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가짜뉴스'를 주제로 몇 권의 책을 준비했다. 회사 일도 바쁘고, 이런 저런 일도 있고 해서 독서 중간에 잠시 휴지기간을 갖고, 이제 다시 독서 중이다. 


그 중에 한권이 바로 <포스트트루스-POST TRUTH>이다. 우리말로는 탈진실로 표현되는데, 가짜뉴스라는 제목보다 탈진실을 사용한 건 극우/보수주의자들 혹은 과학부인자들이 어떻게 포스트모더니즘을 활용하는지를 지적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기회가 된다면)


책을 읽다가 최근 상황(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내정과 관련되)이 연관되는 부분이 있어 옮겨본다. 팩트체크를 할 청문회에도 묵묵부답이고, 기자들조차 팩트체크에 관심이 없다. 


기자협회, 與 '조국 국민청문회' 요청에 고심 

https://www.yna.co.kr/view/AKR20190824045200005?input=1179m


‘진실을 위한 고속정 참전 용사들’ 캠페인이 벌어지는 동안 존 케리가 뼈 아프게 깨달은 교훈이 하나 있다 . 당시 몇몇 보수 성향 참전 용사들은 케리의 빛나는 참전 기록을 무너 뜨리기 위해 고의적으로 가짜 이야기를 지어 내고 있었다 . 하지만 고속정 참전 용사들 가운데 실제로 케리와 같이 베트남 전에 참전한 사람은 조지 엘리엇 George Elliot 밖에 없었다 . 처음에 엘리엇은 케리가 전쟁 중에 겁쟁이 처럼 굴었다고 주장했으나 고속정 캠페인 광고가 TV 에 등장하기 시작한 이후 곧 바로 자신의 주장 을 공개적으로 철회했다 .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 텍사스 갑부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이미 캠페인에 돈을 쏟아 붓고 있었기 때문이다 . 엘리엇의 철회 선언은 외면 당했다 . 엘리엇의 철회 기사를 터뜨린 《 보스턴 글로브 Boston Globe 》 기자가 케리의 선거 운동 팸플릿 서문을 대신 써 줬다고 주장하는 가짜 뉴스가 떠돌기도 했다 . 물론 거짓 선동 이었지만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 사람들은 이미 자기 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 게다가 케리는 굳이 고속정 참전 용사들을 띄워 주지 않겠다며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실책을 범했다 . 참전 용사들은 꼬박 2 주 동안 전국 방송에서 케리에게 비난을 돌릴 수 있었다 . ..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거짓말에는 언제나 맞서 싸워야 한다는 점이다 . 어떤 주장이 아무리 터무니 없다고 할지라도 아무도 믿지 않으리라고 생각 해서는 안 된다. 거짓말쟁이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 는 누군가가 그 말을 믿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 이다 . 모두가 충분한 상식을 갖추고 있어서 거짓말에 속아 넘어 가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더이상 그러한 가정을 해서는 안된다. 탈진실사대에는 당파적인 힘이 개입해 사람들을 조종하고 정보의 출처가 파편화 되어 있어서 누구든 의도적 합리화에 쉽게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우리가 거짓말 에맞서야 하는 이유는 거짓말 쟁이를 설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 어차피 거짓말 쟁이는 이미 자신의 검은 속내에 너무나 깊이 빠져서 갱생의 여지가 없을 수 있다 . 그보다 우리는 모든 거짓말에 관객 이 존재 한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기 위해 거짓말과 맞서 싸워야 한다 . 우리가 거짓말 에 맞서지 않는다면 , 단지 무지한 상태에 있던 사람들이 의도적 인식 회피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부인주의 단계로까지 나아갈 수 있다 . 그때가 되면 어떠한 사실 이나 증거도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가 될 것이다 . 적어도 우리는 거짓말을 마주하면 거짓말 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탈진실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사실 문제를 모호하게 만드려는 그 어떤 시도에도 의문을 제기해야 하며 어떠한 거짓 에도 맞서 싸워야 한다 . (205-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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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5 08: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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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5 18: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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