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초 다녀온 오키나와에서의 첫 식사는 집밥이었다. 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책 <새로운 오키나와 여행>에 나오는 곳이다. 이른 비행편이라 간단하게 때운 김에 점심이나 제대로 먹자고 생각했고, 입국 후 차량 렌트까지 마친 후 보니 대충 11시쯤 이 식당에 들어설 수 있을 듯 했다. 

식당은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다. 우리나라도 산업화 시절 집들을 카페나 레스토랑으로 바꾼 경우가 많고, 집 밥 유행도 꽤 있으니까. (항상 하는 말이지만, 문화적으로 여전히 우리는 일본에 많은 것을 기대고 있다. 도시 재생사업이나 오래된 산업화 도시가 문화예술, 카페 거리로 바뀌는 것, 버려진 창고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것 모두 십여년 전 부터 일본에서 유행하던 것이다.)

 살면서 신세를 진 사람들에게 쌀 농가인 본가 의 쌀을 선물하곤 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 쌀을 나누어 주다 보니 다음에는 사고 싶다는 말까지 듣게 된 것 . 어느새 아는 사람들이 창구가 되어 주문 수가 점차 늘어갔다. 그렇다면 제대로 해볼까 싶은 마음으로 자택에서 주문 판매를 시작했다 . 가게 이름은 본가 뒤에 있는 마쓰쿠라 산에서 따와서 고메아( 쌀가게 ) 마쓰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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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상태를 보면서 필요한 최소한의 양만 생산한다. 그러다 보니 수확률이 낮지만, 손님이 좋아할 만한 일등미 만을 꼼꼼하게 포장한다. 부모가 만드는 쌀을 아들이 직잡 판매하는 것, 자신은 카페 주인도 아니고 쌀가게 주인도 아니고, 생산부터 판매까지 하고 있는 아사노 가라는 농가의 일원이라고, 늘 생각한다. (66-67쪽)



그런데 뒤늦게 지도로 이 식당의 위치를 찾다가 오른쪽에 낯익은 지명을 발견했다. 후텐마 비행장.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비행장이다. 앞 서 올린 페이퍼에도 언급되었지만*, 이번(2월초) 오키나와 여행에서는 옛 성을 둘러 보았다. 그 때 기노완시를 지나갔고, 운전중에 거대한 미군 비행장을 왼편에 두고 한참을 달렸다. 

*http://blog.aladin.co.kr/rainaroma/10773640


이것이 실재하는 오키나와의 현실이다. 주일미군의 상당수가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고 , 미국에 있어 오키나와는 동아시아 군사전략의 요충지다. 그러나 오키나와 주민들의 의견은 묵살되고 있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반대한다. 때로 물리적 충돌마저 있다. 그럼에도 일본 정권은 특히 현 아베 정부는 오키나와 주민과는 전혀 다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오키나와 관광에 큰 정보가 되리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조금 특색있는 카페, 식당 들이 소개된다. 몇 몇 유명한 곳도 있지만, 그냥 동네 카페, 식당인 경우가 많다. 관광용 책자로 참고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러나 관광과 상관없이 그 곳은 어떤 일들이 있는지 알고 싶다면 관광과 상관없이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조금은 다른 여행을 생각하는 사람들오 참고할 만하다.   


* 오키나와는 2월초, 설전에 다녀왔다. 곧 일본에 한번 더 다녀올 생각이라, 오키나와를 주제로 두 개 정도의 페이퍼를 더 정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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