 삶에선 전세금이 문제일 뿐 전세금만 맞는다면 어느 곳이나 이사갈 수 있다. 나는 그 모든 국민에 속하니까. 2003년 청계천 일대의 노점상 900여명은 8,000여명의 경찰, 용역직원, 서울시직원에 의해 삶의 터전을 잃었다. 그리고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출간 28년만에 200쇄를 기록했다. "억압의 시대를 기록한 이 소설이 아직도 이 땅에서 읽히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30여 년 전의 불행이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합니다." 개발독재사회가 아닌 2003년에도 청계천 노점상들은 헌번 14조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그들은 모든 국민에 속하지 않으니까
200년 전 서양에서는 '유인원 비너스'라는 한 아프리카 여성의 전시회가 열렸다. 사라 바트만, 그녀의 이름 사끼 바트만은 한 유럽인의 손에 이끌려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왔다. 벌거벗긴 구경꺼리가 된 그녀의 인생은 야생동물흥행사의 손에 넘겨졌다가 질병과 매춘, 알코올 중독속에서 숨져갔다. 숨이 멈췄다고 그녀의 고통이 끝난 것은 아니다. 죽음의 그 순간 부터 "인간이 멈추고 동물이 시작되는 지점'이라는 이유로 그녀의 몸은 연구의 대상이 되었다. 2002년에야 고향을 받은 그녀의 시신. 이 일은 과연 200여년전의 일일까? 우스꽝스럽다면서 보여지는 문명화되지 않은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200여년 전 사라 바트만을 보는 그런 시선과 무엇이 다를까?
아무 생각없이 지나쳤던 많은 역사와 뉴스, 그리고 현재. 그와 관련된 진실들은 햄버거속의 양파, 양배추처럼 의미없이 소화되어 버린 현대의 지식사회. 우리는 그 성찰하는 힘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성찰이라는 것은 한낱 유행이 떨어진 구시대적 지식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참 지식이라는 것. 앎이라는 것은 바로 그런 성찰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사실은 지식e는 조용히 보여준다. 이제 다시금 성찰하는 그래서 참 지식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오늘 또 지식e는 가만히 사진 한장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