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만을 보았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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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콜로키움에서 '작가의 시점'에 대한 논문을 접했다. 과거 전지적 작가시점이라든지 일인칭 주인공시점 그리고 3인칭 관찰자 시점 등의 단순한 틀로는 현대 소설과 같이 복잡한 양상을 띠는 소설의 시점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요지였다. 소설의 경쟁자인 시나리오를 보아라. 장면마다 시점이 바뀐다. 심지어 같은 장면에서도 감독의 의도에 따라 앵글이나 나레이션의 초점이 변화한다.

행복만을 보았다는 영화 시나리오로 각색하기 좋은 소설이다. 우리나라에는 정유정이 특히 그런 글을 잘 쓰고, 김영하 역시 검은꽃 등에서는 발굴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공지영은 잘 모르겠고('도가니'나 '우행시'가 영화화 된 이유는 소설의 구조와 문체 때문이 아니라 '화제성'에 기인된 선택이었다고 내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다) 두근두근 내인생은 (작가 이름 생각이 안나서...) 송혜교와 강동원 아니었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었을까....만약 연기파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았다면...

 

주인공의 삶이 언젠가 내가 한 번 겪어보았나...싶을만큼 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슬펐다(주인공은 결코 행복한 삶을 살았던 사람이 아니다) 마지막 장면이 멕시코의 어느 해변으로 끝났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뭔가 더 이야기가 이어져야했다. 만약 작가가 의도적으로 이런식의 엔딩을 준비한 것이라면 나는 작가에게 적어도 한 시간 이상 악담을 해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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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하버드 새벽 4시 반 - 세계 최고의 대학이 들려주는 성공 습관
웨이슈잉 지음, 이정은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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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전자책을 자주 구매하게 된다. 전공서적은 어쩔 수 없이 구입할 수밖에 없어 자꾸만 쌓여만간다. 쌓이다 못해 거실 바닥 여기저기에 나뒹구는 정처없는 책들이 늘어갈수록 남편의 한숨은 늘어만 간다. 반면 나의 정신상태는 한 뼘조차 정상일수 없는 공황상태로 변해간다. 한 때 약 300페이지에 육박하던 나의 논문은...이제 후한 인심으로 추린다 해도 고작 30페이지 남짓이다(아주 후하게 걸러냈을 경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논문 심사청구 날짜는 다가오는데 어느 순간 형체를 잃어버려 너덜거리는 원고 몇 장 밖에는 가진게 없어 허허롭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자면 그 쌓여만가는 전공서적들을 보고 있노라면 '돈지랄'이라는 경박스럽고 천박한 그리고 노골적인 단어가 떠오른다. 평균 지능에도 못미치는 머리를 가지고서 감히 박사라는 타이틀을 얻어보겠다고...소위 '김박사'가 되겠다고 불철주야 알지도 못하는 전공서적을 이리저리 뒤적이던 나 자신이 한심해 미칠지경이다. 그 열정으로 중국어를 공부했다면....그 열정으로 베트남어를 공부했다면...그 열정으로 히브리어 같은 아니 라틴어가 더 좋겠다. 그런 사어를 공부했다면 얼마나 우아한 성취감을 맛보았을 것인가...

 

여튼 '하버드 새벽4시반'이라는 책은 전자책으로 구입했고, 구입한지 만 24시간 안에 완독하였다.

모초등학교 독서캠프 강사로 일하던 중 우연히 한 두페이지 읽게 되었는데 뒷부분이 궁금해서(사실 이런류의 자기계발서를 정독해본지 오래라 새삼스러운 반가움이 있었다) 구입을 감행한 것이다. 휴직한 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처지에 신간도서를 제 값으로 구입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 클릭하기까지 적어도 3번 정도 망설였던 것 같다(세상에나! 3번씩이나 망설였다니....한 인간의 주머니 사정은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로구나!)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이해는 되었지만 마지막 4번째 망설임을 수행하지 않은 과거의 나의 클릭직전 사고과정을 후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정도라면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전자책은 성격상 물릴 수도 없고, 되팔 수도 없다. 그냥 한 번 구입한 것으로 영원히 나의 책이 된다. 나의 소유다. 이게 참 묘한 느낌이긴 하지만 그림의 떡처럼 뭐....좀 그렇다.

 

내가 죽기 전에 보스톤이라는 곳에 갈 일이 있을런지 모르겠다.

제주도 가는 일도 매우 번잡스럽고 힘에 부치고 되도록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나로서는 비행기를 무려 10시간도 넘게 타고 있어야 도착할 수 있다는 미국에 갈수 있을 성 싶지 않다. 하버드 대학 역시 지면으로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그 하버드대학의 새벽 4시반은 마치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의 캠퍼스와 같이 활기차다는 이야기가 쓰여 있다. 작가는 지나치게 하버드생성애자인 듯 한데....사실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있는 성인이라면 새벽 4시반에는 자고 있거나 이른 기상을 하는 것이 맞다. 새벽 4시반에 불이 환하게 켜진 도서관에서 정상 컨디션으로 공부에 몰두하는 일은 24시간 높은 촉을 밝히고 암탉에게 알을 낳도록 압박하는 양계장 주인이 하는 일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하버드에 들어갈 정도의 암탉이라면 나처럼 비실대는 암탉이 가진 생산력보다 적어도 10배 아니 50배 이상 높은 생산력과 체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버드는 커녕 지방에 있는 작은 대학원에서조차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평재로서 이 책을 읽고 난 뒤 좀 스트레스가 풀렸다. 이런 논리다.

'태어날 때 은수저 물고 태어난 이런 인간들도 죽을둥살둥 해야 겨우 받는 박사학위를 나처럼 설렁설렁 공부하는 인간이 빨리 받는다는 건 말이 안되지 않는가...신은 정의롭고 공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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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 일에서든, 사랑에서든, 인간관계에서든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1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두행숙 옮김 / 걷는나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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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배웠다. 상처받지 않는 법을...그리고 행복에 대한 태도를...

작가는 '상처'에 관해서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전문가의 말을 모두 신뢰할 순 없지만 귀담아 들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아주 작은 일을 하나 수행 중인데 그게 뭐라고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그 주제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된다. 계속 논문을 찾아 읽어보고, 관련 지어 보고, 문장을 다듬고 다시 가설을 세우는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나도 모르게 특정 주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다. 적어도 누군가가 '그것이 뭔가요?'라고 물었을 때 엄청 지겨운 표정을 하고서 적어도 5분 내외로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긴 상태다(얼마지나면 사라져 버리겠지만)

 

 타인에게 민감한 나는(누군들 그렇지 않으랴) 많이 피곤한 삶을 살았다.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함부로 헐뜯는 것(더 정확히 말하면 그렇다고 전해듣거나 그럴 것이라고 짐작한 것...내 앞에서 나를 욕하거나 헐뜯은 사람은 지금껏 딱 한 사람 밖에 없었다)에 의해 나의 행복이 오락가락했다. 내 행복의 기준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롯되다니...이것 참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또한 상대방의 언짢음과 불편함 혹은 불쾌함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나 자신을 희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받는 상처를 고려하지 않은 채 능동적으로 자세를 낮추고 굴욕적인 언행을 일삼았다. 나의 자존감은 성장하는 속도와 반비례하여 한없이 내려가기만 했다.

 

 작가는 충고한다. 상처를 받고 안받고는 내가 결정한다고....어떤 상황에서도 '존중받는 나'가 중요하다고....

 문득 드는 생각은 제대로 잘 살아가려면 어느 정도는 이기적이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것.

그렇다면 지금까지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대개의 사람들은 내 입장에서는 매우 잘 살고 있는 인간군이라고 여겨진다. 나는 결심했다. 상처도 골라서 받기로...또 행복한지 안한지에 대한 결정권은 오로지 나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만을 기준으로 삼아 선택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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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이다. 2014년과 제대로 작별을 하기 위해서는 2달 남짓을 기다려야 한다. 지루하다기 보다는 뭔가 말도 안되는 논리에 의해 묶여 있다는 느낌이 들어 불쾌하다. 누구나 연말이 되면 내가 왜 이렇게 일 년을 보냈단 말인가....하는 한탄을 하게 된다. 매년 그렇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무개념이거나 그럴만한 여유가 없는 사람이다. 다음해에는 조금 더 행복을 챙기자!라고 생각하며 다음 해 1월 1일을 기다린다. 12월 31일까지는 뭐랄까....잉여 인간처럼 이런저런 소일을 하거나 노닥거리다가 1월 1일이 되면 뭔가 새로운 인간이 된 것처럼 다르게 행동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잘 안다.

 

 나는 생각의 전환을 하기로 했다. 11월 5일부터가 2015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2014년 11월 5일은 2015년 1월 1일과 그 의미나 가치가 동일한 것으로 나에게는 새로운 날인 것 이다. 남들보다 2달 남짓 일찍 시작된 나의 새해 맞이 때문에 마음이 애매하다. 그러나 두 달 먼저 새로운 생각과 태도로 맞이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두 달 먼저 시작된 나의 2015년은 꽤 복되고 희망찬 일들로 가득할 것이다.

깊이 있는 독서와 품위 있는 관계가 나의 시간들을 수 놓아 줄 것이다.

내가 가진 무늬들이 더 선명한 색을 드러낼 것이며, 그 색을 찾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나눠줄 것이다.

2015년은 특별하고 아름답고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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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관에 가본지가 백년도 더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음....이건 마치 날씬해 본지 10년도 넘은 느낌과 비슷하다랄까....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영화관이고,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뺄 수 있는 살들이지만 (더 정확히 말하자면 체내지방들) 앞으로 결코 그런 마음을 쉽게 먹을 수 없다는 것과 마음 먹은 결과가 가시적인 성과로 딱 하니 드러나 보이는 때까지 지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이건 정말이지 현실적인 문제다.

 

비긴 어게인은 훈훈하게 막을 내렸지만

사실 생각해보라.

다시 시작한다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럼에도 반드시 시작해야 한다라는 절대절명의 목표라든지 상황이 주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라는 느낌이 들만큼 오늘의 현실이 힘겨운 사람들...(대부분이 아마도 그럴 것이라 짐작된다) 아마 깊은 성찰이 동반되지 않은 리스타트라면 얼마 못 가 또다시 새로운 시작을 꿈꾸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사실 매일매일 다시 시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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