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랄라 하우스.
  이 제목 처럼 나를 안타깝게 만드는 게 또 있을까...
 그니깐... 내게도 랄랄라 ㅇㅇㅇ 라는 그 무엇이 있는데...
  아아아아아아아.......!!
  빨리 유명해지던가 해야지 원!!
  김영하의 산문집인데
  소설집이 아니라 산문집이어서 조금 서운.

 

  김인숙의 그여자의 자서전.
  김인숙의 브라스 밴드를 기다리며, 개교 기념일...
  내가 참 좋아하는 소설들.
  그녀의 새소설집이 마냥 반갑다.
  며칠 후엔 내 손에 들어온다 ^^

 

 

  본격적인 근교 여행을 떠나볼까 한다.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
  당장, 어딘가로 가고 싶을 때
  이런 여행 지침서 한 권은 있어야 할 것 같다.
  혹시, 좋은 여행서 있음 추천해주시기 바람 ^^

 

  관금붕 감독의 완령옥.
  장만옥이 연기하는 비운의 여배우 완령옥.
  DVD로 볼 수 있다니...또 마음이 엄청나게 설렌다~
 

 

 

   역시 관금붕 감독의 작품, 인지구.
  동아리 시절, 이 영화를 보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으나
  구하지 못했다. 아직 주문하지 않고 있는데
  완령옥처럼 선뜻 장바구니에 담지 않은 이유는 뭘까?
  아직 이유 없음 ㅎㅎ

 

  광어, 라는 신춘문예 데뷔작은 무지 인상적이었다.
  광어를 글자로 회 뜰 수 있다니...
  백가흠의 첫 소설집이다. 
 

 

 

  호퍼의 그림을 표지로 내걸고
  피츠제럴드의 단편집이 나왔다.
  읽고 싶지만, 아주 잠깐만 보류.
  책장이 흔들리고 있다 ㅠㅠ

 

 

 

  정해종의 터치 아프리카.
  아프리카, 라는 어감이 지명의 느낌보다는
  헐벗은 나라의 가엾음 보다는
  환상과 신비의 세계로 비춰지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현대 미술의 매혹과 신비라니...
  끌리면 오라! 처럼 끌려서 살까 어쩔까...
  갑자기 흔들리는 책장이 또 떠오른다~ ㅠㅠ

 

  요사의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
  얼마전에 "나는 훌리오 아줌마와 결혼했다" 를 읽었다.
  요사스러운 작가의 편지를 한번쯤 읽어봐야겠지...

 

 

 

책 이야기를 하는 게 마냥 좋다. 그 얘기를 맘껏 할 수 있는 서재가 있어 더 좋다!

<막간 에피소드 : 동어반복의 지루함> 

농사를 지으시는 시댁 작은아버지께서 착불로 쌀을 보내셔서
외출했다가 금세 돌아왔다.
아저씨는 약속한 시간에 정확히 왔다.
그런데 택배아저씨가 굳이 섞지 않아도 될 호칭을 섞어 말했다.
아줌마, 여기에 놓을까요? ,아줌마 운임비를 잘 모르겠어요, 아줌마 내려가서 얼만지 보고 돈 남으면 경비실에 맡길게요,아줌마!!!   잠시후 걸려온 전화. 아줌마오천원이 맞아요, !아줌마!

아줌마이긴 한데 말이다. 아무리 아줌마라고 해도 그렇지, 그 짧은 대사에 아줌마를 대체 몇 번이나 집어넣은거야? 쳇~ 그니깐 동어반복의 지루함과 짜증탓이라는 거지 뭐 아줌마로 불려서 그런 건 아니다. 쳇~ 싼 맛에 산 반바지가 너무 아줌마 스러웠나...궁시렁 궁시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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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08-18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화나는 시추에이션 아닌가요? 저같으면 "알았으니까 그 아줌마란 말 좀 빼고 말씀하시죠?" 라고 했을 것 같아요.
그래요, 우린 캉캉댄스나 추자구요. ^^

물만두 2005-08-18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춤을 추자구요^^

돌바람 2005-08-18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가흠의 <배꽃이 지고>를 읽고 싶은데, 작품집을 사야겠지요. 저는 일전의 달딸테스트에서도 '당신은 영락없는 아줌마입니다'라는 통보를 받았답니다. 씨, 누가 아줌마 아니라고 했냐고~~^^

이리스 2005-08-1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랄랄라.. 음 이거 참 제목이 참 깜찍발랄하니 ^^, 저도 백가흠 원츄~

stella.K 2005-08-18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순간 아줌마라 불리우는 것도 별 거부감이 없어지더라구요. 그래도 놀랍고 생뚱맞은 건 있어요. 아줌마와 처녀의 중간으로 불릴만한 뭐 좀 신선한 대명사가 없을까요? 흐흐.

플레져 2005-08-18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아저씨가 작은아버지뻘은 되보여서 암 말도 못했어요 ㅠㅠ 저랑 비슷한 또래면 당장 뭐라뭐라 했을터인데! ㅎㅎ
만두님, 아우~ 에어로빅 힙합 버전인가요? ㅋ
돌바람님, 노란색 표지가 참 이쁘죠? ^^ 저는 마녀로 나왔는데요, 그 전에 실은... 물로 본다, 뭐 그런걸로 나왔었어요. 흑흑...
낡은구두님도 백가흠 좋아하시는군요 ^^
스텔라님, 아줌씨? 아예 영어로 뭉뚱그려서 레이디? 넘 오랜만이에요. 이렇게라도 들르시라구요 ^^

icaru 2005-08-18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싼 맛에 산 반바지가 너무 아줌마 스러웠나...
푸후후...아저씨 거참... 단어 하나 아끼면 플레져 님한테 시원한 음료수 한 잔 대접받았을지두 모르는데...

백가흠이라는 작가는 좀 낯서네요~ 빽가. 흠... 좀 재미난 이름이어요..
랄랄라~ 는 엇...님은 소설집이 아니라서 2%의 아쉬움을 느끼시는 군요... 저는 되려 산문집이라...좀 당깁네당 ^^

미설 2005-08-19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누가 새댁하는거 보다 그냥 아줌마라고 하는게 덜 낯간지러워서 종종 저 자신을 칭할때도 아줌마가~를 붙이고 있습니다. 간혹 더 어리게 봐주시면 오히려 제가 더 민망해지더라구요... 아줌마 경력 6년차가 되니까 이렇게 되던데요^^

플레져 2005-08-19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흥~ 그 아저씨 또 오심 국물도 없다구요~ >.< 그러고보니 저두 산문집이라 당겨요 ㅋㅋ
미설님,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저두 그렇게 해볼래요. 난 아줌마다...아줌마다...흐흐...^^

미네르바 2005-08-19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앞에는 재미있는 책 소개로 나도 읽고 싶다, 하며 보관함에 담기도 했는데, 뒷부분 가서 싼 맛에 산 반바지 얘기에 그만 핫하고 웃고 말았습니다. 저는 김인숙 소설집을 갖고 싶고요, 완령옥의 DVD도 갖고 싶어요..

플레져 2005-08-19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네르바님... 저 그 반바지 안입을 거에요 ㅠㅠ 김인숙의 소설집, 완령옥 오랜만에 참 훌륭한 장바구니가 된 것 같습니다 ^^

Laika 2005-08-25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완령옥 클릭하니 암것도 안떠요...(휴~ 다행이다. 지를뻔했는데...)

ekinesia 2005-09-01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들어도 짜증스러웠을 것 같은...^^* 저두 조카 손 잡고 썰매타러 갔다가 아줌마 소릴 들으니 기분이 씁쓸~해지는 것이..

플레져 2005-09-0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카님, 질러도 괜찮을만한 것들인뎅...(이제서야 보았네요, 댓글을? ㅎ)
님프님, 요즘 김선아가 나오는 광고에도 있더라구요. 아줌마, 라니요!! ㅎㅎ

2005-09-02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음의 빈집

붙들어 놓을 수 있는 것이라면
붙들어 놓겠습니다.
못 박아 놓을 수 있는 것이라면
못 박아 놓겠습니다.
그대 보내고 잊었던 세월
어디에도 매이지 않는 마음을
묶어놓을 데 없어
드러누울 집 한 채 없이
빈 몸으로 삽니다.




Kyoko Yamaji/You Make Me Happy/36"x36"/oil on canvas

詩 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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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6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8-18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이 시를 읽으니까... 떠오르는 시가 있습니다~
김승희의 시였는데...
음...제목은 못...
뭐 대충 어렇거든요...
'나는 그의 손에 박힌 못을 빼 주고 싶다.... 그러나 못 박힌 사람은 못 박힌 사람에게로 갈 수가 없다..
 



인천공항 가는 길. 집에서 45분 정도 소요. 통행료만 없다면 자주 이용해보고 싶은데...



하늘, 구름, 바람, 오늘 함께 한 길동무.

붉은 뻘과 한 편의 대 서사시 같은 하늘의 움직임.



영종도로 갈 생각이었는데, 출구를 잘못 나갔다. 덕분에 시골 풍경 감상 ^^



윈도우 배경화면이 떠오르는...



한적한 시골 마을. 사람의 자취가 보이지 않아 조금 서운...

길을 잃었을 때 버스는 훌륭한 지도이며 나침반이 된다. 선착장까지 우리의 길잡이가 되어준 버스.



갑자기 월미도에 가기로 했으나... 포기. 진입로 부터 꽉 막혀 있었다.



다시, 집으로 집으로...



표지판이 없다면 도시에서 살아가는 건 아주 어려울지도 모른다.



잠깐, 신호에 걸려 멈춘 사이, 옆으로 펼쳐진 동산이 너무나 예뻐서 담았다. 예쁘죠? ^^



저 오렌지색이 이토록 아름다워 보인 적 없었다. 하늘색 덕분인가?



'가까워진다' , 그건 분명 설렘이란 말로 대체할 수 있다.



설렘의 실체는 화려했으나 끝이 보이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끝은, 더 멋진 곳으로 안내하는 시작이다. 길의 끝은 그렇다.



오늘 여행의 동반자, 하늘에게 깊은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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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8-14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미도, 영종도..인천공항...제 고향소식을
이렇게 곱고 우아하게 전해주시는군요...^^

플레져 2005-08-14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낫. 여우님 고향이셔요? ^^
그러고보니 영종도 사진만 없네요. 안 찍었어요. 그냥 보느라고...ㅎㅎ
가는 길과 다녀오는 길만 있네요 ㅎㅎ

비로그인 2005-08-14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오늘 여행.. 좋으시겠어요. ㅠ.ㅠ 플레져님~~~
그래도 덕분에 오늘 몸이 안좋아서 집에만 있었는데.. 보지 못했던 하늘을 사진으로
보게되었네요. ^-^ 참, 좋네요~

숨은아이 2005-08-14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 안에서 어쩜 이렇게 맑게 찍으실 수 있죠? 전선줄 기일게 하늘을 지른 사진이랑, 예쁜 동산 사진도 배경화면으로 멋집니다. ^^

숨은아이 2005-08-14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 나온 김에 진짜로 배경화면 삼았습니다. 허락해주시려나요?

플레져 2005-08-14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 에고... 어디 아프셨어요? ㅠㅠ
숨은아이님, 요령을 터득했어요. 수전증만 없다면 가능해요 ㅎㅎㅎ 배경화면으로 써주시니 제가 영광입니다 ^^

비로그인 2005-08-14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정말 멋진 하늘입니다. 저 혼자만이 아니었군요. 군산 선착장에 앉아 하루종일 혼자, 바다와 구름만 보고 왔어요. 저 같은 유물론자도 신성(神性)을 느낄 정도로 감동적이었죠. 비슷한 시간대에 플레져님두 하늘을 보고 계셨구랴..잘 찍은 건 아니지만 막 뽑은 따끈한 햇사진 한 장 선물로 드립니다! 받아주세요. 군산 째보 선착장 입니다. (정보공유! 개작허용!^^)



 


플레져 2005-08-14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복돌님, 너무너무 근사해요!! 같은 하늘이란 없는 것 같아요. 이렇게 멋진 사진을 주시다니... '혼자 앉아' 라는 어감이 오늘의 하늘과 잘 어울립니다. 가봐야 할 곳이 또 늘었네요. 여수 찍고 군산 돌고~ ^^

산사춘 2005-08-15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항상 밤에만 가서 영종도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지 못했네요. 낮에 꼭 가봐야 겠어요.

검둥개 2005-08-15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사진이랑 복돌님 사진이랑 너무 멋있습니다.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것 같아요. ^^

히나 2005-08-15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두 분 사진 너무 멋져요! 판타스틱! 맨날 허접한 음식사진만 올려대는 저로서는 부러울 따름.. *_*;;

LAYLA 2005-08-15 0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들이의 즐거움과 행복이 느껴지네요...요즘 논 색깔이 정말 이쁘더라구요 ^^

hanicare 2005-08-15 0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렌지색을 보니 그 색을 그토록 싫어했다고 썼던 정해찬(맞나 모르겠네요.기억이 가물가물)이라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생각나네요. 1000명 중 999명의 여자를 무안하게 만들만큼 선이 고운 꽃미남이었던.
* 참, 나...나란 사람은 철저히 도회적이네요.엉뚱 댓글이었습니다.

비로그인 2005-08-15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호~ 격려해주신 분들, 정말 고마워요! (신난다, 재미난다, 어린이명작동화~)
플레져님! 드뎌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요. 우리, 공동 사진집 출간합시다!(헷. 농담인 거 아시죠?)

Laika 2005-08-15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차에서 찍은게 저렇게 멋지게 나오다니.... 대단하십니다.
어젠 산들산들 바람도 불어서 마치 가을이 온거 같더니 오늘은 다시 쨍한 날씨가 펼쳐지네요...^^

숨은아이 2005-08-1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아, 복돌이님 사진도 멋지네요.

플레져 2005-08-15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저녁에 보는 영종도도 멋있겠지요? ^^
검정개님, 오늘도 좀 찌는 날이에요. 복돌님 사진은 예술입니다~
스노드롭님, 님의 카페 순례도 판타스틱!! 해요 ^^
라일라님, 황금 벌판이 머지 않았어요...잘 기억해두자구요, 저 초록 ^^
하니님, 정해찬씨의 일러스트에 오렌지가 있긴 있는데... 아... 그는 왜 오렌지 색을 싫어할까요. 저는 좋던데 ^^
복돌님!! 출판사만 확보하면 되는거죠? (농담을 현실이 되게 하는 그날까지!^^)
라이카님, 어제 새차를 했습니다 ㅎㅎㅎ 여름의 끝이 보이죠? 어쩐지 서운...
숨은아이님, 복돌님 사진에 서린 저 분위기...에 흠뻑 빠져 있답니다...^^

잉크냄새 2005-08-15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월 14일 대한민국의 모든 산하가 저리 아름다운 구름으로 수놓아져 있었네요. 물론 이 곳도...

플레져 2005-08-15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이 계신곳은 더더욱 아름다웠으리라...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2005-08-16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설 2005-08-16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말에 임진각이랑 영종도 언저리 다녀왔는데..
어찌 플레져님 뒤를 계속 따라다녔네요^^ 임진각은 님이 올려주신 페이퍼 보고 얼굴전 생각이 나서 다녀왔거든요^^

플레져 2005-08-16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아~~~ 보고싶었어요 ^^
미설님, 얼굴전 멋있쥬? 저두 이제 미설님의 뒤를 쫓아볼래요 ^^:;

로드무비 2005-08-17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 아, 근사합니다.
입 딱 벌리고 감상한 로드무비!^^

플레져 2005-08-17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목마르시죠? 주스 한잔 ^^
 

  여수의 사랑, 한강의 소설을 읽었다.

내내 나는 가본 적 없는 도시를 동경했다. 자흔. 기쁠 흔 자를 갖고 있는 그녀는 기쁨에 반 대  되는 감성이라면 무엇이든 껴안고 있는 여자다.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어디로 어디로 떠도는 여자, 자흔. 아픔으로 따지자면 그녀의 이야기를 낱낱이 고하는 정선 역시 만만치 않은 이력을 갖고 있으니, 외려 정선의 과거가 더 단단한 비극을 갖고 있으니, 자흔의 정서는 기쁠 흔 처럼, 기쁠 수 있는 일말의 기쁨은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는 곳 마다 낯설게 느꼈던 자흔은 여수에 와서 더운 피를 흘려 개펄에 섞고 싶었노라고 고백한다. 내게도 그런 곳이 있었다.  그곳은 제주. 제주는 어느 곳에 서 있든 바다를 느낄 수 있다. 여행자로서 느끼는 낭만 이상의 것을 나는 두번째로 제주를 방문하던 날 더운 피를 흘려 개펄에 섞고 싶었다는 마음에 사로잡혔다. 그때 난 바다를 좋아할 수 없을거라는 걸 알았다. 빈 말로라도 바다에 가고 싶다, 는 말을 줄였다. 물이 무서워 수영을 포기했다는 이유는 바다와는 별 상관이 없다. 나는 너무나 많은 물을 출렁이고 흘려보내고 보여주는 바다가 무서웠을 뿐. 쉽게 낭만으로 연결되고 있는 바다의 겉모습이 두려웠을 뿐.

여수, 그 앞바다는 아직도 검푸른 파도를 세우며 선착장의 철선들을 향해 밀물져오르고 있을 것인가. 나 살던 여인숙 골목의 밤은, 부두 끝 선술집의 노랫소리는 아직도 통곡처럼 자지러지고 있을 것인가.

소설을 읽다가 책 날개를 펼쳤다. 그녀의 첫 소설집, 10년전에 나온 소설집, 스물 여섯에 펴 낸 소설집 속에 소설들은 그녀가 스물 여섯 이전에 쓴 글이다. 못지않게 나의 이십대 초입이 상처와 방황의 여정이었으나 감히 내밀기가 두려워진다. 내가 겉으로 드러낸 아픔을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면 그녀는 기쁠 흔에 반대되는 감성을 내포하고 있었을지도. 검푸른, 통곡이란 어휘들을 꺼내는 게 내가 바다를 좋아할 수 없다는 말을 줄이는 것처럼 쉬워보이지 않았다. 무엇이 그녀를 아프게 했던 것일까.

잘 된 소설이라는 울타리는 뚝 떼고 여수의 사랑에 흐르는 그 감성에 흠뻑 취해 저녁을 보냈다. 요사이 내 일상을 거머쥐고 있는 실체를 향해 한번쯤 반항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너 없이 잘 살 수 있어, 가 아닌 너 여야만 잘 살 수 있어 같은 반항...

요즘, 자정이 넘으면 우리 마을엔 아주 커다란 고동에 허리케인급의 숨을 토해야 나올 법한 미혹의 소리가 들려온다. 정체를 알 수 없어서 그 소리는 불안과 긴장이다. 소리가 멈춰도 별반 편하지는 않다. 차라리 경찰차의 무분별한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 게 더 낫겠다. 그 소리의 끝은 안심을 주기도 하니까.

선배의 집에서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후배는 출장중이라고 했다. 모두가 통화중이었고, 모두가 자리를 비웠고, 모두가 바빴다.

룸메이트 였던 자흔이 여수로 떠난 후, 정선은 그녀의 뒤를 쫓는다. 둘에게 여수는 고향이다. 자흔이 여수를 동경했다면 정선에게 여수는 고통이었다. 여수로 가는 열차표를 끊은 뒤 정선은 지인들에게 전화를 건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그녀의 방으로 향하듯 그녀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다. 밑줄을 그으며 나는 피식 웃었다. 이건 문장이 조금 다를 뿐 언젠가 끄적였던 나의 낙서와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아마 이렇게 썼던 것 같다. 세상의 모든 전화는 통화중. 애써 위로의 말이랍시고, 안 외로운 척 하며 바로 이은 문장은 이런 거였다. 그럴 수 있다.

아무렇게나 내 기분에 취해 써버린, 밤에 쓴 페이퍼를 용서한다. 충분히 그런 날도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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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주 2005-08-13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소설집 좋아했었어요. 최근의 한강 소설보다 훨씬 좋아요.

플레져 2005-08-13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우주님. 야심한 밤에 만나서 더 반가워요. 저두 이 소설집을 좋아하게 될 것 같아요.

로드무비 2005-08-13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래 전 재밌게 읽었어요.
밤에 쓴 페이퍼, 좋기만 한데요.^^

hanicare 2005-08-13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명한 손잡이가 외로움의 결정같네요.

2005-08-13 2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5-08-14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여수 있어요!!
그런데, 부끄럽게도 저 제목....생전 처음 들어보네요.^^;;;

플레져 2005-08-14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헌책방에서 구했거든요. 빨리 다 읽고 싶어요 ^^
하니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나 외에 어떤 사람의 흔적도 없는 손잡이...
속삭님, 불규칙한 식사 하셔서 늘 걱정이네요...
진우맘님, 맞아요! 며칠전에 님 페이퍼에서 봤는데... ^^
따우님, 네...아주 좋았어요. 고마워요 ^^

2005-08-16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5-08-16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다 읽지 못했어요, 속삭님.
조금 촉촉한 날이 오면, 그때 읽으려구요... 님의 추억을 나눠주세요 ^^
 

자유로, 얼굴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름하여 얼굴전 ^^
찍느라 무지 애먹음.



자유로에서 파주로 가는 중. 지난 주 일요일



파주에서 임진각으로 가는 중? 일걸요...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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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2005-08-11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예쁘다... 저는 올 봄에 신나게 자유로를 타고 임진각까지 다녀왔어요. 또 달리고 싶어졌네요.

플레져 2005-08-11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네르바님, 그니깐 님이 갔던 길을 제가 되밟아 본 건 가요? ^^ 사진 찍느라 좀 제대로 감상은 못했지만... 님, 갑자기 비가 너무너무 많이 와요...

2005-08-11 0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8-11 0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8-11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ㅠ.ㅠ 정말 그런 일이 생긴줄을 몰랐습니다. 남일 같다는 생각이 안드네요

플레져 2005-08-11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 깍두기님의 마음을 어떻게 위로해드려야 할지... 그게 제일 걱정이네요.

2005-08-11 1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8-11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5-08-11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님에게 그런 힘든 일이 있었다니 마음이 참 아파요. 지금은 괜찮으신거지요?

2005-08-12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