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6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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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르네상스 시대에 대해 배우면서 바스코 다 가마에 대한 얘기를 들었던 게 생각난다. 그 선생님은 바다로 인도를 간 사람은 없는데 바스코 다 가마는 '다 가마' 했기 때문에 인도를 결국 발견해 냈다는 거였다. 그런 식으로 이름과 업적을 외우라는 식이었다. ^^; 최고의 효과다. 중학교를 졸업한지.. 어언.. (ㅡㅡ^ 말하기 싫다. 꽤 오랜 시간이라 해두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바스코 다 가마의 이름이 생각나는 걸 보면...

그 시절에도 시오노 나나미같은 역사 선생님이 있어서 자세하고 재미있게 르네상스가 왜 시작될 수 밖에 없었고, 그 당시 피렌체에는, 로마에는 베네치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설명해 주었다면 얼마나 즐거웠을까! 단순히 달달달 외워야만 했던 괴로운 역사 과목이 세상에서 가장 흥미롭고 신나는 시간이 되었을 거다.

동생이 권해 줬던 <르네상스...>를 펼치면서 그 옛날 세상을 향해 자신을 표현하고자 했던 예술가들과 그들을 후원했던 사람들, 그리고 '대항해시대'에 모험심을 가지고 바다로 향했던 사람들과 자유와 표현에 목말랐던 문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녀의 방대한 지식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의 삽화가 내용에 알맞게 삽입되어 있어 눈이 즐거웠고, 2002년, 유럽여행에서 들렀던 이태리를 다시 가는 것 같은 기분에 마음이 설레었다. 번역도 나쁘지 않고 문답식으로 끊임없이 깊고 넓게 파고 들어가는 시오노 나나미의 이야기 방식도 맘에 들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은 지금, 다시 이태리를 간다면, 느낌이 새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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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삶이 궁금한게 아닐까.

싸이가 그렇게 활발하게 돌아가는 것도, 이 알라딘 서재에서 모르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도, 황당하고 어이없어해도 연예인들의 생활을 미디어에서 그렇게 보고해 주는 것도...

어느 할 일 없고 시간 많은 날 오후, 싸이에 올라와 있는 뭇 친구들의 사진을 보면서, 참...나도 할일이 없나보다 느껴지면서도 마음 한 켠으로 지나가는 생각들은, "와.. 남자친구 잘 생겼네" "여기가 집인가 보지? 거실 넓네~" "아..신혼여행을 발리로 다녀왔구나..." "오옷! 이녀석 살빠졌네!" "으음..설악산 다녀왔군! 좋겠다!" "아... 낙지볶음 먹으러 갔었구나.. 사진이 맛있게 잘 나왔네!" 

알라딘에 올라와 있는 많은 분들의 서재를 보면서 느끼는 생각은 "와...언제 이 많은 책들을 다 보고 리뷰까지!?" "음.. 그림이 멋지다.. 어디서 이렇게 그림들을 구해 오시나?" "아..어쩜 이렇게 글들도 다 잘 쓰시는 거지!" "코오... 대단해 대단해!!" 막대한 양의 페이퍼와 리뷰들을 보면서 감당이 안 될때가 참 많다.

토요일 오후 오늘 같은 날 TV를 켜면, 친절한 TV는 내가 좋아하던 연예인들로부터 시작해서 그다지 관심이 없던 사람들의 집까지 찾아가 뭘 먹는지, 아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며느리는 뭘하고 사는지까지 보여준다. 내가 쉽게 빠지는 프로그램은 주고 드라마인데, 그것도 왜 재미있는가 생각해보면, "아~ 저렇게도 사람이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일종의 호기심과 '나라면 저 상황에서?'하는 물음표 때문일거다.

삶의 건전하고 아름다운 모델이 필요하기 때문은 아닐까?

해답도 정해진 코스도 없는 이 변수 많은 인생의 길 앞에서 나도, 당신도, 혹은 그녀도, 그도 내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 지에 대한 물음표가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오늘 한 번 생각해 봤다.

삶이란 것이 워낙이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것이니만큼 헛되지만 하루라도, 한 순간이라도 소중하게 여기고 진지하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너무 많은 물음표로 혼란스러워하기보다는 순간 순간 건실한 마침표와 상쾌한 느낌표로 성취하고, 느끼면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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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09-17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사. ^_^o-
(음음... 요즘 당신 서재에 댓글 달면서 못할 짓 하는 것 같은 기분이 -_-)

Hanna 2005-09-17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알고 있어?
 

이번엔 우리 할머니께서 송편대신 쑥으로 개떡^^;을 만드셨다.

난 사실 송편보다 개떡, 절편, 백설기 등등 아무것도 들지 않은 떡을 더 좋아한다.

쑥으로 맛있게 반죽해서 납작하게 쪄 내온 개떡에 약간의 간간한 소금간한 참기름을 묻혀 먹으니 입안에서 쫀득쫀득하면서 너무 맛있었다.

집에 TV가 없어서 안 본지 4개월, 아니 5개월이 다 되어 가다보니.. 오늘 할머니 댁에 가서 부침하고 떡을 먹으면서 장장 5시간도 넘게 TV를 보자 머리가 띵한게 도저히 못 앉아 있겠어서 개떡을 좀 싸서 나왔다.

이번 명절은 주말이라 왠지 명절 분위기도 안나고 왠지 억울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거기다가 비까지 오다니.. 완전 기분 글루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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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미안 2005-09-17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할머니께서 만드신 개떡... 먹구 싶다... 갑자기 배가 꼬르륵~~~ ^^

Hanna 2005-09-17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맛있었어요. ^^ 아르미안님, 처음 뵈요. 반갑습니다!
 


요즘은 토요일마다 교회에 있는 인라인 모임에 나가 신나게 인라인을 타고 있다. 인라인을 타고 호수공원을 한바퀴 돌고나면 약간 땀이 나면서 아주 상쾌하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

우리 인라인 동호회 멤버는 진짜 다양하다. 청년부가 주축이 되어, 40대의 우리 교회 사모님, 그리고 초등학교 3학년 꼬마, 5학년 목사님 딸, 등등. ^^

우연히 우리 사랑하는 꿈사랑교회 꼬마들과 일행이 되어 인라인을 타게 되었는데, 인라인을 타다보면 뭔가 목에 걸리는 게 있다. 거미줄. 신나게 달리다가 수풀진 곳을 지나가면 기분나쁘게 거미줄이 목에 그어지는 거다. 아이들이 거미줄 이야기를 하면서 조잘조잘 거리길래 장난기가 발동했다.

"아~ 난 거미가 세상에서 제일싫어!" 하고 외치는 꼬마에게 너스레를 떨었다.

"왜???? 거미가 얼~마나 맛있는데. 앞으로 거미를 발견하면 나한테 갖고와. 난 매일매일 거미 밥먹을 때 꼭 먹어. 진짜 맛있어.^^"

"으아!!!! 너무 싫어! 거미를 어떻게 먹어요? 진짜에요?"

"그럼~ 진짜지!"

난 사실 이쯤에서 관둘 생각이었다. 진정코. ^^; 그런데 이 꼬마, 나의 상상력을 또 자극했다. 시원~한 바람도 불고 인라인 타면서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애기들 웩웩대는 모습을 보자 재밌었다.

"거미를 어떻게 요리해 먹는데요???"

"(ㅋㅋㅋ) 그게 궁금해? 내가 알려주지. 거미를 일단 마늘이랑, 간장 조금, 참기름, 양파, 포도(!-왜 이때 포도가 생각났는지는 잘 모르겠다. ^^; 사실 생각나는게 없어서...), 당근(애들이 먹기싫어하는 당근이 맛있다는 것을 은근히 주입하기 위해..) 이런 거를 막 넣고 막~ 볶아. 달달달달 볶다가 좀 익었다~ 싶으면 거기다 물을 붓고 팔팔 끓였다가 밥에다가 먹는거지. 그게 거미국이야! 그 맛있는 걸 모른단 말야?"

"웩!!! 그걸 어떻게 먹어!!!" <- 이 반응까지야 예상했지만...

"우~ 거미만 빼고 포도 이런거만 있었으면 좋겠다!" <- 워...ㅡㅡ^이런 반응이 나올 줄이야...그럼 포도국인가? (웩웩!)

암튼 아이들이 웩웩거리자 난 너무 신났다. 자세한 묘사를 해줬다.

"아니야~ 진짜 맛있어. 나중에 이모집에 놀러와. (난 꿈사랑 꼬마들에게 내 호칭을 '이모'로 통일했다. 이 나이가 되도록 조카가 없는고로 난 이모소리가 너무 정겹고 좋다!) 이모가 거미국 끓여줄께. 거미가 생명력이 강해서 팔팔 끓여도 죽질 않아. 그래서 입안에 한입 후루룩 넣으면, 그 안에서 기~인 다리로 옴지락 옴지락 하거든, 그러면 가운데를 콕! 씹으면 톡! 터지면서 그 내장이 진짜 맛있는거야~"

나의 상상력이 여기까지 이르자 아이들은 진짜 토할 듯이 오버를 해댔다. ^^

다음 날 꼬마들의 엄마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엄마엄마, 있잖아~ 유라이모 대~단해!" 하며 집에서도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단다.

사실 좀 겁이 나기도 한다. 진짜 병에다가 거미 잔뜩 잡아와서 국끓여달라고 하면 어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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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09-12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설마. 추석때 거미국 먹자구? 쿨럭;;;;;;;

Hanna 2005-09-12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맛있을 것 같지 않아, 톡 터지는게? ^^
 
용서의 기술
루이스 스머즈 지음, 배웅수 옮김 / 규장(규장문화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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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찰스 스윈돌 목사님의 "3보전진 2보후퇴"를 읽으면서이다.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주로 여태까지 읽었던 책들의 저자들 위주이고, 그 안에서 인용된 책들 중에서 흥미로워보이는 것들로 옮아가는 경우도 있다. 이 책도 그렇게 옮아간 경우인데, 나는 용서가 궁금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하신 일중 가장 은혜롭고 놀라운 일이 있다면, 그러나 반대로 우리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 있다면 나는 용서라고 생각하겠다. 이것은 나에게 적대감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며, 나에게 해를 끼친 사람에 대해 선의를 갖는 것이다.

용서는 인간의 본성에 반대되는 것이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에 속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용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아직 용서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가장 가식적일 수 있다. 용서는 힘들고, 어렵운 나와의 싸움일 수 있다.

나는 용서라면 요셉이 떠오른다. 자신을 종으로 팔아버린 형들을 보았을 때 그는 이집트의 왕궁이 떠나갈 정도로 큰 소리로 목 놓아 울었다. 그 울음은 형들에 대한 용서의 눈물이었음을 나는 믿는다. 그는 형들을 이미 오래전에 용서했던 것이다.

용서하지 않는 영혼은 자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용서란 우리 자신의 영혼을 자유하게 하기 위한 쓴 약이다.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약이고 쓰고 깊은 맛을 참고 삼켰을 때 우리 영혼은 평안을 얻을 것이다. 이 책은 용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 나는 용서의 기술이라는 제목은 맘에 들지 않는다. 원제인  forgive and forget이 더 맘에 든다.  용서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은혜이고 우리의 억울함을, 우리의 상처를 그 상처를 준 사람이 아닌 하나님께 내려놓는 과정이다. 그것은 쓰고 깊은 인생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기술이 아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용서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을 용서해야 할것이다.

저자인 루이스 스머즈가 한 말 중에, 용서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 지금 당장 용서해야 한다면, 지금 당장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오류에 빠지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용서에는 시간이 걸린다. 나는 아직도 1년전의 어떤 사건의 주인공을 용서하지 못하였음을 오늘 아침 깨달았다. 그리고 하나님께 그분을 용서하는 기도를 진심으로 드렸다. 용서는 시간이 걸린다.

용서는 나에게 해를 끼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잘되기는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다는 말도 인상적이었다. 내가 누군가를 용서했다면 그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게 된다는 것이다. 정말 그런 것 같다. 내가 진정으로 용서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의 건강과 구원과 영적 성숙을 위해서 기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소망을 품을 수 없을 것이다.

번역은 간결하지만 대부분의 심리학 관련 서적이 그렇듯 약간 추상적인 부분이 많다. 책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챕터마다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일관성이 있는 편이어서 부담스럽지 않았다. 몇가지 방법, 몇가지 사례 등등 왠지 갯수를 정해놓으면 모든 걸 다 기억해야만 할 것같은 강박관념을 갖게 되는데, 그러지 말고 그냥 쭉 훓으면서 나에게 필요한 부분을 취한다고 생각하며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복수보다 용서가 더 강함을 깨달았다.

용서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가장 쓰고 가장 유익한 약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을 향한 가장 어려운 사랑의 첫걸음이다. 우리의 주변에는 용서의 은혜가 필요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 중 나는 첫번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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