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뒤집어보기 살림지식총서 8
장석정 지음 / 살림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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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평하는 데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나의 생각과 같은 책이라고 해서 좋게 평가하고 반대라고 해서 나쁜 책이라고 해서는 안된다. 나의 의견과 같다고 하더라도 전혀 새로운 내용이 없거나 단순히 감상적인 이야기들만 나열했다면 그 책은 쓰레기이고, 정반대의 의견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근본적인 문제를 건들고 있다면 소중한 책이다.

 또한 책을 읽는데 있어서는 모든 책은 좋다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요즘과 같은 경우는 정말 좋은 책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각종 도서평을 수시로 읽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믿을만한 저자나 출판사에 의지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양질의 출판사에서도 쓰레기 같은 책을 많이 펴내곤 한다. 

 지은이는 미국이 우리와 굉장히 밀접한 관계에 있음에도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고 단정한다. 그리고는 미국을 아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굉장히 필요하고 더불어 우리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책을 시작한다. 그리고는 미국의 여러 모습을 다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면에서 살림지식총서002의 미국의 정체성과 비슷한 접근인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책은 한마디로 쓰레기다. 저자는 '미국 뒤집어보기'라는 제목으로 독자를 현혹 시키고 있는데 실제로 저자가 이야기하는 내용은 피상적인 껍데기에 불과하다. 고작 한다는 이야기가 부시 대통령은 43대 대통령인데 사실 중간에 대통령직을 이어받아 차기 대통령이 된 적이 있으므로(24대 대통령 클리블랜드) 사실은 마흔두번째라는 등 미국의 신문은 그렇지 않은데 한국신문들은 머리보다 가슴으로 기사를 쓴다는 등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들을 통해 '너희 들은 모르고 있는 것 나는 알고 있다'식의 투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문제는 지은이가 한국에 대해서도 엉터리로 알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식 자본주의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나라의 달동네가 사라졌다는 말을 쓰고 있는데 이는 미국식 자본주의를 통해 가난을 해결했다는 식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최고의 부촌으로 불리는 타워팰리스 정면에 판자촌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 하다. 강남 부동산으로 부의 방석을 깐 사람들은 미국식 자본주의를 찬양해야 하는 것 처럼 이야기하는데 우리나라의 부동산 투기와 미국식 자본주의정신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 참 멀다.

 책에 있어서는 미국을 찬양하고 한국을 비판하든, 한국을 찬양하고 미국을 비판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을 갖는 근거와 함께 마땅한 논리를 이야기해야 한다.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문제들 중 태반은 지은이의 무지가 그대로 들어나고 맞는 말은 누구나 알고 있는 정도의 수준 밖에 되지 않는 이 책은 별 한개도 아까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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