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 : 성서로 보는 미국 노예제 살림지식총서 4
김형인 지음 / 살림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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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국교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는 국교는 없다. 다만 불교를 제1종교로 보는 통계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기독교를 제1종교로 보는 통계치들이 훨씬 더 많다. 통계치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기독교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상한 점은 그러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사회도덕, 윤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지나칠 만큼 무신경하다는 점이다.

  김형인의 '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 : 성서로 본 노예제'는 특별한 책이다. 보기 드물게 기독교가 노예제에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를 고찰하고 있다. 이 책은 기독교 내부에서 노예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기독교내부에는 이 문제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세계 여러나라에서는 종교가 사회적 문제나 윤리적 문제에 간여를 한다. 낙태의 문제 혹은 빈민의 문제 등. 과연 미국의 기독교는 노예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미국의 노예제에 있어서 정치·사회적 맥락과 더불어 기독교 또한 사상적 배경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같은 성경을 두고 심각한 대립을 이루기까지 했다. 

  퀘이커교도들이나 메노파에서는 노예제를 강하게 부정하였다. 노예매매방지를 위해 힘썼으며 정치적인 입장 표현 또한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교파는 기독교계에서 바깥에 위치하고 있으며 세력이 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개신교(침례교, 감리교, 장로교)의 입장은 분명하게 갈리었고, 장로교에 경우 남장로교의 경우 성경의 해석을 들어 노예제를 두둔하고 나섰다. 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애초 성경은 노예제를 긍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흑인들은 저주받은 함의 자손들로 셈과 야벳족의 노예가 되었음을 예를 들었고, 아브라함의 이주시 많은 종들을 거느리고 있었다는 점 등  많은 구약의 구절들에서 노예제의 근거를 찾아내었다. 또한  신약에서도 종들의 복종의 의무에 대해 언급하고 있음을 (사도 바울 또한 하나님의 종으로 하나님께 복종할 것을 말하는 장면 등) 성경이 노예제를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노예제를 반대하는 개신교에서는 성경의 구체적 사례보다는 성경 전체에서 일반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모든 인류는 하나님의 자손이라는 의견과 신약의 황금룰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누가복음 6:31)을 들어 노예제는 비성경적임을 주장하였다.

  이런 논쟁들 속에 노예들의 생활속에서 기독교는 나름의 역할을 하였다. 일요일이면 교회를 통해 예배의식에 동참할 수 있었고(물론 예배속에서도 분리되었지만) 나름의 휴일을 얻을 수 있었다. 때로 선한 목회자들에 의지를 할 수 있었던 측면과 몇 몇 흑인 운동가들은 교회를 통해 성장하거나 기독교적 배경을 노예해방운동에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기독교의 이중적인 태도를 볼 수 있는데 결혼식 주례때 목회자들이 항상 사용하는 '이에 두사람은 하나님의 뜻으로 결합되었으니 결코 인간의 힘으로 분리할 수 없다'라는 말을 생략하였다. 

  요즘 들어서는 미국의 노예제를 정치·사회적인 측면보다는 경제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수정주의 관점이 대두되고는 있지만, 당시 노예제의 거센 논쟁을 기독교 또한 빗겨나갈 수 없었고, 각자 노예제를 반대하는 혹은 찬성하는 입장을 뒷받침해주는 두 얼굴을 가졌다. 같은 성경과 같은 하나님앞에서 그들은 각자의 입장에 맞게 하나님의 뜻임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그러나 기독교의 이런 논쟁은 단순히 노예제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라고 생각된다. 여성차별과 관련하여 한국의 기독교는 여전히 여성차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성 목회자에 대해 어떤 남성 목회자는 '어떻게 기저귀를 찾고 하나님의 제단에 오를수 있느냐?'며 심각한 여성 차별을 보여주고 있는데 여성 차별에 대해서는 또 어떻게 성경을 읽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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